에티오피아 내 난민의 영양실조 문제

   UN의 규정에 따르면 난민은 인종, 종교, 민족, 신분, 정치적 의견 등 다섯 가지 이유로 박해를 받을 우려가 있는 사람을 가리킨다. 오늘날의 난민 중 대다수는 정치 요인보다 각국 국가 기능의 실패로 인한 만성적 사회 혼란과 구조적 경제난 때문에 발생한다. 유엔난민기구(UNHCR)의 발표에 따르면 2017년 12월 말 현재 전 세계에는 6,850만 명의 난민이 존재한다. 이 수치는 제2차 세계대전 시기의 난민 수(5,000만 명)를 크게 웃돈다. 주요 난민 발생국은 시리아(630만 명), 아프가니스탄(260만 명), 남수단(240만 명), 미얀마(120만 명), 소말리아(99만 명) 등이다. 중동·아프리카 국가들에서 발생하는 난민의 숫자는 전체 난민의 3분의 2를 차지한다. 난민 발생국에서는 독재 정권을 차지하기 위해 정파 간·종파 간 내전이 지속되거나, IS(이슬람국가)와 같은 극단주의·폭력 조직이 득세한다.

   에티오피아는 우간다에 이어 아프리카에서 두 번째로 많은 난민을 수용하는 국가다. 2019년 현재 에티오피아에는 27개가 넘는 난민 수용소가 있다. 이들 수용소에는 약 100만 명이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인접 국가인 남수단, 수단, 에리트레아 등지에서 갈등, 가뭄 및 박해 등을 피해 에티오피아로 넘어왔다. 에티오피아 남부의 게데오(Gedeo) 지역에도 난민 수용소가 여러 개 있다. 지난 3월 말 ‘국경 없는 의사회’(MSF)는 이 지역에서 5세 미만 아이들과 임산부를 대상으로 영양 상태를 조사했다. 그 결과 이들의 영양실조 비율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를 하기에 너무 늦은 사람들도 있었다. 그간 국경 없는 의사회는 영양 상태가 아주 좋지 못한 아이들 중 200명을 치료했다.

   국경 없는 의사회는 이들의 영양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지역 보건 당국을 지원하고 있다. 이들의 생활환경은 매우 열악하고 안전한 식수 이용 가능성도 제한적이다. 그래서 국경 없는 의사회는 이 지역의 수많은 난민에 대한 지원 규모를 신속하게 늘리기 위해 여타 인도주의 기구도 참여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국경 없는 의사회는 난민 수용소의 식수와 위생 상태를 개선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역 보건 당국의 보고에 따르면 최근 몇 주 동안 난민 수용소에서는 수천 명의 사람이 물설사로 고생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인구가 과밀한 난민 거주지에서는 흔히 나타난다.

   에티오피아 당국의 보고에 따르면 2018년 12월 무렵에는 난민들의 보건 지표들이 개선되었다. 병원에 입원하는 사람의 숫자도 줄어들었다. 하지만 난민들의 고향 상황은 여전히 나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치안은 불안하기만 하고 폭력 위협도 계속 도사리고 있다. 그래서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난민들은 피난지 공동체에 흡수된다. 하지만 난민이 이러한 공동체에 머문다는 것은 인도주의적 도움을 제대로 받을 수 없음을 의미한다. 그 결과 수많은 난민이 보건과 식수 등의 인도주의적 도움을 받기 위해 새로운 피난지로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