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아프리카를 포함한 국제사회는 ‘녹색 성장’을 지향하고 환경 오염 감소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리비아를 제외한 모든 아프리카 국가는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아래 온실가스 감축목표(Intended Nationally Determined Contributions: INDC)를 제출했다. 아프리카 국가들의 감축 목표를 살펴보면 26개 국가가 ‘녹색 개발’과 ‘녹색 경제’를 지향한다고 명시한다. 하지만 이들에게 녹색 성장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에 의문이 든다.
아직까지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는 천연자원과 환경이라는 자연자본(natural capital) 사용에 의존하고 있다. 농업 부문에 의존도가 높은 말라위의 경우 생산성을 향상하기 위해 농민들에게 다량의 화학 비료를 위한 보조금이 지급된다. 하지만 화학 비료 사용은 온실가스 배출로 이어지기에 녹색 성장과는 거리가 멀다. 그렇다고 녹색 성장을 위해 화학 비료 사용을 멈춘다면 당장 농민들이 살아갈 수가 없다.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당장의 삶을 포기하는 아이러니한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적인 틀에서 볼 때 아프리카는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지 않는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보이지 않는 압력으로 인해 녹색 성장을 지향하고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경제 성장과 빈곤 감소가 더 시급한 과제인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녹색 성장은 어쩌면 가혹한 목표일 수도 있다. 어느 정도의 경제 성장을 이룬 선진국들은 ‘녹색화’ 운동에 신경 쓸 여력이 있다. 반면, 아프리카는 경제 성장과 녹색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아야 한다. 선진국들의 경제 성장으로 인해 파괴된 환경의 결과를 처리하는 데 글로벌 녹색화의 이름 아래 아프리카 국가들이 동참해야 하는가? 그리고 녹색 성장 지향이라는 압력을 가하는 선진국 중 녹색 성장을 제대로 시행하는 국가가 있는지 의문이다.
환경 보호 및 개선은 분명 아프리카를 포함해 국제적으로 필요하다. 하지만 아프리카 국가들은 국제사회의 영향으로 인한 녹색 성장이 아닌 자신들의 위치와 상황에 알맞은 녹색 성장의 개념과 범위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아프리카 국가들은 그들의 경제와 환경적 위치를 잘 파악하고, 환경 정책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선진국과 국제기관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