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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에서 지역 정치의 지형: 정부, 추장, 그리고 지역민

14Oct/11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HK연구교수 설병수


    아프리카의 많은 국가들과 유사하게, 지난 수세기 동안 가나에서 추장은 상징적 의미뿐만 아니라 실제적 의미를 지닌 존재로 여겨져 왔다. 또한 정부, 추장, 지역민은 서로 상이한 입장을 견지해 왔으며, 이 과정에서 추장은 정부와 지역민 간의 가교 역할을 해 왔다. 이러한 사실은 2011년 5월 1일자 <The Accra Mail>에 “Worried About Conflicts and Chieftaincy Disputes”(Simbil Maxwell 작성)라는 제하에 실린 기사에서도 확인된다: “볼가 나바 ‘아다코야’ 축제(Bolga Naba ‘Adaakoya’ Festival)에서 상동부 지역(The Upper East Region) 장관인 워용고(Mark Woyongo)는 볼가탕가(Bolgatanga) 지자체의 기관장인 아얌가(Epsona Ayamga)가 대독한 연설문을 통해, 몇몇 지역에서 발생하고 있는 갈등과 추장제 관련 분쟁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개발 계획을 위해서 추장과 지주들이 토지를 양도할 준비를 항상 해놓을 것을 호소했다. 볼가탕가의 대추장인 아빌바 3세(Naba Martin Abilba Ⅲ)는 이 지역이 과거엔 청정 지역 중의 하나였으나, 최근엔 공중위생 상태가 상당히 악화되고 있음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 지자체 의회가 이 문제의 개선을 위해서 더욱 노력해 줄 것을 촉구했다. 대추장은 사냥꾼들과 부도덕한 사람들에 의해 자행되는 관목 불태우기에 대해, “우리는 우리 자신을 불태우고 있으며, 관목 불태우기는 과거사가 되어야만 한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양질의 교육을 확보하기 위해서 정부가 교복과 연습장(鍊習帳)을 무료로 제공하고, 보조금을 인상해 주길 권고했다.

   가나의 추장제는 특별한 역사성 속에서 태어났다. 식민지 이전 시기에는 추장들이 다양한 정도의 종교·정치·경제·군사적 지도력을 행사했던 전통적 정치체제의 우두머리였다. 식민지 시기 동안 추장제는 합작, 훼손, 상호선택 등의 다양한 형태의 조작을 경험했다. 1950년대 후반, 즉 독립의 여명까지 민족주의자와 학자들은 근대화와 사회 변동으로 인해 추장제는 모순에 직면하거나 망각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독립 이래 불안정한 탈식민지 가나에서, 추장제는 정치 지형에서 깊이 각인되어 왔을 뿐만 아니라 가나인의 사회·정치적 과정의 분명하고 실제적 표현으로 열렬히 환영을 받아 왔다.

   오늘날 가나의 추장은 상대적으로 전통적인 세계의 일부이기 때문에 국가와 그 자신의 지역사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권력을 지니고 있다. 게다가 전통적 추장들과 달리 지금의 추장들은 현대화되고 있으며, 국제 개발 계획 등의 새로운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그래서 추장들은 상이한 세계들을 이어주는 매개자 혹은 중개인으로 기술될 수 있다. 그들의 속성은 모순, 애매함, 혼종성 혹은 융합으로 특징지어진다. 이러한 속성으로 인해 그들은 정부뿐만 아니라 자신의 지역민들과 갈등 상태에 놓이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가나 사회에서 도시화의 그늘: 무허가 건물의 증가

14Oct/11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HK연구교수 설병수 


   제2차 세계대전의 종식 이후부터 1960년대에 이르기까지 지구상에는 수많은 신생 독립 국가들이 등장했다. 그 후 이들 국가는 산업화와 도시화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현상들을 목도하게 된다. 그것들이 국민들의 삶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든, 아니면 부정적으로 작용하든 간에. 가나의 수도인 아크라에서 발견되는 무허가 건물의 증가는 도시화의 부정적 측면의 일면을 보여준다.

   다음의 인용문은 2011년 5월 1일자 에 “Spare us! Save our houses”(Ernest Kissiedu 작성)라는 제하에 실린 기사를 발췌·정리한 것이다. “가나 대통령인 존 밀스(John Evans Atta Mills)가 자신의 2011년 국회 개회 연설을 통해 밝혔던 대통령령들 중의 하나는 무허가 건물들의 철거를 통해 광역시, 지자체, 자치구 당국들에게 환경 질서를 강제하는 것이었다. 아크라에서 무허가 건물들은 환경적으로 보기 흉할 뿐만 아니라 사람과 재산에 대해 수많은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지난 여러 해 동안 아크라 광역시 의회는 간이 건물들(kiosks) 및 위험한 여타 구조물들을 정비코자 해 왔으나, 제한된 성공을 거두는 데 그쳤다. 이들 건물 중의 일부는 말쑥한 가게와 화려한 숙박 시설로, 그리고 일부는 가난한 사람들의 판잣집으로 사용된다. 후자의 경우, 이들 건물은 그들의 집이자 영세 상업의 영업 공간으로 사용된다. 그러한 사람들에게 있어서 철거는 절대적 빈곤을 의미할 수도 있다. 아치모타(Achimota) 철로로부터 50피트 이내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이사 통지문을 교부받아 왔으며, 협박자들의 분노에 직면해 있다. 그들은 밀스 대통령에게 자신들을 살려달라고 호소해 왔다. 그들은 이들 건물을 계획적으로 철거하는 일은 자의적이고 부당한 것이라고 설명해 왔다. 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사람들은 수백만 가나 시디(Cedi)를 투자해 왔으며, 특히 아크라에서는 사람들을 수용할 수 있는 집들이 결정적으로 부족한 이때, 집들을 철거하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철거가 계속 진행된다면 아크라에서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강제 추방될 것이다.”

   세상의 모든 일에는 음영이 있기 마련이다. 도시화 역시 마찬가지다.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다수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거리의 밤은 화려한 네온사인으로 화장을 하며, 각처에서 몰려든 수많은 사람들은 장밋빛 내일을 꿈꾸기도 한다. 그러나 도시의 또 다른 모퉁이에는 가난한 사람들의 힘겹고 고단한 삶이 자리하고 있다. 도시화가 급속도로 진행된 한국 사회에서는 이러한 현상이 더욱 극명하게 나타났다. 그간 한국의 민도(民度)가 상당히 높아졌으나, 정부 주도의 사업에서는 가난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여전히 적지 않다. 산업화가 도시화의 정도가 비교적 낮은 가나에서 도시 거주자들의 무허가 건물이 어떤 식으로 철거 혹은 정비될 지는 두고 볼 일이다. 위의 기사를 통해 판단해 볼 때, 가나의 대도시에서 진행되고 있는 무허가 건물 철거 사업에서도 가난한 이들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2011년 아프리카연구소 추계 워크숍 개최

27Se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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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 24-25일 양일간 본 연구소는 용인시 원삼면에 위치한 펜션(‘별빛속으로’)에서 2011년 추계 워크숍을 개최했다. 장용규 소장의 주재 하에 열린 이 워크숍에서 4명의 HK연구교수(금상문, 박정경, 설병수, 이한규)는 현지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3명의 석사과정생(김경하, 채송아, 최두영)은 졸업논문을 발표했다.

아프리카연구소 HK사업단 <제7차 경계를 넘나드는 세미나> 개최

25Se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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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 23일 본 연구소 HK사업단은 <제7차 경계를 넘나드는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 세미나에서 김정숙 교수(배제대학교 프랑스어문학과)는 “반전은 가능한가?: 북아프리카 베르베르인, 베르베르어”라는 주제의 글을 발표했다.

아프리카연구소 HK사업단 <제7차 경계를 넘나드는 세미나> 개최 안내

08Sep/11

한국외대 아프리카연구소 HK사업단 <제7차 경계를 넘나드는 세미나> 개최 안내

아프리카연구소는 2010년 9월부터 <아프리카, 안과 밖의 교차: 아프리카학의 한국적 패러다임 구축>이라는 아젠다로 HK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본 연구소는 배재대학교 프랑스어문학과의 김정숙 교수를 모시고, 아래와 같이 세미나를 갖고자 하니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   아     래   ―

❍ 발표자 : 김정숙/배재대학교 프랑스어문학과 교수

❍ 주   제 : 반전은 가능한가?: 북아프리카 베르베르인, 베르베르어

❍ 일   시 :  2011. 9. 23 (금) 17 : 00 ~

❍ 장   소 : 본 연구소 회의실

❍ 주   최 :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 후   원 : 한국연구재단/한국아프리카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