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posts by 설병수 HK연구교수

아디스아바바 시 당국의 일관성 없는 토지 정책

17Jun/16

   1974년 에티오피아에서는 마지막 황제인 하일레 셀라시에 1세(Haile Selassie Ⅰ)가 폐위더그(Derg)라 불리는 군사 정권이 들어섰다. 그 이듬해인 1975년 더그 정부는 대대적인 토지 개혁을 단행했다. 이를 통해 전국의 토지를 국유화하고, ‘토지는 경작자에게로’라는 슬로건 하에 토지를 무상으로 분배했다. 1991년 에티오피아 인민혁명민주전선(EPRDF)이 집권하자, 국민들은 기존의 토지 보유 체계가 청산될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현 정부는 더그 정부와 마찬가지로 농촌과 도시의 모든 토지와 천연자원에 대한 소유권을 가지고 있다. 그 결과 농촌 주민은 보유권(사용권)을, 그리고 도시 주민은 차지권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요컨대 현 정권의 토지 정책은 더그 정권의 토지 정책과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아디스아바바의 현 시장은 데리바 쿠마(Deriba Kuma)이다. 그는 전임자들과 달리, 해묵은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할애해 왔다. 하지만 그는 정치적 영향력이 별로 없는 데다 시의 현안들을 제대로 다룰 수 있는 경험도 많지 않다. 그래서 취임한 지 3년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시의 복잡한 문제들과 여전히 씨름하고 있다. 토지 관리 체계도 예외도 아니다. 즉, 아디스아바바의 토지 관리 방식은 그다지 변하지 않았다. 토지에 대한 접근은 여전히 힘들고, 중개인들은 소수의 편에서 토지 관리 과정을 왜곡해 왔다. 여러 층위의 토지 관리 기관들은 체계적이지 못하고, 비효율적이고, 무책임하고, 부패해 있다.

   최근 데리바는 시 고문관들에게 보고를 하는 과정에서 토지 관리는 부패의 온상 중 하나라고 말했다. 토지 관리 과정에서는 전문성, 투명성 및 책임감 등을 찾아볼 수 없다. 토지 관리 체계를 조직화하기 위해 설립된 다양한 위원회조차도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예컨대 최근 법 집행관들은 아디스아바바 북동부의 웨레게누(Weregenu)에 있는 수십 채의 무단 거주자 주택을 철거했다. 이로 인해 수많은 사람이 집을 잃고, 아이들은 학교를 떠나고, 가족들은 위험에 처하게 되었다. 웨레게누의 사례는 토지 자원에 대한 허술한 관리 체계의 대가를 명확하게 보여 준다.

   선거철만 되면 정치인들—특히 집권 여당의 정치인들—은 무허가 정착민에게 불법 점유지를 합법 점유지로 전환시켜 주겠다는 약속을 하곤 했다. 하지만 이러한 약속은 공약(空約)으로 끝났다. 그들의 합법화 약속은 표를 얻기 위한 교섭 수단에 불과했던 것이다. 선거철이 끝나면 정치인과 관리들은 무허가 정착민을 아주 강한 어조로 비난하면서, 무허가 주택을 철거하고 토지 자원을 회수한다. 화장실에 갈 때와 나왔을 때의 태도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데리바 시장은 토지 관리 체계를 근대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 왔다. 그 결과 아디스아바바의 토지 관리 체계가 어느 정도 개선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구조적 장애물과 운용상 문제는 지속적으로 피해를 초래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근본 원인은 집권 여당의 토지 정책이 명확하지 않은 데서 비롯된다. 에티오피아 중앙 정부와 아디스아바바 시 당국은 토지 정책을 대폭 손질하여 이를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할 것이다. 토지 정책이 국민의 권리뿐만 아니라 경제 발전과 직결된다는 사실은 두 말할 필요가 없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학술총서 10_에티오피아 악숨 문명_김광수(2016) 출간

 

2016년 5월 20일 본 연구소의 김광수 HK교수는 학술총서 10(『에티오피아 악숨 문명』)을 발간했다. 이 책은 악숨 문명이 아프리카중심주의적 입장에서 재평가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에는 악숨 문명과 관련된 다양한 내용이 기술되어 있다.

<2단계 3차년도 콜로키움 일정표> (2015.9.1-2016.8.31)

30Apr/16
   차수       일자 발표자                                         자 료 명
제47차 2015.09.24 이한규 『7人 7色의 아프리카』(아프리카의 프랑스, 세네갈에서 만난 사람들
제48차 2015.10.08 김광수 『7人 7色의 아프리카』(아프리카의 심장, 콩고민주공화국 이야기)
제49차 2015.10.22 설병수 『7人 7色의 아프리카』(13월의 달이 뜨는 곳, 에티오피아를 만나다)
제50차 2015.11.05 양철준 『7人 7色의 아프리카』(태양의 나라, 케냐의 길을 걸으며)
제51차 2015.11.19 윤서영 『7人 7色의 아프리카』(서아프리카의 자존심, 가나와 마주하다)
제52차 2015.12.03 임기대 『7人 7色의 아프리카』(베르베르 문화의 중심, 알제리를 가다)
제53차 2015.12.17 장용규 『7人 7色의 아프리카』(다섯 색깔의 무지개 나라, 남아공 속으로)
제54차 2016.03.10 김광수 Understanding Contemporary Africa
제55차 2016.04.14 김광수 『에티오피아 악숨 문명』(서문-제5장)
제56차 2016.04.28 김광수 『에티오피아 악숨 문명』(6장-부록)

 

나이지리아, HIV/AIDS 퇴치 자금 부족에 시달리다

18Apr/16
Economic-crisis-hits-Nigerians-living-with-HIV-AIDS

   한동안 나이지리아에서는 HIV와 AIDS 발생률이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이 재앙과 싸우는 데 필요한 자금의 부족으로 인해, 이러한 전망은 어두워지고 있다. 그간 HIV/AIDS 확산 방지 캠페인 자금의 상당 부분은 국제 사회에서 조달되었다. 그러나 대개의 해외 공여자는 나이지리아 정부가 자금 관리 과정에서 부패를 저지르고, 투명성과 책임을 결여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자금 지원을 중단해 왔다. 그 결과,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국제로터리 9125지구 총재 마이크 오모토쇼(Mike Omotosho)의 말에 따르면, 약 350만 명의 HIV/AIDS 환자 중 불과 60만 명만이 정부의 공식적인 치료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고 있다. 하지만 치료비를 마련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운명을 포기할 수밖에 없다. 이것은 그들이 급속도로 황폐해지는 삶을 경험하고, 죽음에 더욱 취약해짐을 의미한다.

   2006년 나이지리아 연방 정부는 HIV 확산을 막기 위해, 항레트로바이러스제(antiretroviral therapy, ART)를 무료로 공급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하지만 자금 부족으로 인해 이 프로그램은 더 이상 확대되지 못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모자 감염은 매우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2013년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 나이지리아에서는 약 6만 명의 어린이가 HIV에 감염되어 있었다. 이 숫자는 2009년 이래 변하지 않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2014년 발표에 따르면, 지난 3년 동안 HIV/AIDS에 감염된 사람의 수는 50만 명으로 증가했으며, 이들 중 21만 7천 명이 이 기간 내에 사망했다.

   나이지리아 정부는 국민에게 HIV/AIDS 관련 실상을 정확하게 알리고, 이 재앙을 극복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출처: http://www.punchng.com/getting-more-nigerians-into-hivaids-treatment-loop/

 

 

에티오피아의 외교 정책 기조는 수정이 필요

18Apr/16

   에티오피아 인민혁명민주전선(EPRDF)은 에티오피아가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크게 기여해 왔다고 자화자찬한다. 아프리카의 뿔(Horn of Africa) 지역은 갈등으로 점철되어 온 곳이다. 이 지역은 식민지 시대 이래로 적개심, 충돌, 전쟁의 온상이었다. 식민 권력이 이 지역을 떠난 후에도, 적대감은 계속 존재해 왔다. 이것은 식민지 시대의 부정적 영향이 여전히 남아 있음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등의 주된 원인은 이 지역 국가들의 통치 방식 및 정부의 성격이라는 관점에서 파악되어야 할 것이다.

   최근의 뉴스 헤드라인을 보면, 아프리카의 뿔 지역에서는 정치․경제적 지형이 변하고 있다. 즉, 전략적 중요성, 동맹 구조, 이해관계의 강화, 투자 성격 등이 변하고 있다. 중동 권력의 양대 라이벌인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은 이 지역에서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경쟁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예멘 위기에 휘말리면서 이웃의 많은 국가와 선린 관계를 형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들은 석유 달러로 구축된 금권(money power)을 통한 원조를 통해, 에리트레아, 이집트, 수단, 남수단, 지부티 및 소말리아 등을 경쟁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상황으로 봐서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더 많은 현금을 쏟아 부어 더 많은 친구를 얻고 있는 것 같다.

   아프리카의 뿔 지역의 최근 변화는 세계적 변화의 반영물이다. 세계 질서에서 거의 모든 것을 좌우해 온 미국은 점점 힘을 잃고 있다. 세계 권력은 중국과 인도 등의 신흥국을 포함한 상이한 기둥들 간에 분산되고 있다. 테러와의 전쟁은 세계적 아젠더가 되어 왔다. 불법적인 금융 흐름, 이주, 해적 행위, 종교적 극단주의 및 마약 밀매 등의 주변적 주제는 범분야 이슈(cross-cutting issues)가 되어 왔다. 오래된 형태의 ‘다국 간 공동 정책’은 견인력을 상실했다. 세계 경제의 무기력한 회복과 더불어, 세계의 청년 인구의 급증은 국가, 지역, 세계 정책 입안자들에게 상당한 압력을 가하고 있다.

   그래서 변화하고 있는 지역 및 세계의 역동성과 더불어, 에티오피아의 통치자들은 새로운 위험에 직면해 있다. 그들이 이 지역에서 자신들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경제, 정치, 군사, 안보 문제에 제대로 대처해야 한다. 이것은 그들이 외교 정책과 안보 전략을 견고히 마련해야 함을 의미한다. 에티오피아가 빈곤에서 비롯되는 국가의 취약성을 줄이고, 경제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외교 정책 및 안보 전략을 도입한 것은 15년 전이다. 현재 이 전략은 급변하는 주변국들의 상황을 간과하고, 테러와 같은 범분야 아젠더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 즉, 이 전략은 변화하는 지역의 역동성에 걸맞지 않다. 아프리카의 뿔 지역의 새로운 현실은 제휴, 동맹 및 경쟁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외교 정책을 요구한다. 에티오피아 정부는 지역의 역동성 및 세계의 변화에 발맞추어, 외교 정책 및 안보 전략을 적극적으로 수정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