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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K 2단계 2년차 현지조사-코트디부아르-문서자료(1)(2015.07.22-08.10)-이한규
아비장(Abidjan) 근교 아그방(Agban) 마을의 이주민에 대한 현지조사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HK사업단의 이한규 연구교수는 2015년 7월 22일부터 8월 10일까지 코트디부아르 경제수도 아비장(Abidjan) 근교에 있는 에브르에(Ebries) 전통마을 아그방(Agban)에서 현지조사를 실시했다. 본 연구자는 이주민이 60%를 차지하고 있는 이 마을에서 이주민 1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였다. 그리고 50세 이상의 이주민 10명에 대한 심층면접을 하였다.
본 연구의 목적은 원주민이 소수이고 이주민이 다수가 된 아그방 마을 조사를 통해, 이주민들이 아그방 마을로 이주하게 된 동기와 어떤 과정을 통해 원주민과 동화 혹은 혼종되었는지를 분석하는 데 있다. 특히, 본 연구자는 이주민 공동체가 마을 구조에서 차지하는 공간적 의미와 역할을 분석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다.
아프리카 백만장자와 경제성장
현재 아프리카는 놀랄 만한 경제성장으로 백만장자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IMF과 같은 국제금융기구에서는 아프리카에서 일어나고 있는 자유주의적 급성장 현상에 대해 달갑게 보고 있지 않다. 그런데도 일부에서는 백만장자의 증가가 아프리카 유토피아라고 믿고 있다.
만평은 사람들이 식탁에서 빵을 먹지 못한다면 다른 사람들은 땅에 떨어진 빵 부스러기조차 빈곤 해결에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즉, 일부 계층의 부(富) 증대가 불평등한 아프리카 사회에서는 결코 모든 사람의 혜택이 아니라는 것이다. 부의 증대가 마치 아프리카 성장의 척도처럼 간주하는 경향이 남아공, 이집트, 코트디부아르, 모잠비크 등에서 나타나고 있어, 아프리카 발전에 대한 우려가 깊다.
출처: http://www.jeuneafrique.com/239676/economie/chers-riches-gardez-vos-miettes/
아프리카연합의 발전은 민주주의가 우선이다
21세기에 들어 지역기구가 아프리카에서뿐만 세계 곳곳에서 국제관계의 주요 행위자로 등장하면서, 이에 대한 논의도 다시 활발해졌다. 1963년 5월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Addis Ababa)에서 출범한 아프리카 단결기구(OAU: Organization of African Unity)는 세계화에서 살아 남기 위해 2002년 아프리카연합(AU: Africa Union)으로 대체되었다. AU는 아프리카를 하나의 공동체로 그리고 아프리카인 모두가 동질성을 가지고 있다는 공동의식을 그대로 이어받아 출범했다. AU는 39년 만에 은크루마가 주장하는 아프리카 합중국은 아니지만 범아프리카주의를 기저로 한다. 그러나 AU가 21세기 국제사회에서 주체적인 행위자가 되기 위해서는 제도의 민주화와 회원국들의 참여 의식 선진화가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AU의 범아프리카 의회(PAP: Pan-African Parliament)는 여러 기관 중에 유일하게 모든 아프리카 시민을 대표한다. 그런데도 PAP는 입법 권한이 전혀 없으며 회원국들이 PAP의 결정을 참고하는 정도다. 현재 PAP 전체 의원은 265명이며, 자격은 회원국 현직 국회의원이어야 한다. 따라서 임기는 PAP 회기에 맞춰져 있는 것이 아니라 각국의 국회의원 임기에 달려 있다. 그러므로 PAP 의원은 결과적으로 회원국 집권 정부의 대리인일 뿐이다. 현재 AU의 최고 집행기관이자 통제기관은 54개국 정상과 정부 대표로 구성된 정상회의(AHSG: Assembly of Heads of State and Government)이다. AU의 이러한 비민주적 기능은 회원국의 분담금 참여에서도 나타난다.
현재 AU는 재정 확보를 54개 회원국의 분담금과 자발적인 기부에 의존하고 있다. AU는 모든 회원국에 국가 예산 1%에 해당하는 분담금 납부를 의무로 규정하고 있다. 특히 AU 재정의 3분의 2는 회원국의 분담금으로 확보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체납 회원국에 대해서는 AU의 모든 회의에서 투표권과 발언권을 박탈하고, 해당 회원국 관료 및 일반 시민이 AU와 관련된 직무에 참여할 수 없게 하고 있다. 따라서 분담금은 경제적 의미보다 정치적 의미가 더 크다. 즉, 회원국의 단결을 상징하기도 한다. 이러한 규정에도 불구하고 분담금 체납 회원국의 수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2014년 아프리카 회원국에 의해 충원된 AU 재정은 44.8%이다. 이 중에 75%를 남아공, 리비아, 알제리, 이집트, 나이지리아 등 5개국이 분담하고 있다. 이처럼 AU 재정은 일부 회원국에 의존하고 있다. 현재 AU는 2015년 재정의 70% 이상을 미국, 유럽연합, 국제금융기구 등의 해외 원조에 의존해야 하는 실정이다. 이와 같은 현상이 지속된다면, 아프리카 역내 문제에 대한 자립적인 정책 결정이 어려울 수가 있다. AU는 구조적인 재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프리카연합재단’을 공식적으로 출범시켰다. 아프리카연합재단은 아프리카 출․입국 항공권에 각 2달러, 호텔 1박 숙박비에 10달러, 문자 메시지 건당 0.2 달러의 세금 부과 원칙을 채택하였다. 그러나 시행은 각 회원국의 결정에 맡기기로 하였다. 만약 이러한 것이 실현된다면 AU는 매년 약 7억 3천만 달러의 재정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다수 회원국의 반대로 현실화되기는 현재로서 어려워 보인다.
민주주의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회원국 국민의 대표성과 자발적인 참여는 AU와 같은 국가 연합 형태의 조직에서는 근본적인 원칙이 되어야 한다. 현재 AU 회원국들은 겉으로는 범아프리카주의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대부분 회원국이 여전히 주권 지상주의를 포기하지 못하고 있다. AU는 회원국 국민의 정치적 의사 결정 참여를 제도적으로 현실화시켜, 회원국 국민 스스로 보유한 의무와 권리를 확인시키는 역할을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
경제 발전의 숲에 가려진 아프리카 시민 안전
2015년 아프리카 경제 성장률은 연 평균 5%로 세계 경제 성장률 3.5%를 1.5% 앞서고 있다. 2010년 이후 5개 대륙에서 아프리카만 꾸준한 경제성장을 하고 있다. 최근 아프리카는 아동 사망률 감소, 교육 환경 개선, 인간개발 지수 향상, 해외직접 투자 증가, 세계 경제 시장체제로의 완만한 진입 등을 통해 긍정적인 발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는 아프리카의 진정한 민주주의 발전, 시민들의 정치, 사회적 비전 의식, 사회적 안전 등과는 많이 동떨어져 있다.
물론 10년 전 아프리카가 희망이 없는 대륙이었다면, 최근 3~4년 전부터 아프리카를 바라보는 시각은 비교적 긍정적으로 많이 바뀌었다. 여기에는 빠른 경제 성장이 한몫하고 있으며, 이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국가들은 나이지리아, 에티오피아, 차드, 모잠비크, 르완다 등이다. 그런데도 아프리카 곳곳에서는 잦은 테러 및 쿠데타로 국가 파괴 현상이 여전히 나타나고 있어, 빠른 경제 성장의 장밋빛에는 어둠의 그림자들이 곳곳에 드리워져 있다. 가장 중요한 원인은 시민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국가 건설의 실패와 장기적인 비전을 가진 리더십의 부재에 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현재 아프리카 경제 성장은 미끼라고도 한다. 즉 아프리카는 성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안정과 보호에 대한 아프리카 국가의 조치는 여전히 미흡하다.
가령, 나이지리아 북부에서 발생한 보코하람으로 북부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이 국가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에서 인구가 제일 많은 대국이며 아프리카에서 유일한 OPEC 산유국이다. 나이지리아는 최근 유가 하락으로 경제 성장률이 위축되기는 했지만, 2009년 7%, 2011년 7.4%, 2014년 6.7%로 꾸준히 안정된 경제 성장을 달성하고 있는 대표적인 아프리카 국가 중 하나다. 그러나 나이지리아의 빈부 격차는 심하다. 전체 인구의 20%가 빈곤층이며 이들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것은 4% 미만이다. 반면 20%의 부유층은 국민소득의 53%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부상하고 있는 앙골라와 적도 기니에서도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경제 성장이 민주주의를 발전시킨다는 1950~60대 발전론의 명제가 신자유주의 이름으로 아프리카에 다시 퍼지고 있고, 아프리카가 세계시장 경제에 편입되어 아프리카 발전이 순조로운 것처럼 포장되고 있다. 모든 사회체제는 제도에 의해 움직여져야 하고 이러한 제도를 통한 문제 해결 방식이 정착되어야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는 발전의 토대가 마련될 수 있다. 현재 대부분 아프리카 국가는 민주주의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이러한 민주주의 제도는 시민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고 반영하여 올바른 정책을 국민에게 피드백하는 순기능적 장점이 있다. 현재 아프리카 민주 제도들은 다양한 사회 집단의 요구들을 순조롭게 수용하고 있다고 하지만, 국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책 결정은 여전히 일방적이고 일부 정치 엘리트 혹은 집단에 의한 밀실 정치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시민의 요구를 올바르게 수렴할 수 있는 안정된 제도가 시행되기 위해서는 수용, 반영 및 피드백이라는 삼박자가 잘 맞아야 한다. 현재 민주주의 이름으로 시행되고 있는 대부분 아프리카 민주제도는 수용의 측면에서는 잘 기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국제사회도 이 부분에 대한 것만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정책 결정은 여전히 정부에 의해 주도되고 있어 시민의 보호와 안전은 여전히 뒷전에 머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