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발전의 숲에 가려진 아프리카 시민 안전

   2015년 아프리카 경제 성장률은 연 평균 5%로 세계 경제 성장률 3.5%를 1.5% 앞서고 있다. 2010년 이후 5개 대륙에서 아프리카만 꾸준한 경제성장을 하고 있다. 최근 아프리카는 아동 사망률 감소, 교육 환경 개선, 인간개발 지수 향상, 해외직접 투자 증가, 세계 경제 시장체제로의 완만한 진입 등을 통해 긍정적인 발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는 아프리카의 진정한 민주주의 발전, 시민들의 정치, 사회적 비전 의식, 사회적 안전 등과는 많이 동떨어져 있다.

   물론 10년 전 아프리카가 희망이 없는 대륙이었다면, 최근 3~4년 전부터 아프리카를 바라보는 시각은 비교적 긍정적으로 많이 바뀌었다. 여기에는 빠른 경제 성장이 한몫하고 있으며, 이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국가들은 나이지리아, 에티오피아, 차드, 모잠비크, 르완다 등이다. 그런데도 아프리카 곳곳에서는 잦은 테러 및 쿠데타로 국가 파괴 현상이 여전히 나타나고 있어, 빠른 경제 성장의 장밋빛에는 어둠의 그림자들이 곳곳에 드리워져 있다. 가장 중요한 원인은 시민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국가 건설의 실패와 장기적인 비전을 가진 리더십의 부재에 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현재 아프리카 경제 성장은 미끼라고도 한다. 즉 아프리카는 성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안정과 보호에 대한 아프리카 국가의 조치는 여전히 미흡하다.

   가령, 나이지리아 북부에서 발생한 보코하람으로 북부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이 국가로부터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에서 인구가 제일 많은 대국이며 아프리카에서 유일한 OPEC 산유국이다. 나이지리아는 최근 유가 하락으로 경제 성장률이 위축되기는 했지만, 2009년 7%, 2011년 7.4%, 2014년 6.7%로 꾸준히 안정된 경제 성장을 달성하고 있는 대표적인 아프리카 국가 중 하나다. 그러나 나이지리아의 빈부 격차는 심하다. 전체 인구의 20%가 빈곤층이며 이들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것은 4% 미만이다. 반면 20%의 부유층은 국민소득의 53%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부상하고 있는 앙골라와 적도 기니에서도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

   경제 성장이 민주주의를 발전시킨다는 1950~60대 발전론의 명제가 신자유주의 이름으로 아프리카에 다시 퍼지고 있고, 아프리카가 세계시장 경제에 편입되어 아프리카 발전이 순조로운 것처럼 포장되고 있다. 모든 사회체제는 제도에 의해 움직여져야 하고 이러한 제도를 통한 문제 해결 방식이 정착되어야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수 있는 발전의 토대가 마련될 수 있다. 현재 대부분 아프리카 국가는 민주주의 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이러한 민주주의 제도는 시민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하고 반영하여 올바른 정책을 국민에게 피드백하는 순기능적 장점이 있다. 현재 아프리카 민주 제도들은 다양한 사회 집단의 요구들을 순조롭게 수용하고 있다고 하지만, 국민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정책 결정은 여전히 일방적이고 일부 정치 엘리트 혹은 집단에 의한 밀실 정치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시민의 요구를 올바르게 수렴할 수 있는 안정된 제도가 시행되기 위해서는 수용, 반영 및 피드백이라는 삼박자가 잘 맞아야 한다. 현재 민주주의 이름으로 시행되고 있는 대부분 아프리카 민주제도는 수용의 측면에서는 잘 기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 국제사회도 이 부분에 대한 것만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시민의 일상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정책 결정은 여전히 정부에 의해 주도되고 있어 시민의 보호와 안전은 여전히 뒷전에 머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