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posts by 임기대 HK연구교수

마그레브 최대 분쟁 지역으로 떠오르는 사하라의 ‘음자브’

16Jul/15

   마그레브 일대가 테러 집단의 활동으로 긴장감에 있지만, 최근에는 사하라 지역의 ‘음자브’(M’Zab, 알제 서남쪽으로 600km 거리에 있는 사하라 북부지역) 지역에 많은 사람의 관심이 쏠려 있다. 이 지역은 현재 아랍인과 베르베르인의 일파인 모자비트 간에 내전 양상을 벌이고 있다. 2014년 초 대규모 폭동 사태가 일어난 후 한동안 잠잠했던 갈등은 현재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내고 있으며, 여전히 화해의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아랍과 베르베르의 일파인 모자비트인의 앙금은 오랜 역사 속에서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현재 마그레브의 부족 간 최대 분쟁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하라 북부의 음자브 지역은 애초 베르베르인의 일파인 ‘모자비트’(Mozabites)가 사는 지역으로 전체 인구의 약 60%에 달한다. 베르베르인이었지만 모자비트는 일찍이 이슬람으로 개종하여 수 세기 동안 마그레브의 이슬람 왕조 건립을 주도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마그레브에서 믿고 있는 수니 말리키파와는 다른 이슬람 카와리지파의 이바디(아랍어 Al-ibadiya) 교도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도 중요한 특징이다. 이들의 조상은 10세기경 타헤르트(오늘날의 티아렛 지방) 지방에서 루스탐 왕조를 건설했던 사람이며, 시아파 왕국 파티마에 쫓겨 사하라 사막으로 피신해 현재의 지역에 정착해서 살고 있다. 모로코의 알모라비드 왕조(Almoravide, 1040~1147)가 붕괴하면서 일부가 음자브에 들어오기도 했다. 이 지역은 5개 도시로 나뉘어 있으며, 부족장의 지배와 지도에 따른 공동체 생활을 한다. 모자비트는 이슬람 이바디즘 이외에는 그 어떤 종교도 용납하지 않는 것도 큰 특징이고, 부족 간 일부다처제를 유지하며 결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수백 년 동안 조용하던 이곳에 아랍 유목민이 들어오면서 모자비트와 충돌하기 시작했다. 이 유목민은 아라비아반도 바누 수라임(Banu Suraym)의 일파인 ‘챰바’(Châamba)이다. 마그레브의 다른 지역처럼 그들은 수니 말리키파를 믿으며 원래는 유목 생활을 하다 음자브에 들어와 모자비트의 영역을 침입하였다. 유목민인 이들은 자신들이 알제리의 정체성(아랍인, 아랍어, 이슬람 수니 말리키파)에 부합하다면서 오히려 모자비트 문화를 부정해가며 침식해갔다. 중앙 정부 또한 암묵적으로 챰바의 손을 들어 주어 모자비트인이 느끼는 배신감과 분노가 극에 달했다. 게다가 음자브 지역의 경제적 여건이 나아지지 않은 점도 충돌 발생의 큰 배경이 된다. 이 어려운 환경에서 아랍인 챰바가 기존의 모자비트인 상권을 침식해가니 불만이 가중되고, 정부는 늘 수수방관해 왔다.

   문제는 음자브 지역 사태가 단순한 지역 문제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음자브의 문제는 현재 베르베르 전체 공동체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서, 알제리의 다른 베르베르어권 지역에서도 시위가 연일 발생하고 있다. 모로코 베르베르권에서도 같은 베르베르인이 탄압받는 것에 대해 항의 표시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3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번 사태가 자칫 아랍 대 베르베르, 이슬람 수니 대 이바디즘, 유목민과 정착민 식의 대립이 되어 마그레브 지역을 갈등과 분열의 장소로 전락시키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게다가 이 지역은 사하라 사막과 북부 산악 및 해안 지역의 교차로에 있어, 자칫 기존의 테러 집단이 지역의 혼란을 활용하여 새로운 테러 근거지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부테플리카, 중요한 개각을 단행하다

20May/15
만평

   알제리 부테플리카 대통령이 지난 5월 14일 새 내각을 발표했다. 그는 경질 대상 인물과 신임 각료를 임명하여 사회 분위기를 쇄신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재 알제리에서 논쟁의 근원지가 되고 있는 인물들은 그대로 남아 있고, 오히려 그들은 또 다른 권력의 중심에서 활약 중이다. 행정부의 권한을 축소시킨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들 정도로, 이번 개각은 대통령을 중심으로 군과 집권 정당 FLN의 영향력이 더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부패 혐의로 얼룩진 부테플리카 대통령 동생 Said Bouteflika와 전 문화부 장관 Toufik이 경질은 됐어도 여전히 건재할 것으로 보인다. 집권 정당 FLN의 사무총장 Amar Saâdani는 부패로 인한 스캔들에도 여전히 건재하고, 알제리 사회에서 늘 쟁점 인물이 되고 있다. 이번 개각으로 과연 무슨 변화를 도모한 것인지 의혹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출처: Liberté 2015.05.16.

알제리 새 내각 구성, 무엇을 그리고 누구를 위한 개각인가?

20May/15

   지난 5월 14일 누구도 예상치 못한 알제리 정부의 새 내각이 발표되었다. 작년 9월에 내각을 구성하고 일 년도 채 되지 않아 새 내각을 구성한 것에 많은 사람이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번 개각에 대해 연정 파트너인 민족민주동맹(RND)은 “정부에 신선한 바람을 예고할 것” 혹은 “경제개발 계획에 탄력을 줄 것”이라고 했지만, 야권과 대부분 국민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엔나흐당은 “민심 이반을 두려워한 정부가 국민의 분노를 가라앉히기 위한 일시적 조치”라고 평했고, 정의개발당(FJD)은 “인사 실패의 연속”이라고 혹평했다.

   일단 경질된 장관이 관심을 받는다. 특히 빅 4라 불리는 요직은 알제리에서 늘 관심의 대상이다. 알제리에서 빅 4 장관으로는 외교부, 국방부, 내무부, 에너지부 장관이다. 국방부 장관을 대통령이 겸직하고 있으니, 사실상 3명의 장관이 서열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번 개각에서 이 3명 중 2명이 경질되었다. 내무부 장관이던 Tayeb Belaïz와 에너지부 장관 Youcef Yousfi이다. Tayeb Belaïz의 경우 건강상 이유로 내무부 장관에서 물러났지만, 정무장관으로 기용되면서 건강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 내에서 활동할 전망이다. 건강상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대통령 보좌 역할을 맡았다는 것은 대통령의 신임이 그만큼 두터움을 의미한다. 또 다른 측근 Youcef Yousfi의 경우는 유가 하락에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한 점, 그리고 셰일가스로 국민의 분란과 혼란을 야기하여 경제 불안과 사하라 일대 지역민의 원성을 부추긴 점이 경질의 주원인이 되고 있다. 빅 4 이외에 나머지 4명의 장관, 즉 문화부, 수자원부, 재무부, 우편정보통신부 장관이 경질됐다. 이들은 작년 9월 임명된 이후 9개월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반면 4명의 장관, 즉 에너지부, 고등교육과 과학연구부, 우편정보통신부, 재무부 장관이 새로 임명되었으며, 나머지 장관은 유임이거나 보직 변경이 되었다. 새로 임명된 에너지부 장관 Salah Khebri는 알제리 국영 석유회사 소낙트락 출신으로 최근의 유가 하락과 무관하지 않다. 고등교육과 과학연구부 Mohamed Tahar Hadjar 장관은 알제대학교 총장 출신으로 의외의 발탁으로 받아들여진다. 우편정보통신부 장관 Imane Houda Faraoun은 최연소 장관에다 여성으로 외국에서도 많은 러브콜을 받았지만, 알제리에 남은 이 분야의 전문가이다. 그녀의 발탁은 보수적인 알제리 사회에서 파격적인 인사로 평가받고 있다. 재무부장관 Abderrahmane Benkhalfa은 경제 전문가로 부테플리카 정부의 향후 경제 정책을 새롭게 조정할 책무를 맡고 있다.

   이번 개각은 기존 각료들의 유가 하락 대책 미흡과, 셰일 가스로 인한 국론 분열에 대처하면서, 대통령의 중병에 대한 국민의 불안을 안정시키려는 데 목적이 있다. 개각에서 밀려난 장관들은 현 총리와 불편한 관계였다는 점을 들어 총리에게 힘을 실어 주는 게 아니냐는 견해도 있다. 모든 상황에 대한 얘기들이 있지만 결국 새 내각은 지지부진한 부테플리카 대통령의 공약을 원만하게 추진시켜야 할 책무를 맡고 있다. 잘 알려져 있듯이 부테플리카 대통령은 중병으로 거의 거동을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 선거 공약 중 하나인 헌법 개정을 별 논란 없이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떠안고 있다. 다음으로 2019년까지 진행될 경제개발 계획을 유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 그런데 알제리 권력 속성상 가능한 일인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특히 군과 정보부, 민족해방전선(FLN)의 협조 없이 새 내각이 독자적으로 강력한 추진력을 가질 수 있을까? 만약 제대로 된 정책을 추진하지 못할 경우 결국 행정부의 힘을 약화시키면서 측근 권력을 강화시켰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알제리 카빌리 현지 조사 녹취자료-7

20Mar/15

알제리 카빌리 현지 조사 녹취자료-6

20Mar/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