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그레브 최대 분쟁 지역으로 떠오르는 사하라의 ‘음자브’

   마그레브 일대가 테러 집단의 활동으로 긴장감에 있지만, 최근에는 사하라 지역의 ‘음자브’(M’Zab, 알제 서남쪽으로 600km 거리에 있는 사하라 북부지역) 지역에 많은 사람의 관심이 쏠려 있다. 이 지역은 현재 아랍인과 베르베르인의 일파인 모자비트 간에 내전 양상을 벌이고 있다. 2014년 초 대규모 폭동 사태가 일어난 후 한동안 잠잠했던 갈등은 현재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내고 있으며, 여전히 화해의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아랍과 베르베르의 일파인 모자비트인의 앙금은 오랜 역사 속에서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현재 마그레브의 부족 간 최대 분쟁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사하라 북부의 음자브 지역은 애초 베르베르인의 일파인 ‘모자비트’(Mozabites)가 사는 지역으로 전체 인구의 약 60%에 달한다. 베르베르인이었지만 모자비트는 일찍이 이슬람으로 개종하여 수 세기 동안 마그레브의 이슬람 왕조 건립을 주도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마그레브에서 믿고 있는 수니 말리키파와는 다른 이슬람 카와리지파의 이바디(아랍어 Al-ibadiya) 교도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도 중요한 특징이다. 이들의 조상은 10세기경 타헤르트(오늘날의 티아렛 지방) 지방에서 루스탐 왕조를 건설했던 사람이며, 시아파 왕국 파티마에 쫓겨 사하라 사막으로 피신해 현재의 지역에 정착해서 살고 있다. 모로코의 알모라비드 왕조(Almoravide, 1040~1147)가 붕괴하면서 일부가 음자브에 들어오기도 했다. 이 지역은 5개 도시로 나뉘어 있으며, 부족장의 지배와 지도에 따른 공동체 생활을 한다. 모자비트는 이슬람 이바디즘 이외에는 그 어떤 종교도 용납하지 않는 것도 큰 특징이고, 부족 간 일부다처제를 유지하며 결혼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수백 년 동안 조용하던 이곳에 아랍 유목민이 들어오면서 모자비트와 충돌하기 시작했다. 이 유목민은 아라비아반도 바누 수라임(Banu Suraym)의 일파인 ‘챰바’(Châamba)이다. 마그레브의 다른 지역처럼 그들은 수니 말리키파를 믿으며 원래는 유목 생활을 하다 음자브에 들어와 모자비트의 영역을 침입하였다. 유목민인 이들은 자신들이 알제리의 정체성(아랍인, 아랍어, 이슬람 수니 말리키파)에 부합하다면서 오히려 모자비트 문화를 부정해가며 침식해갔다. 중앙 정부 또한 암묵적으로 챰바의 손을 들어 주어 모자비트인이 느끼는 배신감과 분노가 극에 달했다. 게다가 음자브 지역의 경제적 여건이 나아지지 않은 점도 충돌 발생의 큰 배경이 된다. 이 어려운 환경에서 아랍인 챰바가 기존의 모자비트인 상권을 침식해가니 불만이 가중되고, 정부는 늘 수수방관해 왔다.

   문제는 음자브 지역 사태가 단순한 지역 문제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음자브의 문제는 현재 베르베르 전체 공동체에 대한 위협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어서, 알제리의 다른 베르베르어권 지역에서도 시위가 연일 발생하고 있다. 모로코 베르베르권에서도 같은 베르베르인이 탄압받는 것에 대해 항의 표시 시위에 동참하고 있다. 3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이번 사태가 자칫 아랍 대 베르베르, 이슬람 수니 대 이바디즘, 유목민과 정착민 식의 대립이 되어 마그레브 지역을 갈등과 분열의 장소로 전락시키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게다가 이 지역은 사하라 사막과 북부 산악 및 해안 지역의 교차로에 있어, 자칫 기존의 테러 집단이 지역의 혼란을 활용하여 새로운 테러 근거지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