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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자니아, 중간소득 국가로 진입

21Jul/20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비드19’)이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급격한 확산세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세계 각국은 금년도 성장률 전망을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코비드 19가 장기화하면서 ‘V자’형 반등 기대가 꺾이고, ‘W자’형 이중 침체(더블딥)로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세계은행은 탄자니아가 중간소득 국가(middel-income countries, MICs)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금년 7월 1일을 기준으로 탄자니아는 하위 중간소득 국가(lower middle-income economy)로 진입했다. 하위 중간소득 국가는 1인당 국민총소득(Gross National Income: GNI per capita)이 1,066~3,955달러에 해당하는 나라를 지칭한다. 국민총소득은 국내총생산(Gross Domestic Product: GDP)보다 국민의 실질적 소득 수준을 보다 정확하게 밝혀준다고 알려져 있다. 하위 중간소득 국가에서 상위 중간소득 국가로 도약하려면 1인당 국민총소득이 3,956~12,235달러에 해당하는 구간의 소득을 올려야 한다. 중간소득 국가에 사는 사람들이 전 세계 인구의 75%를 차지하고 있으며 중간소득 국가는 세계의 중요한 성장 엔진이다.

   아프리카와 남아메리카 대륙에서 코비드19가 급증하는 가운데 탄자니아는 확진자, 사망자, 치사율 등을 발표하고 있지 않다. 탄자니아는 금년 10월 25일 대선과 총선을 치를 예정이다. 탄자니아 정부가 코비드19의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 것은 선거를 앞둔 정부의 다목적 포석이라는 의혹도 제기된다.

   이런 상황에서 탄자니아가 중간소득 국가로 진입했음을 발표했고, 중간소득 국가 진입이 탄자니아 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 탄자니아의 금년도 경제 성장률이 5.2%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가운데, 다른 동부 아프리카 국가들은 코비드19로 인해 침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5.2% 성장률은 코비드19 창궐 이전에 아프리카개발은행(ADB)이 예측한 6.4%보다는 하향 조정된 것이다. 탄자니아 정부는 5.5%, 세계은행은 2.5%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비록 경제 성장률을 하향 조정했지만, 주요 수출 품목인 금 가격 인상 등으로 탄자니아는 동부 아프리카에서 가장 빠른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탄자니아의 관광 부문이 타격을 받았지만, 금 생산량의 증가와 금의 국제 시세 상승으로 관광업을 제치고 최대의 외화 가득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코비드19의 창궐로 안전 자산으로서 금의 국제시세가 상승했다. 탄자니아중앙은행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금 수출로 벌어들인 외화가 46.8%가 증가했으며, 2020년 5월 31일까지 금 수출로 획득한 외화가 25억 달러에 달한다. 같은 기간 관광 부문이 벌어들인 외화가 감소했지만, 생산량과 가격 상승으로 관광 부문의 부진을 상쇄할 수 있었다.

   탄자니아는 코비드 19가 국민의 삶과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봉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탄자니아 정부의 이러한 결정이 올바른 결정이었는지, 심각한 영향을 초래할 것인지는 향후에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출처: <The Citizen> 2020년 7월 3일자, Azam TV

탄자니아 총리의 국산품 애용 호소

06Jul/20

   제조업 강국들은 전 세계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비드-19)가 급속도로 확산하면서 해외로 진출한 자국 기업이 다시 국내로 들어와 생산 활동을 하도록 장려하는 이른바 리쇼어링(reshoring)을 추구하고 있다. 저렴한 노동력과 투자 진흥책을 추진하는 국가로 제조 시설을 옮기는 오프쇼어링(offshoring)이 코비드-19의 창궐과 함께 필수품 생산을 외국에 의존하는 상황은 국가 안보에도 직접적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탄자니아의 카씸 마잘리와(Kassim Majaliwa) 총리는 제44회 다르에스살람국제무역박람회에 참석해서 탄자니아 국내에서 생산된 상품을 탄자니아인이 적극적으로 소비하라고 촉구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산업화 정책은 강력한 내수 시장이 뒷받침을 해줘야 비로소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탄자니아 제조업 부문에 종사하고 있는 인구는 약 9백만 명에 달한다. 이와 함께 농업 부문과 서비스업 부문이 국가 경제의 주축을 이루고 있다.

   마잘리와는 제조업이 탄자니아가 중위 소득국으로 진입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밝히면서, 탄자니아 국내에서 생산된 제품을 소비하는 것이 제조업의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역설했다. 제조업의 지속적 성장은 고용 창출 효과는 물론 경제 성장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탄자니아 국내에서 생산된 제품을 소비하고 제조업을 육성하기 위해서 정부도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높이는 등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년도 다르에스살람국제무역박람회의 주제는 ‘고용 창출과 지속 가능한 교역을 위한 제조업 경제’이다. 탄자니아는 외국인 투자유치를 위해 자국의 주요 재외 공관에 상무관을 파견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금년도 박람회에는 2,827개의 탄자니아 기업과 개인, 47개의 외국계 기업이 참여했다. 고도성장을 실현한 탄자니아가 코비드-19로 성장세가 다소 둔화하겠지만, 제조업 육성과 외국인 투자 유치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에 힘입어 성장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출처: <The Guardian> 2020년 7월 4일자

탄자니아 코비드 19 수치는 왜 멈추었는가?

26May/20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비드 19) 확진, 완치, 사망자 수가 매일 업데이트된다. 초기 코비드가 급속도로 확산하여 많은 사망자를 낸 스페인, 영국, 이탈리아, 독일, 프랑스가 점점 소강상태에 빠지거나 안정 국면을 보이고 있어, 경제활동 재개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직 기온과 습도가 코비드의 확산 속도와 어떤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는지는 과학적으로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바이러스는 겨울에 감염력이 강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코비드 19도 계절적 영향과 관련이 있는지에 관해서는 유의미한 자료가 부족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남반구는 추운 계절로 접어들고 있다. 탄자니아가 있는 동부 아프리카도 대우기(4~6월)가 끝나면 비교적 선선한 기후로 바뀐다.
그런데 탄자니아 방역 당국은 거의 한 달 동안이나 코비드 19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5월 25일을 기준으로 확진자 509명, 완치자 183명, 사망자 21명이다. 남반구에 있는 브라질이 확진자 수에서 세계 2위로 올랐고,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확진자 수가 22,583명인 것에 비하면 현격히 낮은 수치다. 탄자니아의 방역 체계가 잘 수립되고 보건과 의료 수준이 높아서라고 믿는 사람은 드물다. 코비드 19에 대한 탄자니아의 대응에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탄자니아 존 폼베 마구풀리 대통령이 진단키트의 정확도에 의문을 제기했고, 마다가스카르에서 민간요법으로 코비드 19를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되는 약을 수입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이러한 우려가 국내외적으로 증폭되었다. 우선, 탄자니아 정부는 진단키트 자체의 정확도와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마구풀리 대통령이 직접 나서 진단키드의 정확도와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하기 무섭게 탄자니아에서 코비드 19 진단을 총괄하는 국립사회보건실험실장(Mkurugenzi wa Maabara ya Taifa ya Afya ya Jamii)인 냠부라 모레미 박사가 해임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야당인 ‘변화와 투명성을 위한 동맹’(ACT) 당수인 지토 주베리 루야그와 카브웨(Zitto Zuberi Ruyagwa Kabwe) 의원은 투명하고 신속한 정보 제공이 코비드 19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주장하며 정부가 국민에게 투명한 정보를 제공할 것을 요구했다.
역병과 정치의 상관관계는 세계 어디에서든 마찬가지다. 역병을 정치 영역으로 끌어들여 코비드 19의 성공적 초기 대응에 실패한 나라가 많다. 최근에 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브라질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것이다. 국민에 봉사하는 정치인이라면, 역병을 정치 영역에 끌어들여 당파적 혹은 사적 목표를 이루려는 유혹에서 벗어나야 한다. 당위론적 이야기지만 그것이 바로 정치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

출처: Deutsche Welle Swahili Service, BBC Swahili Service, Azam TV, Nipashe

찾아가는 코비드-19 검사

18Apr/20

   한국은 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를 설치하여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하 코비-19) 검사를 실시하여, 세계적 팬데믹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모범 사례가 되었고 외신에도 많이 회자되었다. 하지만 드라이브 스루는 자차 소유자를 위한 혁신적 검진 방식이다. 전세계적으로도 기존의 검사 방법이 아닌 각국의 상황에 따른 검사 방법을 도입하고 있다. 자차 소유가 보편화되지 않은 아프리카에서도 새로운 방식의 검사 방식이 진행되고 있다.

   동아프리카공동체(Jumuiya ya Afrika Mashariki) 사무국장 리베라티 음푸모케코(Liberati Mfumukeko)는 기자 회견에서 코비드-19 검사를 위해 회원국에 ‘모바일 검사소’(maabara zinazotembea)를 운영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미 탄자니아에는 2대, 케냐, 우간다, 르완다, 부룬디, 남수단에는 1대의 모바일 검사소 운영을 위한 차량이 배정되었다. 이 검사 차량 도입과 운영의 목적은 검사 속도를 신속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또한 의료진을 위한 보호 장구도 제공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는 Covid-19확진자 수가 상대적으로 적지만 신규 확진자는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이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확산되기 위해 역내 지역 기구가 선제적으로 확산을 방지하겠다는 목표로 보인다. 그러나 광범위한 지역에서 극히 소수의 모바일 검사소 운영이 얼마나 효율적일지에 대해서는 결과를 지켜봐야만 할 것 같다.

출처: 탄자니아 Mwananchi紙(2020년 4월 15일자)

코비드-19 감염 차단과 보다보다 운전수들의 눈물

08Apr/20

   아프리카는 다른 대륙에 비해 상대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하 코비드-19) 확진자 수도 적고, 확진자 증가 추이도 비교적 완만하다. 이와 같이 적은 확진자 수나 완만한 증가 추이가 어떤 요인에 의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인도네시아와 같이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도 코비드-19의 확산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한 것을 보아도 기후나 다른 요인과는 직접적 인과 관계를 찾기 어렵다. 비교적 안정적인 상황임에도 대다수 아프리카 국가는 현재 상황을 긴급 상황으로 인식하고 코비드-19의 유입과 확산 방지에 가용한 모든 수단을 사용하고, 조치를 하고 있다. 무엇보다, 열악한 보건 의료 체계로는 코비드-19의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과 확진자에 대한 치료를 위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동부 아프리카 케냐의 경우 통금령을 내렸고 이를 위반하는 자에 대해서는 무관용으로 대처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의 폭력이 많은 사람의 공분을 사고 있다. 코비드-19의 확산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예방 수칙 준수와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밀폐, 밀접, 밀집 등 이른바 ‘3밀’ 피하기를 연일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이런 예방 노력이 계속되는 가운데 사회적 약자들의 생계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대중교통 수단의 운전수들이다. 탄자니아는 7일 기준으로 확진자가 24명, 사망자가 1명으로 아직까지는 대규모 집단 감염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감염 확산도 우려되지만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생계가 어려워진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탄자니아의 보다보다 운전수들이다. 탄자니아에는 오토바이인 ‘보다보다’(boda boda)가 널리 사용되는 대중교통 수단의 하나다. 이 업종에 종사하는 탄자니아인의 수도 많다. 그런데 코비드-19에 대한 공포로 인해 보다보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급격히 줄었다. 탄자니아 최대 도시 다르에스살람시 당국은 보다보다의 운행을 허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용하는 사람들의 수가 급감했다. 탄자니아에서 가장 널리 이용되는 대중교통 수단이 달라달라(daladala)인데 다르에스살람시 당국이 승객 간의 밀접 접촉을 막기 위해 보다보다의 시내 진입을 허용했다. 달라달라에 적정 수의 승객만을 탑승시키라고 지시를 내린 것은 3월 30일이다. 보다보다 운전수들의 고민은 대다수 승객이 안전모를 쓰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안전모로 감염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안전모를 쓰지 않은 승객을 싣고 보다보다를 운행하면 경찰에 체포된다. 보다보다 운전수들은 승객에게 안전모 착용을 요구하지만 승객은 감염 우려에 거부한다. 따라서 안전모 착용과 승객의 감염 우려 사이에서 보다보다 운전수들은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 감염이라는 문제에서는 비교적 민주적이지만, 코비드-19로 인해 생계에 타격을 받고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 사람들은 사회적 약자인 것이다.

출처: 탄자니아 Mwananchi紙(2020년 4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