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 청년들의 불만과 힙라이프 음악

   얼마 전 국내의 한  남성이 인천공항에 가짜 폭발물을 설치하고 위협했던 사건이 있었다. 뉴스에서 알려진 바와 같이, 실업 상태에 있던 그는 돈이 궁해 사회에 불만을 품고 일을 저질렀다. 최근 무직자들이 취직이 힘들어 혹은 궁핍한 생활 여건으로 인해 사회에 불만을 품고 크고 작은 범죄를 일으키는 사례가 빈번해지고 있다. 이런 실업 문제 그 자체 혹은 그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에 대한 반감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늘 있어 왔던 문제인 듯하다.

   1990년대 가나에서는 교육 정책 개혁이 실시되었다. 17년의 정규교육 과정을 12년으로 축소시킨 것이었는데, 그 이유가 축소된 교육 기간 동안 쓰일 예산을 그동안 혜택을 받지 못한 아이들도 받을 수 있게 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새로운 교육 제도가 시행되었고, 이전에 비해 졸업생들이 단기간 안에 배출되게 되었다. 더 많은 학생이 교육 혜택을 받는다는 장점은 있었지만, 반대로 짧은 기간에 많은 졸업생을 배출하다 보니 이들을 흡수할 일자리가 없었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청년들이 점점 늘어나자 그들을 중심으로 하는 가나인은 이런 상황이 정부가 성급하게 실시한 교육 개혁이라고 생각하고, 정부와 사회에 불만을 갖기 시작했다. 마침 당시에 미국에서 힙합 음악이 가나에 소개되었는데, 힙합 음악의 저항 정신에 매료된 가나 젊은이들이 힙합 음악의 멜로디에 그들의 정서가 담긴 가사를 결합해 힙라이프(Hiplife)라는 가나식 힙합 음악을 만들게 되었다. 그들이 사회에 가지고 있는 반감, 사회의 문제점들, 그들의 감정들을 그들의 언어와 감성으로 풀어낸 것이다.

   어느 사회나 불합리와 모순이 존재하고 있고, 그에 대한 불만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들의 불만을 투쟁이나 시위, 범죄와 같은 폭력적인 방식으로 표출해 내는 것이 아닌 또 다른 형태의 음악을 만들어 내고 문화적으로 표출해 냈다는 점에 있어서, 우리와 많은 차이가 있는 듯하다. 또 한편으로는 그들의 창의적인 모습이 부럽기도 하다. 우리는 언제쯤 이런 문화적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