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를 통한 짐바브웨 국민의 정신 건강 치료

작성자: 박기효    작성일: 2016.2.29

   지난 몇 년 간 지속됐던 짐바브웨의 경제난과 불충분한 의료 서비스는 정신병 치료 분야에 위기를 가져다주었다. 그러나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독특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정신병 치료를 받지 못한 수많은 짐바브웨 국민을 대상으로 행해지는 대화 치료법이다.

   짐바브웨의 수도 하라레(Harare)에서 정신과 의사로 활동하고 있는 딕슨 치반다(Dixon Chibanda) 박사는 정신병의 수많은 원인 중 하나인 전통 신앙에 대해 다음과 이야기한다. “일부 신화는 마술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악령에 사로잡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환자의 정신병이 흔한 정신 장애이든 정신 분열증이든 간에, 의학적으로 통제가 가능함을 보여 주는 명백한 증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전망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중 4분의 1은 언젠가 정신 건강 문제로 고통을 받을 것이며, 아프리카에서는 그 숫자가 수억 명으로 늘어날 것이다.

   약 10년 전 짐바브웨에 최악의 경제 위기가 닥쳤을 때, 치반다 박사는 지역 의료진, 자원봉사자, 전문가들로 구성된 우정벤치(Friendship Bench)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설립했다.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전문 지식을 갖고 있지 않은 의료 요원들에게 대화 치료요법을 가르쳐서, 지역민을 치료하는 데 있다. “저흰 비전문 의료 요원들에게 짜임새 있는 심리 치료법을 전수해 줄 수 있다는 걸 부단히 보여 주려고 했고, 실제로 그 성과는 놀랄 만큼 대단합니다.” 치반다 박사는 이야기했다. 우정벤치 프로그램은 현재까지 만 명가량의 환자를 치료했다. 하지만 치반다 박사는 이 프로젝트가 전국적으로 확대되어 매월 오만 명 가량이 치료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

   치반다 박사는 아프리카의 많은 지역에선 정신병에 대한 진단 및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고 언급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짐바브웨뿐만 아니라 사하라이남 아프리카에선 정신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위한 의학적 치료 인식이 부재합니다.” 이어서 치반다 박사는 말했다. “우리 사회의 HIV와 에이즈 환자 중 일부는 실업 상태에 있어요. 그들은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학교에 다닐 수 없는 자식을 키우고 있죠. 그들은 그런 환경에 너무나 짓눌린 나머지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를 모르고 있습니다.”

   치반다 박사는 그저 간단한 대화만으로도 한 사람의 인생을 크게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한다. 우정벤치 소속 의료 요원들은 쇼나(Shona)어로 ‘조카’를 의미하는 ‘바주쿠루(Vazukuru)’란 대화 치료법을 사용한다. 치료법은 아래와 같이 진행된다.

     

    바주쿠루 대화 치료법 3단계

  1. Kuvhura pfungwa – 마음 열어 주기
  2. Kusimbisa – 희망 불어넣어 주기
  3. Kusimbisisa – 계속 힘 실어 주기

   이 치료법은 각기 다른 단계로 진행되기 때문에, 환자는 자신의 정신 질환의 근본 원인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 과정을 거치고 나면 적절한 해결책을 찾기 시작한다.

   “‘마음 열어주기’가 첫 번째로 해야 할 일이죠. 말 그대로, 환자의 마음을 여는 겁니다.” 치반다 박사는 설명했다. “마음을 열어 준 다음, 희망을 불어넣어 줍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환자 자신이 갖고 있는 문제를 스스로 다룰 수 있는 상황에 다다르게 되면, 우린 환자들에게 힘을 실어 주는 거죠. 그게 ‘희망 불어넣어 주기’입니다.” “그럼 이제 남은 일은 하나죠. ‘계속 힘 실어 주기’입니다.”

   이 치료법의 도움을 받았던 사람들 중 한 명인 치포(Chipo, 가명)는 하라레에서 4명의 아이를 기르고 있는 어머니다. 그녀는 가정 폭력으로 인해 우울증을 겪었으며, 이 때문에 주위 사람들의 ‘웃음거리’로 전락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저는 입원했어요. 스트레스를 잔뜩 받았고, 이는 제게 큰 악영향을 끼쳤죠. 남편은 밖으로 나가면서 저와 아이들에게 먹을 것을 조금도 남겨 놓지 않았어요. 결국 저는 생사를 헤맬 정도로 앓아누웠죠.” 치포가 말했다.

   “도시를 떠나 전 시골로 갔어요. 부모님 집으로 가야만 했지요. 그 곳에 도착했을 때 전 고통에 겨워 있었죠.” “집엔 제 자매가 있었지만, 문을 열어 주지 않았죠. 그날 저는 아이들과 함께 노숙할 수밖에 없었어요.” 결국, 치포는 이혼했지만 그녀의 자매는 치포를 도와 주거나 묵을 곳을 제공할 순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거의 하루 종일 울고, 또 울었어요.” 치포가 말했다. “어떨 땐 자살을 할까 생각도 했어요.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치포는 우정벤치 프로그램 소속 루텐도(Rutendo, 가명)를 만난 후부터 비극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루텐도는 치포로 하여금 자신의 문제를 이해하고, 스스로 일어설 수 있게 할 대화 치료법을 사용해 그녀를 도와줄 수 있었다. 루텐도는 이 과정이 상당한 노력을 필요로 하나, 큰 결실을 맺을 수 있는 접근 방법이라고 이야기했다.

   “많은 아이가 조혼을 하게 되죠. 돈이 문제인 거예요. 이것은 가정 폭력으로 이어지죠.” “우린 그 아이들에게 자기 치료법과 함께 우울증을 어떻게 관리하고 정신병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는 지 가르쳐 줍니다. 그리고 실제로 효과가 있고요. 대화 치료법을 통해서 사람들은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치포는 자기 치료법과 루텐도의 치료에 성실히 임하였고, 결국 회복하였으며 자신의 아이들 모두를 학교로 보낼 수 있는 상태가 됐다. “제 아들은 학교에서 좋은 성적을 받아서, 대학에서 심리학을 공부하기로 했답니다.” 치포는 자랑스럽게 아들에 대해 이야기했다. 유일한 불만은 아들이 법학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 말을 듣고 있던 치반다 박사는 웃으며 대답했다. “아드님은 심리학을 공부해야 해요. 우리 일을 도와 줄 아드님과 같은 그런 사람이 더 필요하답니다.”

   심각한 정신병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종종 폭력적이며, 사회에서 기피 대상이 되곤 한다. 치반다 박사는 이러한 환자들을 대하는 기존 방식을 대체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다. “그 사람들을 가두어 놓지 않고서도 공동체에서 많은 걸 할 수 있습니다. 확실한 증거에 기초한 접근법으로, 가두어 놓는 시간의 절반 동안만 제대로 대화해도,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죠. 약을 제공할 필요도 없습니다.” 치반다 박사는 이야기했다.

   수백만 명의 짐바브웨 국민에게 찾아온 경제 위기는 가까운 시일 내에 회복될 기미가 없어 보인다. 경제 위기에 따른 국민의 정신병 증가, 수십 년 동안 지속되고 있는 남부 아프리카 지역의 최악의 가뭄은 이를 더욱 더 부정적으로 바라보게 하고 있다. 하지만 치반다 박사는 아무리 상황이 나빠져도, 적어도 우정벤치는 짐바브웨 국민에게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소망하고 있다.

출처: http://www.bbccom/news/world-africa-355975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