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 국민은 집권 여당이 도시 중심부의 화려한 불빛에만 익숙해 있다고 주장한다. 사실 이러한 주장은 집권 여당과 수도인 아디스아바바 간의 관계를 명확하게 보여 준다. 지난 25년 동안 아디스아바바는 이 도시에서 태어나 자란 시장을 둔 적이 없었다. 에티오피아 인민혁명민주전선(EPRDF)은 비공식적 경로를 통해, 농촌 지역에서 태어나 자란 사람들을 아디스아바바 시청의 관리로 임명했다. 이것은 집권 여당이 결코 진보적이지 못하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에티오피아 인민혁명민주전선이 집권한 이후에 국가 경제가 어느 정도 성장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도시화와 근대화는 아디스아바바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이것은 에티오피아의 도시화가 아주 편향적으로 진행되었음을 의미한다. 이로 인해 도시화라는 개념은 보편적 의미를 상실하고, 도시화의 성공 여부는 아디스아바바의 호황과 불황에 따라 결정되게 되었다.
에티오피아의 유일한 대도시인 아디스아바바는 270만 명의 인구를 가지고 있다. 에티오피아의 연간 인구 성장률이 3퍼센트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아디스아바바는 농촌에서 도시로 이주하는 사람들로 인해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 이 도시는 오랫동안 에티오피아 정치·경제의 중심부로 기능하고 있다.
집권 여당의 분권 정책으로 인해, 지역 간 위계질서가 어느 정도 약화된 것은 사실이다. 아와사(Hawassa), 메켈레(Meqelle), 바히르다르(Bahir Dar) 등의 지역 도시는 오랜 잠에서 깨어나, 행정상의 독립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도시는 주택 건설, 중소기업 유치, 공공 서비스 개혁 등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근 오로미아 주에서 발생한 시위도 이러한 현상에서 비롯되었다. 오로미아 주의 도시들과 주변 지역들이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함에 따라, 수많은 사람이 실업 등으로 인한 절망에 빠져 있다. 그릇된 통치와 실정은 대중을 실망시키고, 젊은이들을 거리로 내몰고 있다.
에티오피아의 인구가 1억 명을 넘어섰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도시화 정책 지침은 포괄적이며 사회적으로 수용 및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단일 도시 중심의 왜곡된 도시 개발 정책 지침은 에티오피아 경제와 정치에 엄청난 위험을 초래할 것이다. 아디스아바바 중심의 도시 개발 정책은 직업 창출의 토대 약화, 비즈니스 침체, 부의 편중, 소득 불평등 증대 등의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 기본적인 공공 서비스에 대한 접근도 상당히 불균등해질 것이다. 에티오피아의 지속 가능한 정치·경제적 발전을 위해, 집권 여당은 지역별 핵심 도시 지원을 포함하는 포괄적인 도시화 정책을 마련하고, 이를 실천으로 옮겨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