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인간 안보의 확립, 더 이상 늦추어서는 안 된다

   아프리카는 1990년 민주화 이후 10년 동안 내전과 분쟁으로 지독한 내홍을 겪었다. 20세기 말에서 21세기 초에 있었던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 콩고민주공화국, 르완다에서와 같은 내전은 2010년 이후 크게 발생하지 않았다. 반면 카메룬, 북수단, 잠비아, 케냐, 가봉, 앙골라 등을 제외하고 대부분 아프리카 국가는 3~4차례 평화적인 정권교체를 경험하면서 정치적으로 안정을 찾아 가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아프리카는 2010년 이후 현재까지 약 4%대의 안정적인 경제성장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지금 같은 추세로 예상하면 2015년에는 5%, 2016년에는 6% 수준의 경제성장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인간 안보 문제는 여전히 심각하다. 인간 안보는 20세기 말에 새로운 개념으로 등장하여 중요한 국제 문제 중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인간 안보의 개념이 등장한 것은 1992년 국제연합 안보리에서였다. 일반적으로 인간 안보는 사고, 자연재해, 환경, 위생, 내전 등의 국가적·지역적 모든 위협으로부터 인간의 삶과 존엄성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것을 말한다.

   서아프리카는 아프리카에서 인간 안보 문제가 매우 심각한 지역 중 하나로, 지난 20년 동안 다양한 내전으로 인해 인간의 삶과 존엄성이 보호되지 못했던 곳이다. 정치적 불안, 내전, 저발전, 가난, 이슬람 테러 등은 국가의 기능을 저하시켰으며 정치·사회적 불안을 증가시켰다. IMF의 구조조정, 유엔의 MDGs 프로그램도 서아프리카의 불안한 인간 안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 서아프리카에는 3억 명의 인구가 거주하고 있으며, 카프 베르디의 50만 명에서 나이지리아의 1억 6천 명의 인구 등 15개 국가의 인구 분포는 천차만별하다. 하지만 15세 이하의 인구가 전체 인구의 40~50%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경제활동 인구는 2010년 기준으로 약 1억 7백만 명 정도이지만, 이 중 4천 9백만 명이 농촌에서 경제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다수는 비정규직이기 때문에 경제생활은 항상 유동적이고 불안정하다.

   아프리카는 2014년 4%의 경제성장을 달성하였으며 2015년 현재는 5%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세계경제성장과 비교하면 안정적이다. 그러나 아프리카 실업률은 전 세계 실업률의 10.3%에 해당하며 3천 8백만 명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이 중 서아프리카가 아프리카 전체 실업률의 30%를 차지하고 있으며, 18세에서 35세 젊은 층이 70%를 차지하고 있어 실질적인 경제성장보다는 비관적이다. 예를 들어, 이슬람 테러 집단들이 극성을 부리고 있는 말리의 실업률이 서아프리카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는데, 2011년 9.6%에서 현재 15.4%로 증가하였고 실업자의 81.5%가 15세에서 39세 미만이다. 정부와 기업에서 정규직으로 일하는 청년은 5%밖에 되지 않는다. 서아프리카 인간 안보 문제 해결은 21세기 세계 자본주의 시장에 대책 없이 내 던져진 청소년의 문제 해결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 국가들은 해외투자유치와 인프라 개발을 통한 외적 성장에만 주력하고 있고, 지속가능한 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청소년층에 대한 안전대책―교육 진흥, 일자리 창출, 마약으로부터의 차단 등―은 여전히 미흡하다. 전체 인구에서 40~50%를 차지하는 아프리카 청년들은 쉽게 테러 혹은 범죄 집단에 노출되어 있어, 아프리카의 사회적 ‘시한폭탄’ (2005년 프랑스-아프리카 정상회담에서 거론됨)으로 간주되고 있으며 갈등의 주요인이 되고 있다. 따라서 아프리카의 지속가능한 성장은 위해서는 경제성장률도 중요하지만, 경제활동에서 소외된 청년들의 실업문제 해결을 위한 국가와 지역 협력체 간 공동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