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에서 교육 언어 논쟁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HK연구교수 설병수


   다언어 사회에서 교육 언어는 교육자와 교육 입안자들에게 항상 주요한 관심사가 되어 왔다. 아프리카에서 교육과 언어 문제는 다종족․다언어 상황으로 인해 아주 복잡하다. 이러한 상황은 그 국가의 공용어(official language)가 그 어떤 토착어들(indigenous languages)과 다를 때 더욱 심각하다. 그간 다언어 사회에서는 어떤 언어가 각급 학교단위의 수업 언어(language of instruction)로 사용되어야 하는지를 두고 수많은 논쟁이 있어 왔다. 1957년 영국에서 독립한 가나도 어떤 언어를 수업 언어로 사용해야 할지를 두고 여전히 씨름 중이다.

   가나에서 수업 언어를 둘러싼 논쟁은 성내 학교(castle schools) 및 선교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백인의 사랑’(white love)이라는 이름으로 공교육이 가나에 도입되기 전, 전통적 교육은 토착어로 진행되었다. 공교육의 개시 및 수업 언어로서의 영어 사용과 더불어, 토착어는 수업 매체로 부적당한 것으로 간주되었다. 식민지 이전 시기(1529-1925년)에는 포르투갈어, 네덜란드어, 영어 등이 수업 매체로 사용되었다. 일부의 선교사들은 교육 및 전도를 위해서 지역어에 의존하기도 했다. 이 시기 동안 언어 정책은 아주 다양했다.

   1925년부터 1951년까지는 토착어들 중의 하나가 초등학교 3년 동안 수업 매체로 사용되었다. 이들 토착어에는 다음과 같은 언어가 포함되어 있었다. 아칸어(Akan), 은제마어(Nzema), 가어(Ga), 가-아당베어(Ga-Adangbe), 에베어(Ewe), 곤자어(Gonja), 카셈어(Kasem), 닥바니어(Dagbani), 다가레어(Dagaare). 1951년부터 1956년까지는 토착어들 중의 하나가 초등학교 1년 동안만 수업 매체로 사용되다가, 1957년부터 1966년까지는 이것이 초등학교에서 아예 사용되지 않았다. 그 후 1967년부터 1969년까지는 이것이 초등학교 1년 동안만 사용되었으며, 1970년부터 2002년까지는 이것이 초등학교 3년 동안 사용되었다.

   오늘날 가나 교육 당국은 고등학교(senior secondary school)까지 하나의 필수 과목으로 학습되는 어떤 토착어와 더불어, 영어를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수업 매체로 사용할 것을 지시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 언어 정책에 대해 학자들은 상이한 견해를 피력해 왔다. 어떤 학자들은 영어의 실용적 중요성을 강조하는 반면, 다른 학자들은 토착어의 사멸을 염려하고 있다. 현재 가나의 교육 정책은 표준 영어에 대해 지속적인 위신(prestige)을 부여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은 영어에 대한 가나인의 태도와 인식을 반영하는 하나의 좋은 예라 할 수 있다. 즉, 대개의 가나인은 영어를 교육, 지성, 권력, 진보, 사회․경제적 이익, 근대화, 의사소통의 언어로 간주하고 있다. 비록 일부의 학자들은 영어를 식민지 지배자의 언어로 간주하고, 가나인의 문화․역사․정체성을 고양하기 위해서 토착어를 수업 매체로 적극 장려할 것을 주장하고 있을지라도.


출처: http://www.lingref.com/cpp/acal/35/paper1298.pdf,

http://homes.chass.utoronto.ca/~cpercy/courses/eng6365-sellers.ht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