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고민주공화국의 비민주적 대통령 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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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HK연구교수 김광수


   지난 2011년 11월 28일 콩고민주공화국(Democratic Republic of the Congo, 이하 콩고)에서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졌다. 선거 결과, 조제프 카빌라(Joseph Kabila Kabange) 대통령이 재선됐다. 그런데 시민사회와 야당을 중심으로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됐고, 이를 제압하기 위해 정부가 폭력을 행사하는 끔찍한 사태가 발생했다.

   지난 2011년 2월 9일 카빌라 대통령이 890만 표(49%)를 얻어 에티엔 치세케디(Etienne Tshisekedi wa Mulumba) 야당 민주사회진보연합(Union for Democracy and Social Progress : UDPS) 후보를 300만 표 차이로 제치며 재선에 성공했다는 공식 발표가 이뤄졌다. 그러나 2위에 그친 치세케디는 선거 결과를 부정하며 자신이 대통령이라고 선언했고, 수도 킨샤사(Kinshaha)를 비롯한 콩고의 일부 도시에서 그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대거 몰려나와 선거 결과에 반대하는 시위가 10일까지 벌어졌다. 국제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에 따르면, 이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정부 치안부대에 의해 최소 24명이 사망했고 100여명이 다쳤으며 수십여 명이 임의적으로 구금됐다. 또한 민간인을 체포 및 구금할 법적 권한이 없는 대통령수위병력이 시내에서 민간인들을 체포, 구금하거나 평화적 시위를 무산시켜 문제가 됐다. 콩고대법원은 부정선거를 이유로 한 선거 무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랜 기간 내전과 독재를 겪어온 콩고는 2006년에 처음으로 ‘민주적’ 대선을 실시했다. 당시에도 선거에 패배한 야당 후보 진영과 정부군 사이에서 충격적인 총격전이 발생했었다. 이번에 치러진 두 번째 선거도 평화롭지 못했다. 심지어 투표 당일 킨샤사의 한 투표소에서는 투표함에 미리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투표용지를 집어넣으려 했다며, 선관위 직원을 주민들이 붙잡아 발로 차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고 전해진다. 위의 만평은 이러한 콩고‘민주’공화국에서의 ‘비민주적인’ 대선을 그려내고 있다. 투표함의 입구에서는 민중의 피로 추정되는 붉은 액체가 화산이 용암을 분출하듯 쏟아져 올라오고 있고, 이 투표함을 사이에 두고 카빌라 대통령과 치세케디가 서로 씨름하고 있다. 차기 선거에서는 보다 안정적인 모습을 기대한다.


출처: http://www.businessday.co.za/Life/Content.asp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