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에이즈와의 싸움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HK연구교수 김광수


   아프리카에서는 여전히 에이즈와의 기나긴 전쟁이 계속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sation : WHO)에 따르면 2010년 말 기준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uman Immunodeficiency Virus : HIV, 이하 HIV)에 감염된 사람은 무려 3,400만 명에 달하고, 매년 200만 명이 에이즈(Acquired Immune Deficiency Syndrome : AIDS)로 사망하며, 사망자의 75% 이상이 사하라 사막 이남의 아프리카 지역에서 발생한다.

   아프리카에서도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은 스와질란드(Swaziland)와 함께 세계에서 에이즈 발병률이 가장 높은 나라로 꼽힌다. 남아공 정부는 전체 인구의 10~15%인 560만 명이 에이즈에 감염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지만, 비정부기구단체의 전문가들은 인구의 70%가 HIV에 감염됐을 것으로 예측한다. 에이즈가 사망자 수 30%의 원인이 되는 남아공에서는 기대수명이 평균 49세에 불과한데, 이는 대한민국의 기대수명이 평균 79.4세라는 점을 고려하면 얼마나 낮은지 짐작할 수 있다. 그나마 다행인 사실은 아프리카에서 남아공이 항바이러스치료제(anti-retroviral : ARV, 이하 ARV)에 대한 접근이 가장 용이한 지역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남아공에서도 HIV에 감염된 환자들 중 37%만이 ARV를 이용한 치료를 실제로 받을 수 있다.

    콩고민주공화국(Democratic Republic of Congo, 이하 콩고)에서도 에이즈 문제가 심각하다. 국경없는의사회(Médecins Sans Frontières : MSF, 이하 MSF)에 따르면 콩고에는 3년 이내의 죽음을 기다리는 에이즈 환자들이 무려 1만 5,000명에 달한다. 에이즈 환자들 대부분이 자신이 감염된 것을 모른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실제로는 1만 5,000명을 훨씬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무엇보다 콩고의 에이즈 환자들 가운데 85% 가량이 ARV를 전혀 공급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콩고 인구 7,000만 명 가운데 100만 명 이상이 HIV에 감염됐고 35만 명이 ARV 투여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제대로 치료받는 환자는 4만 4,000명에 불과하다. 또한 에이즈에 감염된 임신부의 1%만이 아기가 HIV에 걸리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관련 치료를 받고 있다.

    고질적인 아프리카의 HIV/에이즈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우선 당장 치료가 필요하지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대다수의 HIV/에이즈 환자들을 위한 ARV의 보급이 이뤄져야한다. 최근 남아공의 HIV 환자들의 30~50%가 HIV와 함께 감염되는 결핵에 의해 사망하고 있는데, 최근 비트바테르스란트 대학교(Witwartersland University)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ARV를 병용한 초기 치료가 HIV에 감염된 환자들의 결핵 발병률을 40% 가량 낮출 수 있다고 한다. 최대한 많은 HIV/에이즈 환자들에게 ARV의 보급이 이뤄지는 것이 가장 시급할 뿐만 아니라 가장 효과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ARV의 보급을 위해서는 에이즈와결핵및말라리아퇴치를위한세계기금(The Global Fund to Fight AIDS, Tuberculosis and Malaria: GFATM, 이하 GFATM)과 같은 국제자선단체들의 ARV 공급 지원이 확대되어야 한다. 하지만 GFATM은 기부를 약속했던 선진국들이 돈을 지불하지 않으면서 발생한 기금 부족으로 인해, 콩고에 대한 지원을 축소했고 2014년까지 새로운 치료프로그램에 대한 원조를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상황은 기부를 약속했던 선진국들의 약속 이행뿐만 아니라 그동안 기부를 하지 않았던 중국 등의 신흥국들과 부유층의 참여를 필요로 한다. 반기문 유엔(United Nations : UN)사무총장 역시 ‘세계 에이즈의 날’에 발표한 성명에서 “에이즈 발견 40년을 맞아 우리는 지금 에이즈 확산을 끝낼 위치에 와있다”며 “에이즈 퇴치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기금이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기부를 독려했다. 지난 26일 빌 & 멜린다 게이츠 재단(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은 GFATM에 7억 5,000만 달러(한화 약 8,430억 원)를 기부했는데, 이는 기금 부족으로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GFATM의 회복을 위한 중요한 첫 걸음이 된 셈이다.

   에이즈 근절을 위해서는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접근도 필요하다. HIV 감염 방지를 위한 교육과 HIV/에이즈에 감염된 임산부에 대해 HIV에 걸리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치료제 지원을 강화하여, 새로운 HIV 환자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노력도 이뤄져야할 것이다.


출처: http://mg.co.za/article/2011-11-29-aidsrelated-infection-the-primary-killer/

http://mg.co.za/article/2011-03-31-after-30-years-war-on-aids-at-moment-of-truth

http://mg.co.za/article/2012-01-26-15-000-aids-victims-likely-to-die-in-congo-says-ms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