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초가 아프리카의 새로운 엘도라도?

   현재 아프리카 전체 성인 인구의 7.7%가 대마초를 흡연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 레소토, 짐바브웨, 남아공이 대마초를 합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공개적으로 새로운 생산 현장을 찾는 외국 기업이 늘어나고 있어 대마초 생산이 점차 글로벌화되어 가고 있다. 15세에서 67세에 해당하는 세계 인구의 13%가 대마초를 흡연하고 있다. 세계 30개 대마초 생산국에 나이지리아, 이집트, 잠비아, 시에라리온, 마다가스카르, 레소토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 국가는 대마초 생산을 의학 실험 및 의료용으로 합법화하였지만, 시장에서는 일반인의 대마초 흡연이 공공연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아프리카 암시장에서 매년 거래되는 대마초는 약 3만8천 톤이며, 7천 6백만 명이 대마초를 흡연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많은 국가에서는 대마초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경제적인 관점에서 대마초 생산을 합법화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어, 대마초 경제의 합법화는 그리 멀지 않아 보인다. 이미 레소토는 대마초를 의료용으로 합법화한 아프리카 최초의 국가다. 레소토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많은 대마초를 생산하는 국가 중 하나다. 레소토는 2017년부터 의료용 대마초의 생산, 가공 및 수출에 대한 최초의 라이센스를 부여하고, 까다로운 조건으로 소기업이 아닌 외국 대기업 투자를 유치하고 있다. 아프리카 두 번째로 대마초 생산을 합법화한 짐바브웨는 200개가 넘는 현지 및 외국 기업이 생산 라이센스에 관심을 표명하기도 했다. 북아프리카 모로코에서 이미 대마초의 일종인 해시시(hashish)가 생산되어 유럽으로 수출되고 있다. 이처럼 아프리카에서 대마초 생산과 유통은 완전하게 합법화되지 않았지만, 단속되는 것은 아니어서 암암리에 생산되고,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다.

   12억 인구의 아프리카에서 대마초 생산과 흡연이 합법화된다면, 매년 71억 달러 이상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프리카에서는 대마초가 오래전부터 전통 의약으로 사용되어 왔으며, 현대 의료 사각지대인 농촌에서는 예방 약재로 사용되고 있다. NGO나 국제 구호 단체에서도 대마초 사용을 공개적으로 권장하고 있다. 현재 다수 아프리카 국가는 대마초를 경제 부흥의 자원으로 이용하기 위해 수용하는 추세다. 특히 담배 수요 감소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서 정부가 대마초 재배를 반(半)합법적으로 용인하고 있다. 대마초 재배가 옥수수나 사탕수수와 같은 작물보다 경제적 이익을 많이 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옥수수밭이 점차 대마초 재배지로 둔갑하고 있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아프리카에서 대마초를 합법화하고 공익에 맞게 허용하기 위해서는 정책적으로 선행되어야 할 것이 많다. 그중 세 가지로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청소년과 성년의 대마초 과다 사용 기준과 처벌의 법제화와 관리·감독이다. 대마초 생산량이 많은 국가 대부분은 실업률이 높다는 점에서(예를 들어, 나이지리아, 가나, 모잠비크, 짐바브웨, 말라위, 남아프리카, 레소토 등) 무분별한 대마초 흡연으로 범죄가 급증할 수 있다. 둘째, 대마초 생산과 판매에 대한 해외 다국적 기업의 독점 방지다. 다국적 기업들은 아프리카의 값싼 노동력과 비옥한 넓은 토지를 이용하여 대량 생산 체계를 통해 몇 배의 가격으로 북부 지역(유럽, 북미, 아시아 등)으로 판매하려고 하고 있다. 셋째, 다국적 기업의 투자 대상은 경제 상황이 아주 안 좋은 국가들이 될 것이다. 아프리카 대륙이 자칫 세계 마약 밀매의 중심이 되어 라틴 아메리카처럼 분쟁의 또 다른 씨앗이 될 수 있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려면 개별 국가의 노력도 우선 필요하지만, 지역 협력 기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대마초 불법 유통을 차단하고, 다국적 기업의 독점과 횡포를 다자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협력체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