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의 정치적 양극화가 국가의 존립 위협

   2019년 8월 중순 아비(Abiy Ahmed) 총리는 2020년에 있을 총선(總選)에 대해 언급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에티오피아 인민혁명민주전선(EPRDF)은 선거가 예정대로 치러지도록 하기 위해 최근에 회의를 개최했다. 지난해 에티오피아는 지역 선거와 국가 선거를 치렀다. 지난 18개월간 에티오피아에서는 정치적 자유가 어느 정도 허용되었다. 하지만 이것이 민주화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정치적 자유화가 민주화로 귀결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에티오피아의 극단적인 정치적 양극화는 소득 불평등과 실업률 증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현상은 에티오피아의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으며, 국가의 존립에 위협이 되고 있다.

   에티오피아의 정치 공간은 다양한 행위자로 구성되어 있다. 정치인은 자신이 지역의 대표자일 뿐만 아니라 지역민을 제대로 건사할 수 있는 유일한 구세주인 것처럼 떠벌인다. 이들은 각자의 정치 무대를 창출하기 위해 중앙 정치 무대에서 눈을 떼고 있다. 이들은 국가의 존립 자체에는 별 관심이 없다. 이러한 무관심은 정치적 민주화와 경제 개혁을 더디게 하는 주요인 중 하나다. 또한 이들은 반대자를 심각한 적으로 간주하여, 악의적인 담론을 유포하고 공격적 태도를 취한다. 이런 행위는 민주주의 제도와 온전한 거버넌스를 구축하려는 계획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율적인 기관들의 부재는 정치적 양극화를 증대시키고 견제 능력을 약화하기 마련이다. 의회는 국민의 의지를 반영하여 입법 활동을 하는 기관이다. 하지만 에티오피아 의회는 헌법적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있다. 사법부도 마찬가지다. 이것은 삼권 분립 원칙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 국민의 의사와 요구를 반영하여 민주적 담론을 형성해야 할 미디어도 직업적․윤리적 의무를 다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에티오피아에서는 입법부와 사법부가 행정부의 꼭두각시 역할을 하고, 미디어도 제 역할을 다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민주주의적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

   에티오피아가 다양한 혼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민주적 기관들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강화하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다음 단계는 정치 구조를 개혁하는 일이다. 이러한 개혁은 공동체 수준에서 시작되어야 하며 건설적이어야 한다. 일반 시민은 국가와 자신이 운명 공동체임을 철저하게 인식하고, 국가의 문제를 바로잡으려는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 언론인은 공정한 보도를 통해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나아가 에티오피아가 민주주의 국가로 이행하는 데 이바지해야 한다. 에티오피아는 단일한 민주·경제·정치 공동체를 건설하고 유지하려는 국가 차원의 계획이 필요하다. 이 계획을 입안·실행하는 과정에서 정치 엘리트의 책임은 막중하다. 또한 언론인과 일반 시민의 역할도 매우 중요하다. 에티오피아가 정치적 양극화를 해소하고 민주주의 국가로 발돋움하는 과정은 고통스럽고 험난할 것이다. 하지만 진일보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필연적인 과정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