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만큼 중요한 나이지리아의 주지사 선거

작성자: 유하영/아프리카학부    작성일: 2019.4.21

   지난 2월 23일 나이지리아에서 열린 대통령 선거에서 무함마두 부하리(Muhammadu Buhari)가 아티쿠 아부바카르(Atiku Abubakar)를 이기고 당선되면서 재선에 성공했다. 여당인 범진보의회당(All Progressives Congress, APC)은 19개 주에서, 야당인 인민민주당(People’s Democratic Party, PDP)은 수도인 아부자를 포함한 16개 주에서 승리했다. 야당 지도자 아부바카르는 이번 선거가 비밀 투표로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불공정하게 치러졌다고 주장하며 탄원서를 준비하고 있다. 비폭력 선거에 가까워지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선거 관계자들이 납치당하거나 위협받고 있다. 또한 선거 기간 동안 발생할 수 있는 폭력을 막기 위해 경찰이 주둔해 있었는데,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시키려고 쏜 총에 무고한 선거 관찰자가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각 주의 주지사가 예산 편성 시 개입할 수 있는 힘이 크기 때문에, 주지사 선거 역시 중요한 부분이다.  나이지리아 한 도시의 경제력이 한 국가의 경제력보다 더 큰 경우가 있을 만큼 각 도시의 영향력이 크다. 예를 들어 나이지리아 라고스의 GDP는 케냐 국가 전체의 GDP보다 높으며, 이 수치는 아프리카에서 다섯 번째로 높다. 그렇기 때문에 나이지리아에서 주지사 선거는 대통령선거 만큼이나 민감하고 중요한 정치적 이슈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아프리카의 많은 국가에서는 선거 기간에 시위로 인한 폭력 사태가 일어나고 있다.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긴 하지만, 민주주의와 선거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확립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나이지리아 선거에서 흥미로웠던 점은 각 주의 경제력으로 인해 주지사의 권력이 국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나이지리아는 중앙 정부보다 주의 경제력이 커서 각 주의 재정 자립도가 높다. 자립도가 높기 때문에 나이지리아의 주지사들은 중앙 정부의 통제나 감시에서 벗어나서 오히려 주 정부의 예산 편성에 개입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주지사의 권력이 커지게 되면 대통령이 정책을 시행하는 데 의견 통합이 어려워져, 정책이 원활하게 집행되지 않을 수 있다. 나이지리아는 석유 강국으로서 높은 경제 성장률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 빈곤 문제와 높은 실업률로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나이지리아가 겪고 있는 문제들을 어떤 정책을 통해 해결해 나갈지는 부하리 대통령과 주지사들의 손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