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아프리카 여성은 전통적으로 가정 내에서 자녀를 돌보는 등 주로 가사에 집중해 왔다. 하지만 세계화와 현대화의 영향 등으로 인해 아프리카 여성들이 다양한 직업을 가지게 되면서, 이들의 일상생활과 사회적 지위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그렇다면 최근 가장 이슈화되고 있는 기후 변화가 아프리카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수단의 북코르도판주(North Kordofan State)에 위치한 알라하드(Al-Rahad)는 최근 들어 가뭄, 기온 상승, 낮은 강수량 등과 같은 기후 변화의 악영향을 받고 있다. 이로 인해 남성 목축민과 농부들은 하르툼(Khartoum)이나 타 도시로 이주하여 취업을 하는 반면, 여성들은 알라하드에 남아 가축이나 작물을 기르면서 소득을 창출하고 있다. 이는 남성과 함께 이주하는 여성들의 이주 패턴에 변화가 생겼다는 것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생계 패턴에서 여성들의 역할도 변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알라하드 여성들에게 천수 농업 기술 및 천연자원 관리 방법 등을 전수하고 있는 Promoting Gender Responsive Approaches to Natural Resource Management for Peace에 의하면, 지난 2년 동안 해당 지역 여성들의 소득이 증가했을 뿐 아니라 일일 식량을 충분히 생산하고 있다고 한다. 더욱이, 알라하드 여성들은 전통적으로 공동체가 조직한 분쟁 해결 과정인 조디아(Jodeya)에서 제외되었으나, 많은 남성이 생계를 위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면서 여성들의 참여도가 서서히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물론, 알라하드 지역 여성들의 사회적 참여도나 지위 변화는 기후 변화의 부정적인 영향으로 발생했기에 긍정적으로만 바라볼 수 없다. 하지만 여성들이 기본적으로 생계 기술 및 자급자족 역량을 구축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긍정적 사례인 것은 분명하다.
아프리카에서 발생하고 있는 기후 변화의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기후 변화 완화 활동(청정 기술 및 재생 에너지 사용 등)은 분명 중요하다. 하지만 기후 변화의 영향을 완벽하게 방지할 수 없기에 결국 부분적으로 기후 변화에 적응해야 한다. 이런 현실을 볼 때 알라하드 지역 사례는 기후 변화에 대한 적응에서 여성들의 역량 강화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준다. 앞으로 아프리카 정부와 국제사회는 여성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인식해야 하며, 기후 변화에 대한 성공적인 적응을 위해 여성 역량 강화에 더욱 심혈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