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행성을 부추기는 게임에 청년들이 중독되도록 만드는 근인(根因)

   게임에 대한 사행성 기준은 다소 모호하고, 사회적 정서나 도덕적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물론 사행성의 본질이 사라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땀 흘리지 않고 요행을 바라는 행태나 심리를 비판하지만, 권태, 불안, 불안정한 현상 유지가 유일한 사회 질서처럼 인식되는 현대 사회에서, 불로 소득에 대한 유혹이 똬리를 틀고 있는 것도 부인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특히, 지대(地代)나 부동산 불로 소득을 통해 막대한 부를 축적한 기득권 세력이 사행성과 요행에 대한 가차 없는 맹공을 가할 때는 참기 어려운 하품이 나오는 것이 장삼이사( 張三李四)의 당연한 반응이리라.

   2019년 1월 23일 존 폼베 마구풀리 탄자니아 대통령은 대통령궁에서 종교 지도자들을 만났다. 대통령과 종교 지도자들은 청소년들이 일을 하는 대신, 사행성 게임에 중독되어 있는 현실을 비판했다. 취임 후 탄자니아에서는 ‘여기에서는 오로지 일만이(Hapa kazi tu)’ 존중과 대접을 받는 사회를 건설하겠다는 의욕을 대내외에 표명한 마구풀리 대통령은 탄자니아가 ‘여기에서는 오로지 내기뿐(Hapa kubeti tu)’인 사회로 변질되었다고 개탄했다. 더구나 이러한 사행성 게임에 대한 열광은 청소년들의 나태를 드러내는 지표라고 개탄했다. 그의 통렬한 개탄은 충분히 이해할 만한 반응이다.

   그러나 정치와 종교 지도자들의 이러한 비판과 개탄에 대한 청소년들의 시선은 사뭇 다르다. 탄자니아 각지의 청소년들과 만나 인터뷰를 통해 도출한 사실은 청소년들도 사행성 게임의 유해성에 대해 잘 인지하고 있지만, 일자리도 수입도 없는 청소년들이 마지막으로 기대는 것이 사행성 게임이라는 것이다. 사행성 게임은 그야말로 사회적 약자, 빈자들이 내는 또 하나의 세금인 것이다.

   청년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 산업 발전, 투자 유치, 농업 부문 개발 등 청년들이 희망을 품고 의지를 불태울 환경을 만들어나가는 것이 급선무라는 지적이다. 청년층을 위해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삶의 환경을 개선하려는 정부의 실질적 정책 수립과 이행 없이 사행성 게임 중독을 비판하는 것은 하나의 허언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는 것도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