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비는 1976년생이다. 그는 아디스아바바(Addis Ababa) 서쪽의 작은 타운 베샤샤(Beshasha)에서 태어났다. 그는 중령으로 제대한 후에 과학기술부 장관, 오로미아주 부지사, 오로모 인민민주조직(OPDO) 사무국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 4월 2일(현지 시각) 그는 에티오피아의 새 총리(제12대)로 취임했다. 그는 에티오피아 역사상 오로모족 출신 첫 총리다. 그는 광범위한 대중적 지지를 얻고 있다. 국제 언론 매체들도 그를 ‘젊은 개혁가’라며 칭송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의 앞에는 국가적 난제가 산적해 있다. 그중 선결 과제를 적시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오랫동안 존재해 온 정치적 모순을 극복해야 한다. 특히, 1991년부터 현재까지 연립 정당인 에티오피아 인민혁명민주전선이 일당 독재 체제로 국가를 장악해 왔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현상을 타파하고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정당 간 협력과 견제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정치 구조와 정치 풍토를 창출해야 할 것이다.
둘째, 경제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 최근 들어 에티오피아의 거시 경제는 악화 일로에 있다. 인플레이션은 아주 심각한 상태에 있다. 지난 2월 한 달 동안에만 그 수치가 15.6%나 증가했다. 환율 문제도 심각한 편인데, 에티오피아의 비르화는 지속적으로 평가 절하되고 있다. 부채와 실업률도 증가하고 있다. 국가 중심의 경제 성장 정책으로 인해, 공공 부문에 비해 민간 부문은 아주 취약하다. 이런 현상들은 에티오피아 경제의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다.
셋째, 부패를 척결해야 한다. 에티오피아의 공공 부문에는 부패가 뿌리 깊게 만연해 있다. 부패는 민주화를 저해할 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의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현상은 리더십의 부재와 통치 구조의 문제에서 주로 생겨난다. 지난 정부에서 부패 척결을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은 것은 아니나, 그 성과는 여전히 미미하다.
넷째, 종족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 에티오피아에서도 종족 갈등은 국가 통합을 저해하고, 수많은 사상자를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1990년대 초반 정부는 종족 연방주의(ethnic federalism)를 도입했다. 이 정책은 종족적․종교적 다양성과 언어적 다원성을 인정하고, 주별 자치권과 자결권을 제고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 하지만 종족 연방주의는 종족 간 갈등을 오히려 부추기는 결과를 낳고 있다. 따라서 이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고 수정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국민의 인권을 신장해야 한다. 지난 수십 년 동안 국가 폭력으로 인해 에티오피아에서는 수많은 사람이 고통을 받거나 희생되었다. 정부는 헌법에 의거하여 언론 및 집회의 자유 등을 적극적으로 보장해야 할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대책이 수립되어야 한다. 또한 정치, 경제, 사회 문제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젊은 지도자 아비가 이끌어 갈 에티오피아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탈바꿈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