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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티그레이 사태와 아프리카 뿔 지역 안보

24Mar/22

아래의 그림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2018년부터 아프리카의 뿔(Horn of Africa) 지역은 일련의 극적인 사건으로 인해 뉴스의 헤드라인에 자주 오르내리고 있다. 오로미아(Oromia) 지역에서 수년 간 격렬한 시위가 지속된 이후 2018년 4월 에티오피아에서 권력 이양이 이루어졌다. 그해 12월 수단에서는 반정부 시위가 시작됐다. 2019년 4월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가 쿠데타를 일으켜 이러한 상황은 절정에 달했다. 2018년 7월 사우디아라비아와 UAE가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레아 평화 협정을 중재한 이후, 수단과 우간다의 주장으로 2018년 9월 남수단에서 불완전한 평화 협정이 타결되었다.

첫번째 기고문

그러나 민간 정부가 주도하는 보다 다원적이고 민주적인 정치가 수단과 에티오피아에 뿌리내릴 것이라는 초기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순탄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 수단의 군부와 준군사조직은 에티오피아에서 진행되고 있는 변화의 바람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으며, 에티오피아의 새 행정부와 이전 통치 세력인 티그레이 인민해방전선(Tigray People’s Liberation Front : TPLF) 사이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내전의 공포가 고조되었다.

 

2020년 11월 4일, 에티오피아 총리 아비 아흐메드(Abiy Ahmed)가 전날 저녁 TPLF의 군인들이 다수의 연방 군사 기지를 공격한 후 “최후의 레드라인(red lines : 불화·협상 시 한쪽 당사자가 양보하지 않으려는 쟁점이나 요구, 정치·경제적 현안 중 꼭 지켜야 할)을 넘었다(the last red line has been crossed)”라고 선언하면서 전쟁이 시작되었다. 아비 총리는 암하라 지역의 군인들과 함께 연방군에게 TPLF 지도부를 제거하고 에티오피아 정치에서 과거 집권 세력의 정치 및 안보 인프라를 해체하라고 명령했다. 이 사건은 에리트레아 병력을 포함한 연방군이 티그레이 북부 지역을 공격하면서 에티오피아의 문제인 동시에 뿔 지역의 지역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에티오피아 아비 총리의 전쟁 선언은 2018년 4월 집권 이후 가장 중요한 움직임으로 같은 해 7월 에리트레아와의 평화 협정 체결과 2019년 12월 TPLF가 도입한 정당 제도 해체와 함께 에티오피아와 뿔 지역의 향방을 어렵게 하고 있다.

 

한때 내전과 지역 갈등이 교차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던 이 지역은 최근 수십 년 동안 특히 국경 지역을 중심으로 폭력이 난무했으나 최근에 들어와 폭력이 줄어들었다. 아프리카 뿔 지역 국가들은 이웃 국가를 불안정하게 만들 수 있는 분쟁을 점점 자제하고 협력 관계를 지향하고 있다.

 

에티오피아는 수단과 함께 아프리카 뿔 지역의 지역 질서를 뒷받침하는 군사·정치 체제의 핵심 국가라고 할 수 있다. 수단과 에티오피아는 한 쌍의 기어가 회전하는 것처럼 맞물려 회전할 때, 지역 안정은 유지되지만, 그들이 다른 방향으로 가려고 할때 분쟁과 지역 불안정이 분출된다. 두 나라는 1990년대 중반 극명한 이념적 차이와 심각한 긴장에도 불구하고 이전 정권에서 특히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오늘날 이러한 연결 고리는 더 약해지고 있으며, 그랜드 에티오피아 르네상스 댐(Grand Ethiopian Renaissance Dam: GERD)을 둘러싼 의견 불일치와 수단 압둘라 함독(Abdalla Hamdock) 총리의 TPLF와 에티오피아 연방 정부 간 중재 노력이 거부되면서 카르툼과 아디스아바바 간의 협력 관계가 경색되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시작된 이러한 경향은 1980년대와 1990년대의 대규모 다자간 전쟁 대신 다르푸르, 차드, 그리고 에티오피아-에리트레아의 대리전과 같은 하위 지역 전쟁을 촉발하기 위한 반란과 군사 개입이었다. 티그레이 전쟁이 발발한 이후, 외부 세력의 개입과 함께 지역 분쟁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는 수많은 이론이 분석가들과 전문가들에 의해 논의되었다. 뿔 지역의 변동성은 최근 그 어느 때보다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면적인 지역 분쟁에 대한 우려가 정말 타당한지, 그리고 현재 급증하고 있는 폭력의 밑바닥의 단층선이 실제로 아프리카 뿔 지역 전체를 관통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소에서는 에리트리아 사태가 불러온 뿔 지역의 안보와 평화에 관해 집중적으로 연재하여 심층분석한 기고문을 향후 지속적으로 게재할 예정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기와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의 발전

25Jul/20

   포스트 코로나 시기에 아프리카대륙자유무역지대(AfCFTA) 출범이 아프리카 경제를 발전시키는 돌파구가 될 것인지 기대하고 있다. 2020년 7월 1일, 아프리카 55개국이 ‘아프리카대륙 자유무역지대(African Continental Free Trade Area : AfCFTA)’를 출범시킨다. 지난 2018년 3월 22일 르완다 키갈리에서 개최된 제10차 AU 총회에서 44개국이 AfCFTA에 서명을 완료하며 공식 출범을 선언한 바 있다. 이로써 아프리카는 12억 9,000만 명이 속한 단일 시장을 향해 진일보하고 있다. AfCFTA 출범으로 아프리카 산업화의 속도는 빨라지고, 외국인 직접투자 기회가 늘 것이며, 역내 교역량은 급속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아프리카의 역내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10%에서 2016년 20% 미만으로, 아시아나 유럽 등 다른 지역에 비해 현저히 낮다. AfCFTA가 출범함에 따라 관세장벽 철폐, 가격 경쟁력 개선 등으로 아프리카 총수출량과 역내 교역량이 ’10년 대비 ’22년 각각 약 4%(253억 달러), 52%(346억 달러) 증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fCFTA의 성패는 제조업 확대와 제조업 분야에서 국가별 분업화에 달려 있다. 아프리카 국가 중에서 제조업 제품으로 역내 무역이 가장 활발한 국가는 남아공이다. 2018년 남아공의 역내 무역량은 전체 수출의 27%인 240억 달러, 수입의 12%인 10억 200만 달러를 차지했다. 무역 상품은 석유화학 제품과 자동차 등 다양하다. 한편, 아프리카의 G2인 나이지리아는 AfCFTA 출범이 자국의 이익을 침해할 것이라고 우려해 서명을 주저한 바 있다. 남아공 역시 AfCFTA 출범에 따른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지만은 않고 있다. 남아공 정부는 아프리카의 열악한 물류 인프라와 통관 지연을 들어, AfCFTA 성공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경제는 세계화가 아니라 지역화로 변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글로벌 공급망이 COVID19로 훼손된 데 따른 것이다. 또한, 리쇼어링(Reshoring) 현상이 발생하면서 지역별 경제 블록 구축이 활발해질 수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기에는 더욱더 협력이 절실하다고 할 수 있으며 AfCFTA의 출범은 그런 의미에서 시기적절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AfCFTA가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 자못 귀추가 주목된다.

COVID19와 국가봉쇄령으로 여성에 대한 강간과 성폭행 급증

25Jul/20

  COVID19에 맞서 국가 봉쇄령을 시행한 나이지리아에서는 또 다른 사회적 문제가 대두하고 있다. 2020년 6월 13일 AP NEWS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전역에서 국가 봉쇄령 기간에 강간 및 성폭행이 3배나 급증하여, 여성과 아동 성폭력에 대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고 전했다. 이에 나이지리아 36개 주의 주지사는 성범죄자에 대해 더욱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히며, 본 사태의 심각성에 대해 다시 한번 경고하였다. COVID 19로 인한 혼란스러운 위기 상황 속에서, 나이지리아는 여성과 아이들에 대한 젠더기반폭력(Gender-based violence : GBV) 문제가 대두하면서 고통을 받고 있다.

   본 사건과 관련지어, 최근 소셜미디어(SNS)에서는 여성인권 활동가들이 ‘#We_Are_Tired’라는 해시태그를 걸고 전국적인 항의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에 나이지리아 여성부 장관인 탈렌(Pauline Tallen)은 “COVID19로 인한 이동제한 조치 때문에, 사람들이 집안에 고립되면서 여성과 아이들도 성폭행 가해자들과 함께 감금된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부하리(Muhammadu Buhari) 대통령도 지난 6월 12일 국가연설에서 “나이지리아는 최근 발생한 강간 사건과 여성 성폭력에 강력히 맞서 싸울 것이다.”라고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표명한 바 있다.

   나이지리아의 강간 및 성폭력 문제가 COVID19로 인한 국가 봉쇄령과 맞물리면서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떠올랐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히 ‘#나는 지쳤다’라는 해쉬태그 운동과 여성인권 운동가들의 시위를 통해 해당 사회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요구하는 전국적인 움직임도 관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부가 아직 국가 봉쇄령 동안 발생한 강간 및 성폭행 횟수를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은 것으로 보아, 구체적인 피해 조사 및 집계는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더 나아가 부하리 대통령은 본 사태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을 약속했지만, 사실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확실하게 이루어질지는 확실하지 않다. 2020년 6월 5일 BBC NEWS에 따르면, 많은 피해자가 나이지리아 사법 기관에 대한 신뢰 부족과 2차 가해를 우려하여 자발적으로 신고하지 않기 때문인데, 피해자들이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을 수 없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궁극적으로 아프리카 여성들의 인권 신장을 위해서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권리 요구, 정부의 지원 및 국제 사회의 관심이 지속하여야 할 것이다.

아프리카에서 COVID19가 예상보다 위력이 약한 이유는 무엇일까?

14Apr/20

   올해 2월에 이집트에서 아프리카 최초의 코로나바이러스(COVID19)가 검출되었지만, 이 전염병은 유럽을 뒤덮고 미국으로 확산하여 전 세계적으로 약 160만 명 이상이 감염되었다. 보건 전문가들은 아프리카에서 치명적인 COVID19가 초래할 수 있는 재앙에 대해 경고한 바 있다. 아프리카 대부분의 국가는 이 전염병을 통제할 수 있는 시설과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므로 더욱 심각하게 다가왔다.

   COVID19는 아프리카 52개국으로 퍼져 나가고 있고 확진자의 수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이상하게도 감염자와 사망자의 수가 세계적인 증가 추세에는 턱없이 낮아 주목을 받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지금까지 아프리카 53개국에서 12,800명 이상을 감염시켰고 적어도 692명이 사망했다. 단지 코모로스와 레소토만 안전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가장 심각한 영향을 받은 국가지만 약 2천 명 이상의 확진자와 25명 이상이 사망하여 유럽에서 871,000명의 확진자가 나오고 사망자가 71,000명에 이른 유럽과 비교할 때 크게 떨어진다.

   하지만 지난달 세계보건기구(WHO)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전염병의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가 대유행병의 극적인 상황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프리카에서 COVID19의 위력이 약한 것이 아니라 진단과 검사 수가 현저히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전체 5천 7백만 명의 국민 중 약 73,000명을 검사했고 1억 9천 만 명의 인구를 가진 나이지리아는 약 5,000명을 검사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분명히 아프리카는 다른 지역에 비해 전 세계적으로 고통을 받는 COVID19에 대처하기 위한 시간이 있지만, COVID19를 막기 위한 수단은 한계가 있다.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국제 사회의 지원을 통해 검사 및 치료 시설을 확대하는 한편, 경제적·사회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강력한 국가 봉쇄, 야간 통행 금지,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이 필요하다.

남아공의 COVID19와의 전쟁과 우울한 아프리카의 경제 전망

13Apr/20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으로 기술)은 지금 아프리카 국가 중 가장 최전선에서 코로나바이러스19(COVID19)와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 남아공 보건 당국은 2020년 4월 12일 현재 COVID19 확진자가 2,173명, 사망자는 25명이라고 발표했다. 남아공은 현재 아프리카에서 가장 많은 COVID19 확진자가 발행한 국가다. 특히 행정 수도 프리토리아와 경제 중심지인 요하네스버그가 위치한 하우텡주가 COVID19 확산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

   COVID19에 대한 남아공의 대처는 아프리카 국가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3월 5일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3월 15일 61명으로 확진자가 증가했다. 라마포사(Cyril Ramaphosa) 남아공 대통령은 3월 15일 COVID19 확산을 막기 위해 ‘국가 재난 사태’를 선포했다. 이후, 3월 25일 10일 만에 약 10배가 넘는 709명의 감염자가 발생하자 남아공은 26일부터 4월 16일까지 3주간 국가 봉쇄를 시작했다. 므카이즈(Zweli Mkhaize) 보건부 장관은 코로나19의 대유행을 멈추게 하려면 약 2주가 소요될 것이라고 설명하고 약국, 은행, 요하네스버그증권거래소(JSE)를 포함한 금융서비스 제공 기관, 마트, 주유소, 의료 기관을 제외한 모든 상점을 3주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남아공 현지의 지인은 오로지 병원이나 약국 또는 식료품을 사기 위해서만 외출 할 수 있다고 하며, 매우 긴박하게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전해 주었다. 그러나 보건부 장관의 예상은 빗나갔고 4월 9일 국가 봉쇄를 2주 더 연장하여 4월 30일까지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그동안 꾸준히 확진자가 늘었지만, 국가 봉쇄가 아니었으면 확진자가 급증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프리카의 COVID19 상황이 다른 대륙의 통계를 따라간다고 볼 때 확진자 수가 앞으로 급진적으로 늘어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남아공의 ‘창살 없는 감옥’과 같은 국가 봉쇄는 앞으로도 더 연장될 수 있다.

   남아공의 COVID19 확산 상황은 남아공을 비롯한 아프리카 대륙의 경제 침체를 예상한다. 현재 아프리카 55개국 중 절반 이상이 COVID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국경 봉쇄, 하늘과 육지의 통행 금지 등 일련의 조치를 하고 있으며, 이러한 조치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러한 일련의 조치는 아프리카 경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COVID19 대유행으로 인해 아프리카 경제 대국인 남아공에서부터 지하 경제가 국내총생산(GDP)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우간다에 이르기까지 대륙 전역이 경제적으로 타격을 받는 다는 것을 의미한다.

   UN은 올해 아프리카의 경제 성장률이 3.2%에서 1.8%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마도 COVID19로 인한 아프리카의 경제 침체는 아프리카 대륙의 빈곤을 더욱더 증가시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