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으로 서술)의 타보 음베키(Thabo Mvuyelwa Mbeki)는 1999년 넬슨 만델라의 뒤를 이어 두 번째 흑인 대통령이 되었다. 그는 에이즈가 바이러스로 발병한다는 사실을 부정했다. 보건부 장관 역시 에이즈는 마늘, 붉은 무인 비트(beet), 감자 등 민간요법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치료약을 투여 받지 못한 산모들에게서 수천 명의 에이즈 감염 아이들이 태어나는 비극이 벌어졌다. 하루에 약 900명씩 30만 명이 에이즈로 목숨을 잃었다.
국제연합(UN) 조사에 따르면 남아공의 HIV 보균자는 전체 인구의 10%인 470만 명으로 추정된다. 남아공 의료연구위원회(Medical Research Council: MRC)는 2000년 한 해 에이즈 사망자가 20만 명이었다고 추정했다. 매일 HIV에 새로 감염되는 환자가 1700명이며, 15∼49세 성인 남성 중 절반 이상이 에이즈로 사망한다고 보고했다.
남아공이 이렇게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잘못된 에이즈 정책을 실시한 음베키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남아공의 에이즈 문제에 대해 고민하던 그는 웹사이트에서 기존의 에이즈 학설을 뒤집는 소수 의견을 접하게 됐다. 이들의 주장은 에이즈 원인균이 HIV가 아니고 전염성도 없으며 성 접촉으로 감염되지 않는다고 했다. 에이즈 치료약은 되레 환자 수명을 단축시키는 등 득보다 해가 더 크다고 주장했다. 또한 에이즈는 세계적으로 상이한 사회 현상이며, 서구의 치료약을 아프리카에 접목하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넉넉지 못한 국가 재정을 운영해야 하는 음베키에겐 무척 매력적으로 다가왔음에 틀림없다.
만평 출처: http://mg.co.za/cartoon/2016-03-11-mbeki-constrained-by-stubborn-denial-of-the-pa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