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나의 식량 위기와 정치인들의 기만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HK연구교수 설병수


   식량 안보(food security)는 개발도상국뿐만 아니라 선진국에서도 중요한 화두로 대두하고 있다. 식량 안보 불안의 최대 피해자는 개발도상국의 빈곤층이다. 개발도상국에서는 식량 위기가 발생하는 동안, 위정자들이 각종 통계치를 조작하거나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면서 국민을 기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가나의 정치인들 역시 이러한 작태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가나의 일간지인 <The Chronicle>(2012년 3월 14일자)의 기사(“정치인들이 심리 게임을 하는 동안 식량 위기는 계속되고 있다”)에서도 확인된다. 아래의 내용은 이 기사에서 발췌한 것이다.

   최근 밀스 대통령(President Mills)의 켄키(kenkey) 구매 운동 및 가나의 식량 안보에 대한 이후의 보도는 개발도상국에서의 소비자 문제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가나 뉴스 에이전시(Ghana News Agency)의 보도에 따르면, 아크라의 몇몇 지역에서는 켄키의 가격이 1세디를 넘었기 때문에 서민들은 구매 능력을 빠르게 상실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식량 안보와 이에 따른 가나인의 고초에 대한 진술이었다.

   이에 대해 식량 및 농무부 차관인 알프레드 티아(Alfred Sugari Tia) 박사는 가나가 지난해에 식량 작물 흉년을 당했으나, 식량 위기를 경험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 진술은 비정상적인 강우 패턴과 그로 인한 흉작의 결과로서 가나에서의 식량 위기를 예견하는 대중 매체의 보도와는 명백히 반(反)하는 것이었다. 가나식량안보(Food Security Ghana) 당국의 견해에 의하면, 이러한 정부의 행위와 진술은 둔감한 것일 뿐만 아니라 실제로 기만적인 것이다. 대부분의 국가들처럼 가나는 식량 불안정으로 인한 식량 위기를 경험하고 있다. 갤럽(Gallup)의 최근 조사들은 가나인의 상당수는 식량을 구매하기에 충분한 자산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발견했다. 가장 보수적인 평가에 의하면, 15세 이상의 가나인 중 적어도 17%는 식량을 사기에 충분한 돈을 가지고 있지 않다.

   문제는 정치인들이 마치 식량 위기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주장하는 것이다. 2007-08년 세계 식량 위기 이래, 인구의 대다수가 수입의 50% 이상을 식량 구매에 지출하고 있는 가나 및 여타 개발도상국들에서의 상황은 식량 위기를 더욱 가혹하게 만든다. 그 차관(알프레드 티아 박사)은 식량 안보를 담보하기 위해 정부가 착수한 수많은 조치를 언급하면서, 미래에는 가나가 식량 수입국에서 식량 수출국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장기 목적이 달성되기까지, 많은 가나인은 근시안적인 정책들 때문에 더욱 깊은 절망에 빠질 수도 있다. 이제 정치인들은 국민을 위해서 심리 게임(mind games)을 중단하고, 현장에서 가나의 식량 안보 실상을 평가하고, 장기적인 조치뿐만 아니라 즉각적이고 단기적인 조치를 취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