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이슬람과 기독교의 공존

이집트 이슬람과 기독교의 공존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HK 연구교수 금상문


   만평을 보면 기독교의 상징인 십자가 그려진 기독교인과 이슬람의 상징인 초생달이 그려진 무슬림이 사이좋게 1월 25일이라고 쓰여진 이집트 국기를 들고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와중에 털이 달린 괴물의 손이 그들을 노리고 있다.

   이집트에서 유혈충돌의 발단은 지난 5월 강경파 무슬림 500여 명이 카이로 외곽 임바바 지역의 한 기독교 계통인 콥트 교회 앞에서 무슬림들은 “이슬람으로 개종한 한 여성이 이 교회에 억류돼 있다”고 주장하며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였다. 처음 교회진입을 차단하는 교회 경비원들과의 말다툼이 이후에는 화염병과 투석전으로 번졌고 곧이어 총격전이 오가는 유혈사태로 확대됐다. 이 결과 12명이 사망하고 22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후 남부 아스완에 있는 한 콥트 교회가 무슬림에 공격당한 뒤 수천 명의 콥트 기독교 시위대가 거리로 나섰다. 군이 실탄을 쏘며 저지하자 시위대는 돌을 던지고 차량에 불을 지르며 맞섰다.

   이러한 사건의 발단에 이집트 군부가 있다고 판단한 콥트 기독교인들이 군부에 반대해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에서 시위를 벌였다. 군은 시위대를 무역진압하면서 26명이 숨지고 5백 명 이상이 부상을 입었다.

   이러한 시위의 성격은 처음 종교간 갈등으로 시작되었지만 시위대 일부가 “무슬림과 기독교의 문제가 아니라 자유의 문제”라고 외치고 무슬림 일부가 “기독교인은 물러가라. 이슬람, 이슬람”을 외치는 등 시위의 성격이 복잡하게 되었다.

   이러한 사태에 대해 에삼 샤라프 이집트 총리는 “종교분쟁이 아니라 민주주의로 가려는 이집트를 방해하려는 음모 같다”면서 사태 진정을 위한 비상각의를 소집했다. 즉 군부가 종교 갈등을 부추겨 집권 연장을 꾀하고 있다는 의구심이 계속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군부는 10월 15일 종교적 차별을 비롯한 모든 차별행위를 처벌하는 내용의 법안을 승인했다. 즉 개정안은 “성별, 출신, 언어, 종교나 신념”에 근거한 차별행위에 대해 3만 이집트파운드(한화 약 580만원)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과 특히 공무원이 차별대우한 경우에는 적어도 3개월의 징역형을 받거나 최소 5만 이집트 파운드의 벌금을 내야 한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하지만 이집트 정국은 혁명이후 후세인 탄타위 군 최고위원회(SCAF) 사령관이 실질적으로 통치하고 있는데 군부가 약속한 6개월이 훨씬 지난 권력 이양 시점을 늦춰 불신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실정에서 기독교인과 무슬림간의 화해를 바라고 있으면서 검은 손은 이집트 군부를 지칭하는 만평이 나온 것이다.


출처: 이집트 아흐람지 (2011년 10월 13일) 만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