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19, 에티오피아의 경제 위기에 기름을 붓다

   아비(Abiy Ahmed) 총리 주변의 경제 자문가들은 에티오피아가 높은 경제 성장률을 달성하고, 비교적 안정적인 거시 경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에티오피아의 올해 경제 지표들은 그리 고무적이지 않다. 에티오피아가 세계적 유행병(COVID-19, 이하 ‘코로나19’로 표기)과 정치적 격변으로 휘청거리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그들의 전망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그들의 낙관론과 달리, 에티오피아 경제는 상당한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계층은 가난한 사람들이다. 그들은 식량을 확보하고 영양을 섭취하는 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에티오피아에서 경제적으로 가장 활기찬 도시인 아디스아바바에서도 이런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국제식량정책연구소(IFPRI)의 가쇼우 등(Gashaw T. Abate et al.)이 600가구를 대상으로 시행한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는 소득 감소와 이에 따른 식량 확보의 어려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2020년 5월과 6월 사이에 조사된 가구 중 67%는 소득이 낮거나 평소보다 낮다고 응답했다. 소득 감소 현상은 부유한 가구보다 가난한 가구들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가난한 가구 중 4분의 3은 소득 감소에 대처하기 위해 저금을 까먹고 있는 동안, 절반 이상의 가구는 식품 소비를 줄였다고 보고했다. 이들 가구 중 68%는 30일간의 식품비를 감당할 만한 저금이 없었다. 이들 가구는 에티오피아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았던 2월에 이미 과일 소비에서 22%의 감소를 경험했다. 5월에는 육류와 유제품 소비에서 각각 31%와 11%의 감소를 경험했다. 이러한 수치들은 에티오피아 경제의 현재 상황을 보여주는 데 충분한 지표다.

   에티오피아에서는 2020년 2월과 6월 사이에 850만 명이 식량 부족을 경험했다. 이들 중 600만 명은 상태가 더욱 심각했다. 식량을 시장에 의존하는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높은 식량 가격으로 고통을 받았다. 올해 3월 인플레이션은 거의 27%에 달했다. 게다가 사막 메뚜기 떼의 습격으로 또 다른 100만 명은 식량 원조가 필요한 상황이다. 동아프리카 지역에서 발생한 사막 메뚜기 습격은 70년 만의 최악으로 기록되었다. 아일랜드의 국제 원조 단체인 GOAL에 따르면, 에티오피아 인구 중 2,000만 명은 이미 식량 부족 상태에 처해 있다. 이처럼 현재 에티오피아 경제는 심각한 인플레이션, 코로나19 위기, 사막 메뚜기 떼 습격 등의 영향으로 휘청거리고 있다. 경기 둔화에 따른 비르(birr)화의 평가절하 현상도 심각한 수준이다.

   에티오피아 정부의 허약한 재정 상태를 고려할 때, 국제사회의 인도주의적 지원이 절실한 것은 사실이다. 특히 가난한 사람들과 여성들에 대한 지원은 더욱 절실하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현재의 경제 위기를 헤쳐나가려는 에티오피아 자체의 의지다. 다양한 경제 주체는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지혜를 모으고 배전의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