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으로 기술) 국영전력회사 에스콤(Eskom)의 위기가 점점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에스콤은 부실경영과 부정부패로 심각한 재정위기를 맞고 있으며 전력공급이 불안정하여 남아공 경제에 치명적인 위협을 주고 있다.
2019년 3월 기준으로 약 4,400억 랜드(약 310억 달러)의 부채를 안고 있었으나 10월에는 남아공 GDP 8.5%에 해당하는 막대한 규모로 커지면서 남아공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10월 16일부터 17일까지 에스콤은 2월과 3월에 이어 7개월 만에 석탄화력발전소의 기술적 결함으로 인해 2,000MW 줄이는 순환 단전을 또다시 실시했다. 에스콤은 남아공 전력의 90% 이상을 공급하고 있으므로 전력공급문제는 경제와 직결되어 있다.
10월 22일에는 남아공 의회가 막대한 부채위기에 시달리고 있는 에스콤에 대해 약 590억 랜드(약 40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 특별법을 통과시켰다.
에스콤은 주마(Jacob Zuma) 남아공 전 대통령을 2017년 결국 물러나게 했던 ‘국정농단(state capture, 국가포획)’ 부패 스캔들에 연루돼 있기도 하다. 그런데 12월 20일에는 에스콤 전직 매니저 2명이 약 5천만 불을 착복한 부정부패 혐의로 체포되어 국민에게 부정부패의 온상이라는 인식을 안겨 주었다. 남아공 검찰은 이 두 명이 대형 발전소의 건설 관련 계약을 조작했다고 밝혔다.
2020년 1월 6일 라마포사(Cyril Ramaphosa) 대통령이 임명한 드루이테르(Andre de Ruyter) 신임 CEO는 남아공의 경제발전에 발목을 잡는 빈번한 정전과 전압변동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는 효과적인 전력공급을 위해 전력 생산, 전송, 유통 등에 대해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문제가 해결될 기미는 없어 보인다.
세계은행은 올해 1월에, 2020년 남아공 경제성장률을 1% 미만으로 발표하였는데 이는 에스콤의 전력 수급 문제 및 기타 사회기반 시설의 제약이 남아공의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1월 13일 킴벌리에서 열린 ANC 108주년 기념행사에서 에스콤을 강하게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국영 기업인 에스콤은 프라빈 고단(Pravin Gordhan)이 수장으로 있는 공공기업부(Department of Public Enterprises)에 속한다. 남아공에서는 에스콤을 어느 부서에서 관리하는 것이 좋은지를 놓고 격렬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에스콤을 광물자원 및 에너지부(Department of Mineral Resources and Energy)로 옮겨 감독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으나 코사투(COSATU) 국회 조정관 매튜 팍스(Matthew Parks)는 이러한 방법이 전력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주말에는 ANC 여성연맹(ANC Women’s League)과 남아공 금속노조(National Union of Metal Workers of South Africa : MUMSA)가 전력산업을 에너지부로 개편해야 한다는 견해를 별도로 표명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력공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투명하고 공정한 에스콤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남아공 정부와 정치인의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