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에서 등장한 100번째 노벨 평화상의 주인공

작성자: 유하영/아프리카학부    작성일: 2019.10.11

   지난 10월 11일, 에티오피아의 수상 아비(Abiy Ahmed)가 노벨 평화상의 100번째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아비는 지난해 집권 이후 국가 통합과 평화를 위해 애쓴 정치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그는 에티오피아의 공용어인 암하라어로 연설하였는데, 민주주의는 물론 개혁을 통해 오랫동안 억압받던 사람들의 해방과 분쟁의 종결을 약속했다.

   지난 해 6월, 그는 1993년 에티오피아에서 독립한 인접 국가인 에리트레아와 화해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이 합의를 통해 약 20년 동안 인접 지역에서 발생하던 분쟁이 종식되었다. 또한 아비는 협상 과정에서 에리트레아 대통령 이사이아스 아페웨르키(Isaias Afwerki)를 돕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와 단절되었던 관계를 회복하고 재정적 원조를 얻어냈다. 평화적인 합의가 체결된 후 가족과 친구들이 재회하고, 국경 간 무역이 증가했다. 노벨위원회 위원장 베릿 라이스-안데르센(Berit Reiss-Andersen)은 “아비가 평화와 국제적인 합의를 이끌어냈고 그의 결단력을 통해 에리트레아와의 분쟁을 해결했다는 점을 높이 사서 그를 노벨 평화상에 선정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아비가 올해 초 수단에서 발생한 민주주의 시위자들과 군부대 사이 권력 분할에서 중재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는 점을 칭찬했다.

   아비는 정치범들을 석방하고 공정 선거를 약속했으나, 아비의 행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에티오피아는 아비의 임기 전부터 종족 갈등으로 많은 사람이 집을 잃고 흩어져 살고 있다. 사실상, 이에 대한 아비 정부의 대응은 늦었으며, 분쟁으로 인한 인도주의적 위기에 대응하기보다 국제 여론을 의식해 정부의 이미지 제고에 집중했다. 정부의 미온적 대처로 인해 실향민들은 몇 달 동안 원조를 받지 못했으며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지역으로 다시 돌아가야 했다. 따라서 아비의 대응이 더 많은 폭력과 빈곤이 만연하는 데 기여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지금까지 아비의 노력이 에티오피아에 평화를 가져다준 것은 분명하다. 외교를 통해 분쟁을 해결하는 데는 오랜 시간과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평화적인 협상이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합의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아비가 협상 전략을 잘 짰으며 협상 기술을 잘 활용했다고 볼 수 있다. 외교 관계에서는 무력보다는 합의를 통한 문제 해결이 바람직하며, 각국의 이익을 고수하면서도 강제적 합의 체결은 피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아비가 에리트레아와의 오랜 분쟁을 총이나 폭탄, 군부대를 동원하지 않고 평화적으로 해결했기 때문에, 노벨 평화상의 주인공으로 선정되었다는 점에는 반박할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아비가 여전히 남아 있는 국내 문제들을 어떻게 잘 해결해 나갈지 주목해 봐야 할 것이다. 노벨 평화상 수상 이후에도 그가 보여 주기식 정치가 아닌 에티오피아에 지속적인 평화를 가져다 주길 기대해 본다.

참고자료: https://www.economist.com/middle-east-and-africa/2019/10/11/assessing-abiy-ahmed-winner-of-the-nobel-peace-prize

https://news.joins.com/article/23601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