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바브웨에 다시 찾아온 인플레이션 바람

작성자: 유하영/아프리카학부    작성일: 2019.10.8

   지난 8월, IMF(국제통화기금, International Monetary Fund)는 짐바브웨의 물가 상승률이 연간 약 300%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수준은 남아프리카 지역 내 국가 중에서도 가장 높은 수치라고 할 수 있다. 짐바브웨의 물가 상승률은 지난 5월 97.85%를 기록하였고 다음 달인 6월에는 175.66%를 기록하면서 점점 증가하고 있다. IMF의 대표인 레온(Gene Leon)은 짐바브웨가 지금 심각한 경제적인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레온은 최근 직원 모니터링 프로그램(Staff Monitored Program, SMP)을 실행하기 위해 구성된 대표단의 일원으로, SMP는 짐바브웨 위원회를 재구성하고 경제 활동을 측정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위 프로그램의 궁극적인 목표는 IMF의 자금을 해제하는 것이다. 또한 레온은 “2월부터 진행된 화폐 개혁으로 환율은 급격히 떨어졌다. 8월에는 거의 300% 증가율을 보이며 높은 물가 상승률이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짐바브웨는 9월 23일 달러 기준 환율은 1:16.5의 비율을 기록한 바 있다. 지난 7월, 짐바브웨의 경제부 장관인 음툴리 누베(Mthuli Ncube)는 통계청이 연 물가 상승률 수치를 공개하는 것을 금지하였는데, 대신 새로운 가격을 측정을 한 뒤에 2020년 2월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짐바브웨의 이러한 하이퍼 인플레이션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10년 전인 2009년 11월에 월 89.7%의 높은 물가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으며, 이때는 그 다음 해에 자국 화폐를 포기하고 미국 달러를 채택하면서 마무리되었다. 하라레에서 핸드폰과 USB 케이블을 파는 상인인 첸제라이 바루구(Chenjerai Varugu)는 높은 물가 상승률로 인해 힘든 삶을 살고 있다고 말했다. “불경기 때문에 음식을 사는 것조차 어려워졌습니다. 빵을 사기 위해서는 10달러가 필요하고 모든 생필품의 가격이 오르고 있어요.” 환율이 안정적이었을 때 빵을 1달러에 구입할 수 있었던 상황과 비교한다면 매우 높은 가격이다. 레온은 심각한 상황으로 인해 국가의 경제적 어려움이 더 악화되고 있다고 말하며, 2019년에 짐바브웨에서 생산되는 모든 상품과 서비스의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짐바브웨가 이러한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던 원인은 무가베(Robert Mugabe) 정권 시절 정부가 화폐를 대량 발행한 것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1980년부터 2017년까지 무가베가 대통령으로 집권할 당시, 정부의 토지 개혁 등으로 인해 경제 위기를 겪었다. 무가베는 국민의 불만과 시위를 잠재우기 위해 화폐를 대량으로 찍어냈는데, 이로 인해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발생했다. 무가베의 집권 이후에 음낭가와(Emmerson Mnangawa) 대통령이 다시 국가 경제 재건을 목표로 올해 2월 짐바브웨 달러를 도입하였는데, 이때 역시나 대량으로 화폐를 발행하는 바람에 현지 화폐의 가치가 급격하게 하락하였다. 또한 최근에 발생한 하이퍼 인플레이션의 원인으로는 정부 부패와도 관련이 있다. 정부가 유착 관계에 있는 기업에 국채를 대량 지급했는데, 국채 상환금을 충당하기 위해서 화폐를 많이 찍어 내고 있기 때문이다. 짐바브웨처럼 대통령이 오래 집권하거나 정부의 역할이 큰 경우에는 정부의 부패가 곧 국가의 경제적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짐바브웨의 상황은 정부의 부패가 오래 지속될 경우 심각한 경제 붕괴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베네수엘라를 넘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물가 상승률을 기록한 짐바브웨가 2009년처럼 다시 미국 달러를 채택할지, 새로운 제도를 개혁하여 해결해 나갈지 주목해봐야 할 것이다.

출처 및 참고자료:

https://www.aljazeera.com/ajimpact/imf-zimbabwe-highest-inflation-rate-world-190927004536305.html

https://www.hankyung.com/international/article/201909279825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