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17일 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는 보츠와나에 머물고 있던 800명 이상의 나미비아 난민이 보츠와나 정부에 의해 1차로 추방되었다고 보도하였다. 보츠와나의 펄 라모코카(Pearl Ramokoka) 국방부 장관은 난민의 자녀들이 보츠와나 학교에서 쫓겨났고, 보츠와나에서 추방될 부모의 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장관은 이 난민들은 2019년 8월에 사법부의 판결에 따라 2015년에 난민 지위를 획득하지 못해서 불법 이민자가 되었기 때문에 추방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츠와나 정부는 나미비아 정부 그리고 유엔난민기구(United Nations High Commission for Refugees : UNHCR)와 귀환 절차를 협의하여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프리비 지구(Caprivi Strip)는 원래 영국의 식민지였다가 1890년 영국과 독일의 조약에 따라 독일령이 되었다. 지명은 당시 독일의 재상 레오 폰 카프리비(Leo von Caprivi)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영국군에 점령되었고, 1919년 이후 국제연맹의 위임 통치령에 의거하여 남아프리카 연방이 관할하였다. 199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부터 독립한 나미비아의 일부가 되었으나 초베(Chobe)강에 있는 카시킬리(Kasikili)섬 또는 세두두(Sedudu)섬을 둘러싼 경계선 문제로 보츠와나와 분쟁이 발생하였다. 1999년 12월 국제사법재판소는 카시킬리섬을 둘러싸고 흐르는 초베강 북쪽 수로의 가장 깊은 점을 연결한 선을 양국의 경계선으로 정하고, 카시킬리섬은 보츠와나 영토의 일부라고 판결하였다. 이 지역은 앙골라, 잠비아, 나미비아, 보츠와나, 짐바브웨와 국경을 접하고 있어 역사적으로·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이었다.
나미비아 난민은 1999년 나미비아에서 일어난 분리주의 내전에서 패배하여 보츠와나로 이주하였다. 당시 이 난민들은 나미비아의 카프리비 지구를 빼앗으려고 시도했다가 실패하고 보츠와나로 넘어온 2,400여 명의 난민 중 일부이다. 이 난민들의 대부분은 분리주의 정당인 통합민주당(United Democratic Party : UDP)에 속한다. UDP는 현재 나미비아에서 정치 활동이 금지되어 있다. 난민들은 8월에 있었던 보츠와나와 나미비아 정부의 자발적인 귀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결국 강제로 나미비아로 송환될 위기에 처해 있다.
난민 대변인인 펠릭스 카쿨라(Felix Kakula)는 난민들이 돌아가면 나미비아 정부의 박해를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카쿨라 대변인은 난민들이 나미비아로 귀환하면 UDP 소속이라는 것을 나미비아 정부에 밝혀야 하며, 나미비아 정부는 이에 대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UNHCR의 난민 관리 및 복지 담당 이사인 테보 레티하지(Thobo Letlhage)는 난민은 영구적인 지위가 아니며 난민들이 자국에 돌아오는 것이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미비아 난민들은 자신들이 조국을 떠나온 지 벌써 20년이 넘어서 나미비아에 연고가 없으며 갈 곳이 없다고 말한다. 또한 보츠와나에서 태어난 난민 자녀들은 보츠와나 학교에 다녔고 나미비아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고 말하고 있다.
보츠와나의 난민 추방 사건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난민 정착 문제에 대한 하나의 사례로 남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난민의 의사를 존중하는 것이며, 추방 및 정착과 관련해서는 보츠와나, 나미비아 그리고 유엔의 협력으로 추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