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가 막대한 양의 닭고기를 수입하는 이유

   아프리카인에게 있어 닭고기는 식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요소로 그 수요가 상당하다. 그러다 보니 아프리카의 양계업은 크게 발달하고 양계업자들도 상당한 이익을 거두었을 것이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아프리카 국가들 대부분은 닭고기 소비량의 상당수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2004년부터 2014년까지 사하라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에 수입된 닭고기 양은 무려 3배가 증가하였으며, 여전히 그 수는 증가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로, 아프리카의 인구 증가와 아프리카인의 닭고기에 대한 선호 때문이다. 아프리카 인구수는 점점 증가 추세에 있으며, 2050년까지 25억 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따라서 그에 따른 고기 섭취 및 수요도 증가할 것이다. 대부분의 아프리카인은 여러 종류의 고기 중 닭고기를 가장 선호한다. 그 이유는 쇠고기의 비싼 가격과, 일부 아프리카 지역에서 종교적 이유로 돼지고기를 섭취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더해 시간이 갈수록 사람들은 시골에서 도시로 이주해 오고 있다. 세계은행은 2010년에 전체 인구의 36%가 도시에 거주하고 있었던 데 비해, 2030년에는 아프리카인의 50%가 도시에 몰릴 것이라고 예측한다. 사람들의 거주 환경이 바뀜과 동시에 그들의 식생활도 점차 변화하게 되는데, 그 확연한 변화의 증거가 바로 패스트푸드 섭취이다. 패스트푸드는 간편하고 빠르게 식사를 할 수 있을 뿐더러 세련된 외관이 사람들로 하여금 도시인이 되었다는 생각을 들게 하기 때문이다. 패스트푸드 체인점인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은 현재 아프리카 13개 국가에서 700개 이상의 점포를 운영하며 빠르게 점포 수를 늘려가고 있다. 이와 같은 인구 증가와 더불어 도시화 현상으로 인해 닭고기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두 번째 이유는 양계업자들이 닭을 사육하는 데 필요한 사료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닭을 대량으로 사육하는 농장들의 경우, 닭을 사육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사료를 공급해 주어야 한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취약한 농업 시스템은 곡물 생산 증대를 어렵게 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양계업자들은 사료로 쓰일 곡식을 비싼 값을 주고 수입해야만 한다.

세 번째 이유는 ‘슈퍼 닭’을 생산해 낼 수 있는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의 모든 양계업자가  효율적인 사육 방식과 시스템을 소유 및 운영할 수는 없다. 이는 식용 고기 생산과 공급에 있어 비효율적인 결과를 낳게 한다. 케냐의 경우 양계업자의 약 80%가 전통 사육 방식을 기반으로 하고 있고, 그로 인해 생산성 및 이윤 증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 다른 주요 문제는 브라질, 유럽, 미국 등에서 엄청난 양의 닭고기를 수입한다는 점이다. 유럽에서는 닭고기의 가슴살을 선호하기 때문에 가슴살이 비싸게 팔리는 반면, 다른 부위는 값싼 가격에 팔린다. 이는 아프리카 양계업자들에게 가격 경쟁 측면에서 또 하나의 위기로 다가온다. 이를 감안하여 보츠와나, 나이지리아, 나미비아, 스와질랜드와 같은 일부 국가에서 정부가 수입 제한 조치를 시도했다. 보츠와나는 약 30년 동안 수입 제한 조치를 취한 결과, 자국 생산량으로 소비를 충족할 수 있을 정도가 되었다.

   정부의 이러한 조치는 자국 내 양계업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국내산 닭고기가 냉동육임에도 불구하고 값이 비싼 경우도 있어, 질적인 측면이나 가격 면에 있어서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준다. 이로 인해 수입을 허용하여 가격을 하락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무조건적인 수입 제한보다는 현지의 양계업자들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시스템과 정책 마련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