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뿐인 교육계획에 고개 숙인 주마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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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HK연구교수 김광수


   제이콥 주마(Jacob Zuma) 남아공 대통령이 UN의 반기문 사무총장이 계획한 교육계획을 위한 패널로 임명되었다고, 2012년 9월 26일 대변인 마하라지(Mac Maharaj)가 발표했다. 선발된 패널들은 계획의 현실성 확보와 실현을 위해 UN의 사무총장을 지원하게 된다. 주마 대통령은 패널 제안을 감사히 받아들이며 교육 프로젝트를 통해,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진행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최근 남부 아프리카가 직면한 수많은 교육 문제들이 그의 자격에 대해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만평을 보면 반기문 UN 사무총장이 “당신의 정부가 실시한 많은 교육정책들을 검토하고 당신을 패널로 선정했는데.”라고 말하며, 계획의 실현여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주마 대통령은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화려한 계획을 세운데 반해 실제 교육 현실은 형편없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북부 케이프(Northern Cape) 지역에서는 6월 이후 41개 학교가 교육과는 무관한 항쟁 때문에 장기간의 휴교를 해야 했다. 수천 명의 아이들은 이번 달에 겨우 다시 학교로 돌아갔다. 동부 케이프(Eastern Cape)지역에서는 11,000여 명의 교사가 재정부족으로 인해 해고될 위기에 처해 있다. 또한 림포포(Limpopo) 지역에 있는 학교들의 경우 새 학년이 시작된 후 무려 7개월 동안이나 교과서를 배부 받지 못했다. 뒤늦게 소식을 접한 주마 대통령은 특별 대책반을 꾸려 교과서 배부가 지연된 까닭과 책임소재를 조사하고 있다.

   주마 대통령은 림포포 교과서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것은 나의 책임이 아니라 헨드릭 페르부어르트(Hendrik Verwoerd)의 잘못이다.”라고 답한 바 있다. 헨드릭 페르부어르트는 남아공의 정치가로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t) 인종차별정책을 추진한 인물이다. 이 질문을 출발점 삼아 BDlive(www.bdlive.co.za)에서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부실한 교육환경이 누구의 책임인가.’라는 질문에 네티즌들은 다음과 같이 답했다.

Jacob Zuma – 0%, Hendrik Verwoerd – 29%, Angie Motshekga – 29% (남아프리카공화국의 기초교육부장관(Minister of Basic Education) ), All of the above – 43%

   위 설문조사는 교육지원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현실이 어느 한 지도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All of the above – 43%)가 협력하여 풀어나가야 할 문제임을 말해준다. UN의 패널로 선정된 주마 대통령이 자신이 운영하는 국가의 교육조차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인 점은 안타까우나, 이번 일을 계기로 남부 아프리카가 이전보다 교육에 큰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음은 확실하다. 지속적인 관심과 투자로 달라질 아프리카 교육현실을 기대해보아도 좋을 듯싶다.


출처: http://www.bdlive.co.za/opinion/carto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