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총기 소지, 이대로 괜찮은가?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HK연구교수 김광수


   2012년 9월 16일 밤 남아공의 케이프타운에서 6살 판 베이크(Liana van Wyk)가 머리에 범죄조직의 총격을 받은 사건이 발생하였다. 토요일인 16일 판 베이크는 하노버 공원(Hanover Park)에서 친구와 함께 놀고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총격을 받았다. 하노버 공원은 범죄조직 간 싸움이 잦은 곳으로 경찰의 특별 관리를 받는 우범지역이었다. 이번 사건을 일으킨 사람들은 몽그렐스 갱단(Mongrels gang)의 하위조직에 속한 갱단들로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싸움을 해왔다. 그럼에도 정부는 갱단을 소탕하지 못했고 그 결과 무고한 아동의 희생으로 나타났다. 베이크는 적십자아동병원(the Red Cross Children’s Hospital)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한때 코마상태에 빠졌다가 회복되었다.

   총기로 인한 사건사고는 매년 대략 30만 명의 사망자와 약 100만 명의 부상자를 낳는다. 특히 민간인의 총기 소지가 합법화된 국가에서는 끊임없이 일어나는 총기사고가 큰 골칫거리이다. 다른 도구를 이용한 살인, 상해와 달리 한 번에 많은 사람에게 상해를 입힐 수 있다는 점도 문제가 된다. 그 과정에서 사건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무고한 시민들이 다수 희생되곤 한다. 2007년 버지니아공대에서 발생한 재미 한국인 조승희의 총기난사사건에서는 무려 32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2012년 7월 영화<다크나이트라이즈>를 모방한 영화관 내 총기난사 사건에서는 14명이 사망했다. 이렇듯 전 세계적 문제인 총기사건은 남부 아프리카에서 유독 심각하다. 2007년 국제단체인 IANSA의 도움을 받아 CNN에서 제작한 총기인명피해세계지도를 보면 이를 뚜렷하게 알 수 있다.

   지도에서 붉은 색은 총기 관련 사망자가 가장 많은 지역을 보여주며(인구 10만 명 당 5명 넘게 사망), 분홍색은 위험도가 중간인 지역(1~5명 사망)이다. 흰색 국가들은 10만 명 당 1명 미만의 사망자가 발생해야 하는 총기류 안전 지역이고 회색은 관련 자료가 없는 국가, 그림 위에 초록색은 무력 분쟁이 벌어지고 있는 지역이다. 사하라 이남의 중부, 남부 아프리카의 경우 대부분의 지역이 분홍색, 또는 붉은 색으로 표시되어 있어 총기 사건과 사고가 만연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실제로 앞서 소개한 판 베이크의 사건 이외에도 많은 사건들이 보도되었다. 올해 9월 12일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는 4명의 짐바브웨인과 1명의 남아프리카공화국인이 13살, 17살의 청소년들을 비롯한 일가족에게 총격을 가한 혐의로 구속되었다. 13살인 소녀는 끝내 숨지고 말았다. 올해 4월 11일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행정수도에 위치한 프레토리아 대학(University of Pretoria)에서 총기 사고가 발생해 20대 여성이 피해를 입었다. 졸업식에 참여하고 있던 한 여학생이 입고 있던 졸업가운 때문에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총기를 다루는 데 불편해하다가 잘못 조작해 스스로에게 총상을 입혔다.

   아프리카의 총기 소유는 국제적 수치에 따르면 ‘제한적’인 수준으로 분류되어 있다. 총기정책기구(gunpolicy.org)의 자료에 따르면 민간인의 권총 소유는 면허증을 소지한 자에 한해서만 가능하다. 최대 소유가능 총기의 수도 1개로 제한하고 있으며, 면허 없이 불법으로 총을 소유하다 발각되면 15년 이하의 징역을 살 수 있다. 이러한 법규에도 불구하고 불법 총기 소지가 합법적인 총기 소지보다 오히려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자료에 따르면 총기를 소지한 민간인의 비율은 100명 당 12.7명이다. 불법으로 총기를 소유한 민간인의 비율이 100명 당 8.42명이다. 경찰의 통제가 미치지 못하는 지역까지 감안한다면 불법 총기 소유는 위의 수치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총기 소지에 제한을 두는 제도의 의의 중 하나는 범죄자나 향후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는 위험인물들이 무기를 소유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다. 또 다른 하나는 총기를 안전하게 다룰 수 있는 시민만이 총기를 소유할 수 있게 하려 함이다. 따라서 면허 없이 총기를 소유한 민간인이 많다는 것은 곧 총기사고의 위험에 여러모로 노출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총기로 인한 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불법총기소유 단속에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 현재 유명무실한 제도를 실질적으로 적용시킬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출처: http://www.iol.co.za/capeargus/innocents-in-the-crossfire-1.1384787

http://www.iol.co.za/capeargus/crossfire-girl-still-in-a-coma-1.1385715

http://www.iol.co.za/news/crime-courts/five-arrested-for-teen-s-shooting-1.1381542

http://www.iol.co.za/news/south-africa/gauteng/student-hurt-in-tuks-shooting-accident-1.1273906

http://www.gunpolicy.org/firearms/region/south-africa

http://umacha.blog.me/10114783691

http://winterskiq.tistory.com/247

http://ko.wikipedia.org/wiki/%EB%B2%84%EC%A7%80%EB%8B%88%EC%95%84_%EA%B3%B5%EB%8C%80_%EC%B4%9D%EA%B8%B0_%EB%82%9C%EC%82%AC_%EC%82%AC%EA%B1%B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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