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자니아 혁명당 35년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HK연구교수 양철준


   1977년 2월 5일 창당된 탄자니아 혁명당(Chama cha Mapinduzi, CCM)은 올해로 창당 35주년을 맞이했다. 35년 전 본토의 TANU당과 잔지바르의 아프로-쉬라지당이 합당하여 혁명당(Chama cha Mapinduzi, CCM)이 통합정당으로 출범함으로써, 탄자니아 본토와 잔지바르의 정치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하는 정당이 탄생되었던 것이다.

   혁명당은 탄자니아인들의 다수를 형성하고 있던 농민과 노동자들을 대표하는 정당을 표방했기 때문에, 이데올로기적으로 사회주의(Ujamaa)와 자립(Kujitegemea)을 표방했다. 그러나 1980년대말 전세계에 영향을 미친 정치, 경제적 격변의 결과로 혁명당도 이데올로기적 입장과 당이 대변하는 계급의 문제에서 변화를 겪게 되었다. 즉, 혁명당이 사회주의와 자립의 이념을 포기하고 신자유주의적 흐름을 받아들임으로써, 이데올로기적 모호성이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당이 본래 천명했던 노선을 포기하고 신자유주의적 물결을 수용함으로써, 이념적 정체성을 상실하는 것은 당의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이다. 그러나 혁명당의 핵심 당료들은 혁명당이 신자유주의를 추구하고 있다는 주장을 반박한다. 당이 이념적 근간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정치, 경제적 변화의 추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러한 변화의 맥락에서 혁명당이 아직도 농민과 노동자들의 정당이며 국민들에게 흡입력을 갖고 있는가? 혁명당은 지식인, 농민, 노동자들의 광범위한 지지를 여전히 받고 있다는 것이 당 핵심인사들과 학자들의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는 선거 결과에 토대하고 있다. 2010년 실시된 총선 결과 혁명당이 61퍼센트를 득표했고 제1야당이 27퍼센트를 얻은 것으로 볼 때, 혁명당에 견줄만한 대안적 정당은 아직 없다는 분석이 대체적 견해이다. 의회 선거에서도 혁명당은 78.2퍼센트를 득표했고 전체 야당의 득표율은 21.8퍼센트에 머물렀다는 점이 혁명당에 필적할만한 대안적 정당이 없다는 증거로 제시된다. 그런데 비록 현재까지는 혁명당의 공고한 위상을 흔들만한 영향력 있는 야당이 없지만, 점점 분명해지는 사실은 탄자니아의 정치지형에서 혁명당의 주도적 위치가 약화되는 반면, 야당들에 대한 지지는 점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혁명당이 전통적 지지기반인 농민과 노동자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정당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기업가들의 이해관계만 반영한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기업가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목적으로 혁명당 내에서 지도부의 위치를 장악하고자 하는데, 이는 혁명당의 기본적 이념과 정체성에 반하는 현상이라는 지적이다. 창당 35주년을 맞이한 혁명당이 아직까지 국민들을 끌어당기는 이념과 정체성을 간직하고 있는지, 변화의 시기에 바람직한 방향 설정을 했는지 국민들은 묻는다.


출처: Mwananchi (2012년 2월 8일) www.mwananchi.co.t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