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자니아 독립 50주년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HK연구교수 양철준


   12월 9일은 탄자니아(본토였던 탕가뉘카)가 영국의 식민통치로부터 독립한 지 50주년이 되는 뜻 깊은 날이다. 독립 50주년을 맞이하여 탄자니아인들은 분쟁과 정치적 격변 없이 평화적인 독립 국가를 유지해왔다는 자긍심을 갖고 있다.

   독립 직후 120개가 넘는 종족들을 통합하여 탄자니아인이라는 국민정체성을 만들어내는 것이 신생국가 탄자니아의 절박한 문제였다. 종족성, 사회적 계급, 종교적 차별이 없는 사회를 건설해가겠다는 집단 의지가 충만한 시기도 존재했고, 이러한 의지와 실천이 탄자니아가 정치적 불안정을 극복할 수 있는 힘으로 기능하기도 했다.

   탄자니아식 사회주의인 우자마(Ujamaa)를 도입하여 새로운 사회를 위한 정치, 경제, 철학적 기반으로 삼아 국민들이 가난, 무지, 질병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에서 노력을 기울였다. 비록 현실과 유리된 정책 및 국민들의 자발적 동의 부재, 우자마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 부족으로 인하여 우자마가 결과적으로 탄자니아 경제를 파탄시켰고 다수의 국민들을 오히려 빈곤하게 만들었다는 비판과 분석도 제기되었으나, 우자마 시기 탄자니아가 교육과 의료 등 공적인 영역에서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에 비해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었고, 종족과 종교적 차이를 넘어 관용과 평화의 시기를 구현했다는 점은 과소평가될 수 없는 내용들이다.

   그러나 우자마 시기가 종식되면서 시장경제가 도입되고 신자유주의가 사회의 지배적 질서와 가치로 뿌리내리고 내면화되면서 급격한 변화가 유발되었다. 외국인 직접투자의 증가, 높은 경제 성장률과 같은 긍정적 측면에서의 변화가 부각되지만 이에 수반되는 사회문제들도 커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종족, 지역, 종교의 정치적 도구화,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빈부격차, 공교육의 질적 수준 저하, 부패의 만연 등이 대표적인 문제들로 언급된다.

   높은 경제성장률에도 불구하고 성장의 효과가 일반 대중들에게 골고루 미치지 못하고 있으며 보통 사람들의 생활에서 기본적인 의식주, 의료 서비스, 공교육, 상하수도 및 전기를 비롯한 사회기반시설은 답보 상태에 있다고 지적한다.

   정치지도자들은 공익보다는 사익추구 집단이 되어 다수 대중들로부터 공분의 대상이 된 상황에서 애국심을 역설한다. 정치지도자들이 말하는 애국심이라는 것이 국민들에게는 공허한 구호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치지도자들이 사적 이익 추구가 아닌 공익의 실현을 위해 도덕적으로 국가를 운영할 때, 비로소 애국심이 형성된다는 점은 국민들은 지적한다. “나라가 어떤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을 확신할 때 그 사람은 그 나라를 오롯이 사랑한다.” 변화의 시기를 살아가는 탄자니아 보통 사람의 이 말을 정치지도자들은 성찰적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실천을 통해 보여주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출처: Mwananchi (www.mwananchi.co.t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