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서아프리카 기니에서 발생한 에볼라 바이러스가 인근 국가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나이지리아, 세네갈 등으로 무섭게 확산되어 사망자는 4천 546명에 이르고, 감염자는 이보다 두 배가 많은 9천 191명이라고 WHO가 발표를 했다. 아프리카는 말라리아, HIV/AIDS, 결핵 등 불행하게도 사람에게 치명적인 전염병들이 창궐하는 지역이지만, 에볼라는 예방 백신과 치료약이 전혀 없고 치사율이 높다는 것이다. 확실한 조치를 하지 않으면 2015년에는 하루에 25,000명이 감염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볼라 발생 지역은 외부와 차단되었음에도 발생 국가에서 감염자 식별 및 여행금지 조치가 제대로 시행되지 않아서 해외 국가들의 시선은 곱지만 않다. 2014년10월 21일 부산에서 개최될 ITU 전권회의에서 에볼라가 발병하고 있는 3개국 관계자 28명이 참여할 예정이었지만 비공식적인 루트를 통해서 관계자들이 참여하지 않기로 해서 부산 시민들이 안도하고 있다. 문제는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는 아프리카 일부 지역과 국가들까지도 매도되는 상태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들어 서아프리카는 아프리카 개발은행에 따르면 평균 약 7%의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에볼라로 국내 총생산이 1%~3.4%가량 떨어졌는데 대표적인 나라가 라이베리아다. 특히 에볼라 발생 지역에서 산출되는 생산물들이 다른 지역으로 반출이 안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무역 관계도 악화되고 있어 에볼라 바이러스 발생국은 사회·정치적 불안과 함께 경제 위기라는 두 가지 악재를 맞이하고 있다. 이들 국가들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에볼라 바이러스를 빨리 퇴치하고 경제를 정상으로 돌려놓는 것이지만, 에볼라 바이러스 퇴치는 빠른 시일 내에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제보건기구가 에볼라 바이러스 퇴치를 위해서 6천만 달러를 기부하였으며 아프리카 개발 은행이 1억 5천만 달러를 조성 중이며, 세계은행이 최근 1억 7천만 달러를 추가 자원하겠다고 하였다. 미국은 1억 달러 지원 약속에 이어 3,000명의 병력을 의료 지원 및 시설 건설에 투입하겠다고 하였다.
이처럼 국제사회의 공조와 높은 관심 속에서 감염자에 대한 조치는 에볼라 바이러스가 다른 나라 특히 서구 국가들에 확산되는 것을 막는 것에 치중되어 있다. 하지만 어느 선진국들도 에볼라에 의해서 2차 피해를 보고 있는 아프리카 일반 시민의 생활 문제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조치들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감염 지역인 서아프리카는 전형적인 열대 우림 지역으로 년 강수량이 4000mm 정도이기 때문에 농사에도 적합한 자연 환경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이들 지역에서 생산되는 환금 작물(예를 들어 코코아, 커피)의 수확 차질은 이들 작물에 대한 국제 가격 인상으로 이어져서 아프리카 국민 경제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서민 시장에서의 거래는 매우 조심스럽게 이루어지고 있지만, 에볼라 바이러스 전염 지역은 물론 그렇지 않은 지역에서 출하되는 모든 생산물에 대한 거부 반응이 아프리카 지역 사회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이 생산 부문에만 해당되지 않고 모든 경제 분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2015년 서아프리카 국가들의 경제 성장을 이미 비관적으로 내다보고 있다. 왜냐하면 사회·경제 불안으로 인한 자본의 이탈과 높은 인플레이션이 예상되고, 이로 인한 실업자가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중산층 이상의 계층에서는 가족을 해외로 피신시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에볼라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조는 에볼라 피해보다 더 장기화 될 수 있는 2차 피해를 예방할 수 있는 대책도 함께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