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르키나파소는 알카에다 활동지역이 되는가?

   국내 일반인에게 생소한 아프리카 국가, 부르키나파소가 제법 알려진 것은 한국 여성이 테러 집단에 납치되었다가 프랑스군에 의해 프랑스인 2명과 함께 구출되면서였다. 미국 정부에 의하면 부르키나파소는 오래전부터 알카에다 잔당 혹은 추종자들이 은신하고 있는 곳이다. 이를 입증하듯이 2018년 알카에다는 부르키나파소에 자신들의 조직이 있음을 공공연하게 주장했다. 특히 말리의 알카에다 조직인 ‘이슬람과 무슬림 지원 단체’(GSIM, Groupe de soutien à l’islam et aux musulmans)가 붕괴한 이후 알카에다 주요 활동지역을 부르키나파소로 옮겼다. 현재 GSIM 지도자는 알카에다와 탈레반을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말리 지하디스트인 이야드 갈리(Iyad Ghaly)다. 이 단체는 2017년 3월 적에 효율적으로 대적하기 위해 산재한 기존 알카에다 조직들의 연합을 결성하였다. 현재 GSIM에는 약 800명의 전투원이 있고, 소말리아 알사바브는 6,000명의 전투원을 보유하고 있다.

   부르키나파소 북부는 사헬 지역에 걸쳐 있으며 오래전부터 정부가 통제를 거의 포기하여 범죄 지역이 된 지 오래되었다. 정부는 군대를 파견할 여력조차 없어 ‘koglweogo’라는 자체 민병대가 겨우 치안을 유지하고 있지만, 테러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블레즈 콩파올레(Blaise Compaore) 집권 당시에만 어느 정도 통제가 가능했다. 하지만 콩파올레 정권이 붕괴한 이후에는 지하디스트 공격을 받기 시작하였다. 문제는 콩파올레 수비대의 일부가 말리와 부르키나파소 지하디스트로 활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지역 주민을 통제하기 위해 폭력을 사용하면서 인종적 불만과 경제적 빈곤을 악용하고 있다. 이들은 부르키나파소 수도 와가두구에서 몇 차례 테러를 저질렀으며, 이로 인해 무고한 시민 60명이 사망하였다. 부르키나파소에서 지하디스트의 활동은 테러 집단이 사헬 지역을 이용하여 점차 동쪽으로 이동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번 사태로 부르키나파소, 니제르, 말리 등은 지하디스트 테러 집단의 확산을 막고 저지하기 위해, 프랑스의 군사 개입 필요성을 다시 거론할 가능성이 커졌다. 말리와 코트디부아르 사태로 프랑스에 불리하게 작용했던 아프리카 국가들의 對프랑스에 대한 변화가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지하디스트 테러와 조직 확산을 예방하고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모리타니아, 말리, 부르키나파소, 니제르, 차드 5개국이 2014년에 경제발전과 협력 및 안보를 목표로 창설한 ‘G5 Sahel’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2017년 부르키나파소, 말리, 니제르, 프랑스는 말리 가오 지역의 은틸리(N’Tillit)에서 첫 번째 연합 군사작전을 개시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재원, 정보 및 효율적인 무기 확보, 사헬 지역의 도로 인프라와 효율적인 군사작전을 수행할 수 없는 자연환경 등의 문제로 자체적인 군사작전을 하기에는 여전히 한계가 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지하디스트 테러 집단의 동쪽으로의 이동은 나이지리아의 보코하람과 연결될 수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부르키나파소의 문제가 아닌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문제로 확산할 수 있다. 따라서 ‘아프리카인의 문제는 아프리카인의 손으로’라는 고집보다는 기존의 지역협력기구를 강화하면서 유연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