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분야의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는 아프리카

   그간 아프리카는 풍부한 천연자원으로 세계의 관심을 받아 왔다. 이번에는 제약 분야의 새로운 블루 오션 지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프리카의 제약 시장은 그동안 정치 불안 및 낮은 경제 성장으로 인한 소비자들의 구매율 부진으로 제약 업체들로부터 외면 받아 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급성장하는 경제 상황 덕분에 상황이 바뀌고 있다. 세계은행(WB)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의 경제가 지난해에는 5% 성장했으며, 올해는 6%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경제 발전은 한편으로는 아프리카인의 식습관을 변화시키며 그로 인한 질병을 발생시키는 부작용을 야기하기도 한다. 최근 아프리카는 고혈압 환자의 비율이 세계적으로 높은 수치에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아프리카 대륙 성인의 46% 이상이 고혈압의 위험에 있다. 이는 급증하는 도시화와 그로 인한 건강치 못한 양상으로 생활 패턴이 변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인이 생활 방식을 바꾸지 않는다면, 2030년경에 이들은 감염에 의한 질병보다, 당뇨나 암과 같은 합병증으로 인해 사망할 확률이 더 높아지게 될지도 모른다. 개발도상국에서는 이미 비전염병의 발생 확률이 더 높아지고 있다.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시골에서 대도시로 이주하는 사람이 증가하며, 중산층이 증가하고 기대 수명도 증가하고 있다.

   이와 같이 비전염병 치료제 시장이 점차 커짐에 따라 유럽의 제약 업체들은 아프리카 시장 선점을 위해 아프리카 질병 퇴치라는 구호와 함께 본격적으로 아프리카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이자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 이사장인 빌 게이츠가 세계 주요 제약사와 제휴를 맺고 아프리카 질병 퇴치 모금활동을 시작하여, 2억 4천만 달러를 모았고, 133억 달러의 약품을 지원받았다. 이에 발맞추어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은 향후 5년간 1억 3천만 파운드를 투자해 개발 시설 구축 및 약품 생산을 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그간 여러 질병이 창궐함에도 불구하고 큰 소비 시장으로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해 제약 업체들의 외면을 받음으로써 질병 퇴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아프리카에 이는 분명 희소식이다. 하지만 약품에 대한 수요 가능성이 확실해진 이후에 제약 업체들이 벌이는 선점 경쟁을 보고 있자니, 이것이 자본주의 사회의 당연한 현상임을 이해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동안 다른 나라들에서는 쉽게 구할 수 있는 알약 하나를 먹지 못해 병에 걸리고 목숨까지 잃었던 사람들이 생각나 씁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