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HK연구교수 김광수
만평에서 여러 대의 주사를 맞으면서도 제대로 날지 못하고 자전거를 타고 있는 SAA 비행기의 모습은 그들의 무능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만평은 남아프리카항공(South African Airways : SAA)에 지급된 긴급구제자금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번 지원은 위법이라고는 볼 수 없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러 정황을 살펴보았을 때 이러한 지원이 위헌이며, 오히려 긴급구제자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한 세부 조항에 대해 합헌 여부를 검토해보아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그들이 말하는 ‘정황’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우선, 공평성이 문제가 된다. 만평에서도 볼 수 있듯이 SAA를 제외한 항공 분야의 타 기업들은 이러한 특혜를 받은 전례가 없다. SAA의 부채에만 민감하게 반응하여 막대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은 자유 경쟁의 기본 전제인 기회 균등의 원칙을 위배하는 것임으로 위헌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SAA 원조에 대한 타 항공사의 불만이 높을 수밖에 없다.
조금 더 현실적으로 재정적인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 본다면, 이번 지원은 예산 낭비에 지나지 않다는 점에서도 문제가 된다. SAA의 과거 사업기록과 미래의 수입 사이에 큰 차이가 없다면, 그들은 결코 막대한 액수의 지원금을 갚아낼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항공사를 부채에서 구출해 낼 방법이 과연 공적자금의 지원 밖에 없었는지 되짚어 보아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문제의 해결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해보는 데 미흡함이 있었다는 지적이다. 남아공 정부는 이번 논란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앞으로는 재정을 운용하는 데 있어 보다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출처: http://www.bdlive.co.za/opinion/carto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