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콤의 루즈-루즈(lose-lose)정책

cartoon130519-2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HK연구교수 김광수


   최근 남아공의 경제는 심각한 스태그플레이션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높은 물가 상승률, 높은 실업률, 그리고 낮은 성장이 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경제 위기의 원인 중 에스콤(Eskom)사의 요금 정책 또한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에스콤은 현재 남아공 95%이상 지역에 전기를 공급하며, 에너지 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따라서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요금 정책에 대한 규제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위에 제시한 세 가지 문제를 모두 악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만평에 등장하는 에스콤의 CEO, 브라이언 데임스(Brian Dames)는 자신의 모자에 채울 물이 적은 것을 보며 에너지 가격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배배 꼬인 채 고통스럽게 비틀리며 물을 짜 내는 것은 바로 소비자로, 만평은 이들이 상승하는 전기세로 곤란을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 에스콤이 전기료를 무리하게 인상해, 회사와 소비자들 서로에게 이득이 되는 윈윈(win-win)이 아니라 루즈-루즈(lose-lose)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에스콤은 지난 3년간 각각 24.8%, 25.8%, 16%의 비율로 전기료를 인상했다. 이 때문에 에스콤의 매출은 지난 6개월 동안 2.9% 감소했다. 매출 감소에 대한 해결책으로 에스콤이 제시한 것은 엉뚱하게도 또 한 번의 대규모 요금 인상이다. 데임스는 사업 확장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향후 5년간 1조 랜드의 자금을 모을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그는 매년 1.9%씩 수요가 늘면 그간의 부채를 상환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수요 하락의 직접적 원인인 요금 문제의 해결 없이 전기수요의 회복은 어려우며, 그의 낙관론은 문제의 본질에서 도피하려는 태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기업의 본래 설립 목적을 망각하고 당장 얻을 수 있는 이익에만 집중한 결과, 에스콤은 큰 손실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지금이라도 전기 수요의 궁극적인 감소 원인이 무리한 요금 인상에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에스콤은 남아공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면서 기업의 이윤 창출에도 성공하는 ‘윈-윈’ 전략을 채택해야 한다.


출처: http://www.bdlive.co.za/opinion/carto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