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상의 교육 체계를 수립하여 학생들에게 창조성, 자율성, 자발성을 길러 주는 것은 국가 발전에서 중요한 문제이다. 더불어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 사회적 소수자와 약자에 대한 배려는 교육 체계에서 가르쳐야 할 필수 덕목이다.
그러면 이러한 덕목과 자질을 길러 주기 위해서 중요한 전제 조건은 무엇인가? 우선, 학생들의 이해 능력이 중요하다. 어떤 내용과 가치를 내면화하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언어이다. 인간은 언어를 통해 사고하며 세계에 대한 이해를 도모하기 때문이다.
탄자니아에서는 교육 체계에서 어떤 언어를 사용할지에 대한 논쟁이 오랫동안 계속되어 왔다. 초등 교육에서는 스와힐리어로 가르치지만, 중등 교육부터는 영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교육 받은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고 자신들의 생각을 온전하게 전달하지 못한다는 점이 지적되어 왔다. 과연 영어로 교육을 받을 때 학생들이 교육 받은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는가?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정보와 지식의 습득이다. 그러나 자신들이 익숙하지 않은 언어로 정보와 지식을 제대로 습득할 수 있을까? 교수된 내용을 이해할 수 없도록 하는 과정은 진정한 교육 과정이 될 수 없다. 사람들이 정보를 이해하고 소유할 수 있도록 하지 못하는 언어는 교육 언어가 될 수 없다. 탄자니아에서 영어가 교육의 진정한 의미와 목적을 왜곡시킨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어 온 것은 바로 이와 같은 이유에서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쉽게 이해하는 스와힐리어를 교육 언어로 채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은 타당하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이해하는 언어로 사고하고 논의하며 다양한 문제나 개념을 분석한다.
학생들은 교육 과정에서 이해한 내용을 토대로 자신들과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한다. 따라서 학생들은 충분히 알고 있는 언어로 교육 받을 권리가 있으며, 그러한 과정이 없으면 교육의 질이 떨어진다는 것은 자명하다. 탄자니아가 독립을 하고 국회를 개원하면서 줄리어스 니에레레 초대 대통령은 “문화가 없는 나라는 영혼이 없는 사람들의 집합체나 다를 바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탄자니아 다르에스살람대학교에서 생산되는 연구의 약 90퍼센트가 영어로 생산된다고 한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연구 결과가 탄자니아인과 공유되지 못한다는 점이다. 대학에서 생산한 지식의 사회적 공유는 사회 발전과 진보를 추동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언어 문제로 인하여 대학에서 생산된 지식이 사회와 유리되고 관련성을 잃게 되는 것이다.
탄자니아 사회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스와힐리어가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국민이 쉽게 이해하고 이를 통해 자신들의 생각을 표출할 수 있다는 것은 아프리카의 현실과 맥락에서는 행운이다.
교육 언어에 대한 대안적 철학이 참으로 절실하며 보다 민주적이고 포괄적인 접근이라면, 다수의 국민이 이해하는 언어로 교육을 받으며 국정을 이끌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