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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공 럭비 국가대표팀의 세계 대회 우승

10Nov/19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으로 기술) 럭비팀 스프링복(Springbok)이 2019년 일본에서 열린 세계 럭비 월드컵(Rugby World Cup)에서 잉글랜드를 꺾고 또다시 우승을 차지했다.

월드컵 우승컵인 웹 엘리스(Webb Ellis) 트로피는 설립 이후 지금까지 4개국이 가져갔다. 남아공은 두 차례 우승한 적이 있다. 프랑수아 피나르(Francois Pienaar)는 1995년 역사적인 승리로 팀을 이끌었고 존 스미트(John Smit)는 2007년에 승리를 이끌었다. 1995년 우승을 주제로 2010년 <우리가 꿈꾸는 기적: 인빅터스>라는 영화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2019년 10월 2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준결승전에서 웨일스(Wales)를 19-16으로 꺾고 럭비 월드컵 결승에 올랐다. 시야 콜리시(Siya Kolisi) 흑인 주장이 이끄는 스프링복 팀은 2019년 11월 2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32-12로 잉글랜드를 누르고 세계 챔피언을 거머쥐었다. 시릴 라마포사(Cyril Ramaphosa) 대통령은 일본을 방문하여 스프링복 팀의 승리를 축하했다. 남아공의 이번 승리는 12년마다 남아공이 우승한다는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아파르트헤이트 인종차별 시기에 럭비는 백인의 스포츠였고 축구는 흑인의 스포츠였다. 이제 백인들의 전유물이었던 럭비도 남아공의 모든 국민이 참여하여 하나로 묶는 스포츠가 되었다. 특히 결승전에서 승리 후에 그들이 부른 국가(國歌)는 남아공의 국가·국민 정체성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한 것이었다. 방송 매체에서 영어가 아닌 아프리칸스(Afrikaans)어로 “Hier kom die Bokke”라고 머리기사를 장식하며 축하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만평출처 :https://www.africannewsagency.com/cartoons/Hier-kom-die-Bokke-Cartoon-16429766

보츠와나, 나미비아 난민을 추방하다

19Oct/19

   2018년 9월 17일 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는 보츠와나에 머물고 있던 800명 이상의 나미비아 난민이 보츠와나 정부에 의해 1차로 추방되었다고 보도하였다. 보츠와나의 펄 라모코카(Pearl Ramokoka) 국방부 장관은 난민의 자녀들이 보츠와나 학교에서 쫓겨났고, 보츠와나에서 추방될 부모의 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장관은 이 난민들은 2019년 8월에 사법부의 판결에 따라 2015년에 난민 지위를 획득하지 못해서 불법 이민자가 되었기 때문에 추방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츠와나 정부는 나미비아 정부 그리고 유엔난민기구(United Nations High Commission for Refugees : UNHCR)와 귀환 절차를 협의하여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프리비 지구(Caprivi Strip)는 원래 영국의 식민지였다가 1890년 영국과 독일의 조약에 따라 독일령이 되었다. 지명은 당시 독일의 재상 레오 폰 카프리비(Leo von Caprivi)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영국군에 점령되었고, 1919년 이후 국제연맹의 위임 통치령에 의거하여 남아프리카 연방이 관할하였다. 199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부터 독립한 나미비아의 일부가 되었으나 초베(Chobe)강에 있는 카시킬리(Kasikili)섬 또는 세두두(Sedudu)섬을 둘러싼 경계선 문제로 보츠와나와 분쟁이 발생하였다. 1999년 12월 국제사법재판소는 카시킬리섬을 둘러싸고 흐르는 초베강 북쪽 수로의 가장 깊은 점을 연결한 선을 양국의 경계선으로 정하고, 카시킬리섬은 보츠와나 영토의 일부라고 판결하였다. 이 지역은 앙골라, 잠비아, 나미비아, 보츠와나, 짐바브웨와 국경을 접하고 있어 역사적으로·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이었다.

   나미비아 난민은 1999년 나미비아에서 일어난 분리주의 내전에서 패배하여 보츠와나로 이주하였다. 당시 이 난민들은 나미비아의 카프리비 지구를 빼앗으려고 시도했다가 실패하고 보츠와나로 넘어온 2,400여 명의 난민 중 일부이다. 이 난민들의 대부분은 분리주의 정당인 통합민주당(United Democratic Party : UDP)에 속한다. UDP는 현재 나미비아에서 정치 활동이 금지되어 있다. 난민들은 8월에 있었던 보츠와나와 나미비아 정부의 자발적인 귀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결국 강제로 나미비아로 송환될 위기에 처해 있다.

   난민 대변인인 펠릭스 카쿨라(Felix Kakula)는 난민들이 돌아가면 나미비아 정부의 박해를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카쿨라 대변인은 난민들이 나미비아로 귀환하면 UDP 소속이라는 것을 나미비아 정부에 밝혀야 하며, 나미비아 정부는 이에 대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UNHCR의 난민 관리 및 복지 담당 이사인 테보 레티하지(Thobo Letlhage)는 난민은 영구적인 지위가 아니며 난민들이 자국에 돌아오는 것이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미비아 난민들은 자신들이 조국을 떠나온 지 벌써 20년이 넘어서 나미비아에 연고가 없으며 갈 곳이 없다고 말한다. 또한 보츠와나에서 태어난 난민 자녀들은 보츠와나 학교에 다녔고 나미비아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고 말하고 있다.

   보츠와나의 난민 추방 사건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난민 정착 문제에 대한 하나의 사례로 남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난민의 의사를 존중하는 것이며, 추방 및 정착과 관련해서는 보츠와나, 나미비아 그리고 유엔의 협력으로 추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에티오피아 아비 총리 2019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다

12Oct/19
아비총리-노벨상수상

2019년 10월 11일, 아비 아머드 알리(Abiy Ahmed Ali) 에티오피아 총리가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그는 총리 취임 이후 약 20여 년간 지속한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레아 간 전쟁을 종식하고 긴장 완화 및 평화 정착을 이룩했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는 아비 총리의 노벨평화상 수상 배경에 대해 “에리트레아와 국경분쟁 해소를 위한 노력을 비롯해 역내 안정에 크게 기여했다.”라고 밝히며, 국내적으론 정치범 석방과 국가비상사태 해제 그리고 국민의 알 권리 신장 등 국민·국가 통합을 추진했다.“고 수상 이유를 설명했다.

아비 총리는 비단 에리트레아와의 관계개선뿐만 아니라 역내 국가의 평화 정착을 위해 노력했다. 그는 2019년 3월 이사이아스 아프웨르키(Isaias Afwerki) 에리트레아 대통령과 함께 남수단을 방문해 평화 구축방안을 모색했다. 또한, 지난 2019년 4월에는 수단을 방문하여 오마르 알바시르(Omar al-Bashir) 수단 전(前) 대통령의 축출 이후 혼란이 가중되고 있는 수단의 권력 이양 협상을 중재했다. 그 결과 수단 군부와 야권은 2019년 8월 아비 총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권력 이양 협상에 최종적으로 서명했다.

그러나 아비 총리의 노력은 어떻게 결말이 날지 아직은 알 수 없으며 넘어야 할 난관이 많다. 에티오피아와 에리트레아는 아직 완전한 관계 정상화를 이루지 못했다. 국경선은 여전히 막혀 있으며, 양국 간 무역은 전무하다. 일각에선 에리트레아 정부가 압제적인 정책을 펴는 이상 양국 간 평화는 요원하다고 관측한다. 평화 정착 과정이 자리 잡기 위해선 에리트레아가 민주적 제도를 도입하고 시민 사회를 성장시켜야 한다고 보는 의견이 많다.

만평 출처: https://www.cartoonmovement.com/cartoon/60873

역사의 평가를 받고 있는 무가베, 그는 해방 투사?, 독재자?

07Oct/19
무가베 사망 만평

   지난 2019년 9월 6일, 영국 BBC 방송은 로버트 무가베(Robert Mugabe) 짐바브웨 전 대통령이 향년 95세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무가베 전 대통령의 가족들은 “그가 올해 4월부터 싱가포르의 한 병원에 입원해 치료를 받고 있었으나 최근 건강이 악화됐다.”라고 전했다.

   무가베는 영국 식민지 시절 백인 정권에 맞서 짐바브웨 독립운동 조직을 이끌었다. 당시 그는 짐바브웨에서 ‘해방의 상징’으로 유명세를 누리며 1980년 총리로 선출된 뒤, 쿠데타를 일으켜 자신이 직접 대통령 자리에 올랐다. 이후 그는 37년간 독재 정치를 이어가며 짐바브웨 경제를 파탄으로 이끌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009년 워싱턴포스트의 주말 잡지 ‘퍼레이드’에선 그를 세계 최악의 독재자 1위로 선정하기도 했다. 수십 년간 장기 독재를 해 온 무가베는 부인에게 대통령직을 물려주려고 시도하다가, 2017년 11월 군부 쿠데타와 의회의 탄핵에 직면하여 대통령직을 사임했다.

   무가베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평가가 가장 극명하게 나뉘는 지도자 중 한 명이다. 한쪽에선 그를 ‘아프리카의 영웅’, ‘해방 투사’라고 추앙하지만, 다른 한쪽에선 ‘독재자’, ‘살인자’라고 비난을 퍼붓고 있다. 위 만평은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듯 무가베에 대한 상반된 수식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음낭가과(Dambudzo Mnangagwa) 짐바브웨 현 대통령은 무가베의 사망과 함께 그가 남긴 명암을 모두 떠안고 가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그는 무가베가 짐바브웨 역사에 남긴 업적과 과오를 반추하고 성찰하여, 국민을 통합하고 국가를 발전시켜야 하는 중요한 국면을 맞고 있다.

만평 출처: https://www.timeslive.co.za/sunday-times/opinion-and-analysis/2019-09-08-cartoon–robert-mugabe-the-great-divider/

우간다-르완다, 긴장 완화 양해 각서 이행하기로 결의

07Oct/19

   지난 2019년 9월 16일, 우간다와 르완다 양국은 한 달 전인 8월에 합의한 긴장 완화 양해 각서(MOU)를 이행하기로 약속했다. 요웨리 무세베니(Yoweri Museveni) 우간다 대통령과 폴 카가메(Paul Kagame) 르완다 대통령은 지난 8월 22일 앙골라 수도 루안다(Luanda)에서 긴장 조성 행위를 자제하고 국경을 재개방하는 내용의 양해 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해당 서명식에는 주앙 로렌수(João Lourenço) 앙골라 대통령과 펠릭스 치세케디(Félix Tshisekedi) 콩고민주공화국 대통령이 중재를 위해 참석했다.

   우간다와 르완다 정부 관계자들은 2019년 9월 르완다 수도 키갈리(Kigali)서 수 시간 비공개 회의를 통해, 적대 행위를 중단할 방법을 모색했다. 셈 쿠테사(Sam Kutesa) 우간다 외무 장관은 회의를 시작하면서 양국 간 긴장 완화 합의가 완전히 이행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한, 양국 간 합의문이 범아프리카주의 이념을 확인시켜주는 것이라고 말하며, “르완다와 우간다는 역사적으로 오랜 사회·경제적 관계와 문화적 유대를 맺고 있다. 하지만 양국의 국경 폐쇄로 가족들이 헤어지고 무역이 중단되는 상처를 낳았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올리버 은두훙기레헤(Olivier Nduhungirehe) 르완다 지역 안보 장관은 “동아프리카 공동체(East African Community : EAC)의 파트너이자 이웃 국가로서 양국은 평화와 안보, 그리고 경제 통합에 관한 공통된 비전을 공유하고 있다. 양국은 평화 안보 의정서뿐만 아니라 동아프리카공동체 공동시장 의정서(EAC Common Market Protocol)로 묶여 있다.”라고 강조했다. 말람바 콩고민주공화국 부총리와 아우구스토 앙골라 외무 장관은 중재자로서 해당 회의에 참석해 대호수 지역 국가 간 평화와 협력을 강조하며, 양해 각서가 성실히 이행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올해 들어 우간다와 르완다는 국경을 둘러싼 긴장 관계가 이어졌다. 르완다 정부는 2월 말부터 우간다와 접하는 국경의 주요 교역로인 카투나의 통행을 차단하고 르완다 국민의 우간다 방문을 금지했다. 이에 르완다는 우간다 정부가 르완다 대통령에 반대하는 반군들을 숨겨주고 지원한다고 비난한 바 있다. 한편, DRC 역시 양국 안보 문제에 이해 당사국이다. 르완다와 우간다 군부 및 정치 엘리트들은 DRC 동부 지역에서 경제적 이익을 취하고 있다. 해당 지역은 르완다 및 우간다와 국경을 접하는 곳으로 반군 조직들이 본거지를 차리고 활동해 DRC 중앙 정부에 혼란을 주고 있다. 르완다와 우간다 간 전면전 가능성은 적으나 DRC에서 양국이 대리전 양상을 띠며 지역적 분쟁이 야기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해당 양해 각서 이행 결의는 대호수 지역의 안정과 평화를 도모하는 데 매우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대호수 지역의 안정과 평화는 후투족과 투치족 간 종족 갈등과 관련되며, 나아가 주변국 모두의 문제와 직결되어 있다. ‘자신의 문제는 자신이 해결한다.’는 범아프리카주의 입장에 따라, 평화를 정착하고 국경을 개방하여 교류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중요한 사안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