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posts by 임기대 HK연구교수

샤를리 에브도에 반감을 갖는 아프리카 무슬림

18Jan/15
noname01

   전 세계를 경악케 한 파리의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 발생 후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전역에서 반이슬람 정서가 확산되고 있다. 많은 사람은 이에 대해 동조하고 있지만, 우려의 시각도 만만찮게 많다. 특히 아프리카 무슬림들은 <샤를리 에브도>가 이슬람을 모독한 것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 프랑스 내에서 반이슬람 정서만을 확산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알제리에서는 프랑스 내 이민자 2세 무슬림에 대한 사회경제적 차별이 이번 문제를 일으킨 주범 중 하나라고 주장한다. 그래서 경제적 희망을 포기 한 상당수 젊은 무슬림들이 갈수록 이슬람 극단주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알제리인은 현재는 물론 프랑스가 식민시대 때부터 얼마나 많은 알제리인을 학살하고, 현재의 이민자 2세까지 사회적 혹은 경제적 차별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전 세계 무슬림이 이번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에는 반대하면서도 왜 프랑스를 비난하는지에 대해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칫 종교 간의 논쟁이 종교 간의 물리적 충돌로 확산될 수 있음을 풍자한 이 장면은 연초부터 세계가 큰 홍역을 치를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샤를리 에브도를 보는 아프리카 이슬람 국가들의 시선

18Jan/15

   프랑스에서 발생한 시사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으로 12명이 목숨을 잃고 전 세계가 애도하는 가운데, 최근 마그레브를 포함한 아프리카 이슬람 국가에서는 다른 징후가 포착되고 있다. “내가 샤를리다”(Je suis Charlie)라는 구호에 반해,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Je ne suis pas Charlie) 혹은 “나는 무슬림이다”(Je suis Muslim)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샤를리 에브도>의 무한한 표현의 자유에 찬성하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샤를리 에브도>는 테러가 발생한 이후 발행한 최신호 무슬림 만평(1월 14일)이 190만 부 이상 판매됐고, 원래 300만 부를 기획했지만 700만 부로 늘릴 것을 결정하면서 무슬림들의 반감을 샀다. 특히 지난 1월 16일 금요일을 기점으로 불기 시작한 프랑스 언론에 대한 반감은 무슬림의 금요일 예배 이후 집단 행위로 이어졌는데, 아프리카에서는 알제리와 니제르, 모리타니, 세네갈에서 격하게 반 프랑스 시위로 확산되고 있다. 니제르의 경우 10명의 사망자, 45명의 부상자가 발생했고 프랑스 문화원과 20개 이상의 교회가 습격당해 불타기도 했다. 세네갈에서는 곳곳에서 시위가 발생하며 프랑스 국기와 교회 방화 사건이 곳곳에서 목격되었고, 모리타니아 국가 수반인 Mohamed Ould Abdel Aziz는 테러 단체와 모하메트 풍자를 한 <샤를리 에브도>를 동시 비판했다. 말리는 대통령이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 이후 파리에서 열린 가두 행진에 참여하여 논란이 되고 있으며, 말리 내에 있는 이슬람 테러 단체까지 자극하여 향후 테러 위협에 시달릴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이렇듯 아프리카에서 반 프랑스 시위, 혹은 <샤를리 에브도> 만평 관련 시위가 곳곳에서 발생하고 과격한 양상을 보이지만, 근본적인 테러 발생 이유에 대해 끊임없는 의문을 제기하며 행동으로 보이는 국가는 알제리이다. 알제리 수도 알제에서는 수천 명의 시위대가 과격한 움직임을 보이며 경찰과 충돌하고 있고, 프랑스 국기를 불태워 급기야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나서 진화하려는 모양새지만 쉽게 알제리인의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고 있다. 1월 18일에도 알제리 고등학생들이 반 프랑스 시위에 동참하는 항의 시위를 예정하고 있고, 이들은 “우리 모두는 모하메드이다”, “내가 쿠아치이다”(쿠아치는 테러범의 이름이다)는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하고 있다.

   알제리에서 과민 반응이 나오는 이유는 이번 테러범 쿠아시 형제와 여성 공범으로 도피 중인 하야트 부메디엔(24세)이 모두 알제리계 이민자 2세들이기 때문이다. 전체 인구의 10%인 650만 명이 무슬림인 프랑스에서 약 500만 명이 알제리계 주민으로 이들 대부분은 빈곤과 실업에 시달리고 있다. 본국에서 이들을 보는 시선이 늘 좋은 것만은 아니지만, 이번 테러가 ‘누가’, ‘어떻게’에만 초점을 맞추면 안 된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테러 이유 및 본국인 알제리에 대해 프랑스가 식민지배 기간 동안 어떻게 했는지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하고 있다. 최근 정치경제적으로 화해 무드가 조성되고 있는 양국 간에 다시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이유이다.

독립전쟁 세대에 대해 극도의 불신을 갖고 있는 알제리 국민들

17Nov/14
noname01

   알제리 독립전쟁은 알제리인의 자긍심이자 현대국가 알제리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이번 60주년 행사는 그 어느 때보다 알제리 전역에서 반정부 양상을 보이는 사태가 발생해 독립전쟁을 자축하는 예년의 축제 행사보다 정부를 성토하고, 독립전쟁 세대들의 이선 후퇴를 요구하는 모습들이 많이 보인다. 특히 젊은이들의 기성세대와 독립전쟁 세대에 대한 불신은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조차 우스운 담론으로 치부하기까지 한다. 15년 집권이라는 기간도 그렇지만 군과, 집권당인 <민족해방전선>(FLN), 정보부의 권력 독점과 부패 등은 국민들의 대 정부 불신을 반영한다. 이번 부테플리카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은 극히 이례적이다. 2014년 들어서 단 두 번 대국민 연설을 하였지만 국민들의 반응은 지극히 냉소적이다.

   본 만평은 정보화시대 국가와 권력자들에 대한 젊은이들의 반응을 엿볼 수 있게 한다. 정부의 대국민메시지를 보자마자 삭제하는 국민의 모습에서 현재 알제리 국민이 정부와 권력자를 바라보는 마음이 어떤지 알제리 사회를 풍자하는 모습이 이채롭다.

알제리에서 르노(Renault) 자동차 공장 건립과 그 의미

17Nov/14

   2012년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알제리를 국빈방문하면서 약속한 알제리 내 르노자동차 건립이 현실화되었다. 지난 11월 11일 알제리 서부 오랑(Oran)시에 르노 자동차 공장 건립식이 거행되면서 알제리 국민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정부 차원에서도 분주히 움직이는 모양새다. 프랑스에서는 로랑 파비우스 외교부 장관, 알제리에서는 셀랄 총리를 비롯한 정부 부처 장관들이 대거 참석했다. 알제리 측에서는 제2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에서 중점적으로 다루었던 내용이 가시화된 점을 높이 평가했고, 프랑스는 알제리 내 자동차 시장을 한국과 일본에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대반전을 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알제리는 자동차 관련 아프리카 내에서 가장 큰 수입국가이다. 4천만 명에 육박하는 인구, 세계 10번째의 국토 면적, 25세 이하의 젊은 인구, GDP가 아프리카에서 4번째로 높은 국가라는 점이 이 지역 진출을 원하는 국가들의 관심을 끈다. 저렴한 휘발유가, 자동차 구매 과정 등이 수월한 것은 자동차 보유 수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단지 제조업 자체가 취약하기에 대부분의 자동차 생산 국가가 알제리에서 조립 생산한다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2년 전 프랑스와의 협상 이후 급속도로 진행되어 이번에 가시화되어 알제리에서도 제조업의 약진을 기대하는 눈치이다.

   르노 입장에서는 이미 모로코에서 자동차 생산을 하고 있었고, 이번 알제리에서의 생산을 통해 아프리카 시장 공략에 한층 가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정부 차원에서도 프랑스는 대 마그레브정책을 더욱 견고히 하여 과거의 지배력을 강화할 것이다. 이번 오랑의 르노 공장은 연간 25,000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첫 모델은 Symbol이고, 알제리에서 생산되는 자동차로 처음 GPS를 갖췄다. 향후 2016년부터 75,000대까지 늘리겠다는 야심이며, 투자비용 또한 현재 5,000만 유로에서 생산량 추이에 따라 4억 유로로 증가시킬 예정이다. 나아가 궁극적으로는 15만대 생산과 더불어 8억 유로의 비용을 투자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2015년 알제리 자동차 생산량의 25%, 5년 후에는 42%를 목표로 하여 알제리 내 한국과 일본, 최근에는 중국까지 가세한 아시아 자동차 국가들의 공격적 마케팅을 따돌리겠다는 심산이다.

   제조업이 취약한 알제리에서 이번 자동차 생산 라인 가동은 자동차 및 기계 관련 하청업체 활성화를 기대하기도 한다. 알제리 하청 및 협력사무소(BASTP) Aziouez Laib소장은 오랑의 르노 공장이 자동차 생산을 개시하면서 알제리 내 기계 관련 하청업체 113개 사가 부품 조달에 가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더불어 르노사는 이들 하청기업에 특별한 기술교육을 전수하겠다고 한다. 알제리 내 제조업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평가되지만, 한국 등 아시아 자동차 업체들의 영향력이 줄어들지 않을까 우려된다. 특히 그동안 단순 판매만 해온 우리의 입장에서는 향후 이 지역의 자동차 시장 경쟁에서 뒤떨어지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