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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프리카공동체 공용어로서의 스와힐리어

20Sep/16

   동아프리카공동체(EAC) 입법 의회는 영어와 함께 스와힐리어를 공용어로 지정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동기구의 교통어(lingua franca)로 사용되던 스와힐리어를 공용어로 지정함으로써 스와힐리어의 위상을 한층 격상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 공동체의 통합을 가속화하고 동질적 정체성을 구축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역 내에서 광범위하게 통용되는 스와힐리어를 공용어로 지정한 것이다. 이로써 스와힐리어는 중동부 아프리카에서 더욱 중요성을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스와힐리어의 공용어 지정이 실질적으로 구체화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선결 요건들이 있다. 우선, 탄자니아에 비해 스와힐리어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은 케냐, 우간다, 르완다, 부룬디의 일부 반감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사회의 엘리트 계층은 영어나 불어 습득을 세계화 시대의 필수적인 언어적 도구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여, 이들 국제어와 어떻게 경쟁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게다가 독립 이후 스와힐리어의 확산과 위상 제고에 국가적 노력을 경주해 왔던 탄자니아가 시장경제 체제로 이행되면서, 영어가 교육과 취업 기회와 동일시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그리고 우간다의 경우 스와힐리어가 이디 아민의 폭정과 결부되어, 스와힐리어의 확산과 발달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으며, 최대 종족 집단인 간다인은 스와힐리어의 확산이 자신들의 언어에 위협이 된다고 간주하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이러한 인식과 저항을 극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스와힐리어가 동아프리카공동체의 공용어로 지정됨으로써 스와힐리어는 지역어를 넘어 국제어로 도약할 수 있는 제도적 여건이 형성된 것은 명약관화한 사실이다. 다만 스와힐리어를 공용어로 지정하는 것은 명목적 조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동아프리카공동체 입법 의회의 의사록 작성에서도 사용하는 등 실질적 실천이 필요하다. 더불어 교육 체계에서 사용되는 언어 혹은 필수 과목으로서 스와힐리어를 채택함으로써 미래 세대를 위한 바람직한 조건 창출이 긴요하다. 스와힐리어를 명실 공히 동아프리카공동체의 결속을 강화하는 언어로 만들겠다는 정치 지도자들의 의지와 실천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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