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는 민주화가 시작된 지 25년이 지났다. 몇몇 아프리카 국가를 제외하고 대부분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2~3차례 이상 평화적인 정권교체가 이루어졌다. 그뿐만 아니라 시민사회를 대표하는 다양한 NGO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또한 아프리카 라이베리아에서는 ‘철의 여인’이라 불리는 엘런 존슨-설리프가 아프리카 여성 최초로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이후 말라위에서도 여성 인권 운동가로 잘 알려진 조이스 반다가 대통령에 취임하였다. 2004년 100만 명이 사망하는 인종 대학살을 겪은 르완다는 스웨덴(44.7%)을 제치고, 여성 의원 비율(64%)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가 되었다. 또한 여성 장관 비율에서 있어서도 아프리카가 20.4%로, 미국(22.9%) 다음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다. 이처럼 아프리카에서는 여성 리더십이 화제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화려한 결과 뒤에는 사회와 가정에서 자신의 권리를 못찾고 있는 아프리카 여성이 여전히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아프리카 인구 구성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약간 우위에 있지만, 아프리카 여성의 70~80%가 농촌에 거주하고 있다. 아프리카 여성의 경제 활동의 90%는 영세한 음식업에 종사하고 있다(여기서 음식업이란 식당을 갖춘 것이 아닌 행상을 말함). 대부분 비정규직인 여성은 비농업 부문에서 주로 활동하며, 정규직에서 활동하는 인구는 8.5%밖에 되지 않는다.
물론 그동안 정치와 정책 결정 과정에서 소외됐던 여성의 상위 정치(hight politics) 참여도 중요하다. 하지만 아프리카 여성의 열악한 환경 개선은 여성들이 지속 가능한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사회 환경 개선이 우선되어야 한다. 아프리카 여성에 불리한 사회적 환경은 유산 상속, 모자 보건, 신용 대출 등 다양하지만, 가장 시급하고 보편적으로 해결되어야 하는 문제는 긴 호흡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는 교육 문제라고 생각한다. 아프리카에서는 초등교육이 의무이지만, 여성의 67%만이 초등교육을 받고 있다. 이러한 낮은 비율은 고등 교육 기관으로 올라갈수록 더 낮아지고 있다. 여성의 중고등학교 진학률이 32%이라면, 전문대학 이상 진학률은 6%대로 떨어진다. 현재 15세 이상 여성 가운데 51%만이 글을 읽고 쓸 수 있어 남성의 67.1%에 비해서 낮다. 북아프리카의 경우는 30%를 밑돌고 있다. 물론 1990년 이전과 비교하면 여성의 사회적 환경이 많이 좋아졌다고 한다. 예를 들어 학위를 가진 여성이 10년 전 8%에 비해서 2015년 현재 18%로 두 배 이상 증가하였고, 상기한 것처럼 여성의 정치 진출 비율도 높다. 그러나 하위 여성의 사회적 환경은 여전히 열악한 수준이다.
아프리카 정부 당국이나 아프리카 개발은행도 이점에 대해 이미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분야보다 더디게 변화하는 이유는 교육 투자가 다른 분야에 비해서 가시적인 효과를 제시해 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정부의 의욕적인 초기 정책들이 점차 시들어가거나 변색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이러한 문제 해결은 아프리카 정부의 의지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의지를 중·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해외 원조를 적극 이용할 필요가 있다. 즉 아프리카로 유입되는 해외 원조에서 교육에 대한 원조 할당량을 의무화시키는 국제적인 공조와 정책 개선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아프리카에서 여성 인권을 특별화시키는 것 보다 더 시급한 것은 사회 하위 계층의 여성 교육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더 급선무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