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강민정 작성일: 2019.11.28
베레베유(Berebeyu) 마을은 에티오피아의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약 500㎞ 떨어진 하브루 워라다(Habru Woreda)에 자리 잡고 있다. 수백 명의 주민은 토지 손실과 흉작 또는 수확 전혀 못 하기 등 기후 변화의 현실과 씨름하고 있다. 베레베유는 인근 산에서 흘러나오는 지류들의 합류 지점에 있다. 이 마을은 가뭄, 계절성 홍수, 진흙 사태에 매우 취약하다. 2011년 진흙 사태로 최소 5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집에서 대피했다.
장기간의 가뭄으로 인해 많은 주민은 대안적 생계 기회를 찾기 위해 해외로 이주했다. “이곳에 사는 것은 매우 힘들다. 이 지역에서는 가뭄이 증가하고 있다.”라고 아흐메드 시파레(Ahmed Shifare)는 말했다. 그는 많은 젊은이가 걸프 국가들로 도망쳐야 했다고 설명했다. “나이 든 세대에게는 가뭄의 위협이 우리를 죽이고 있는데도 우리는 달리 갈 만한 땅이 없습니다. 각 가정에는 중동으로 이주한 가족 구성원이 적어도 한 명은 있어요. 이것이 우리가 가뭄에 대처하는 방식이에요.”라고 그는 말했다. 베레베유에서 이주는 흔한 적응 전략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많은 사람은 추방되어, 그들의 이주를 자극했던 똑같은 가혹한 환경으로 돌아가도록 강요당한다. 그래서 이주가 늘 효과적인 대처 전략은 아니다.
고령의 주민들은 농업을 보완하기 위해 계절적 이주에 오랫동안 의존해 왔다. 1984년 가뭄 동안 시파레의 가족을 포함한 많은 노인은 도시에서 일자리를 구했고, 현대 이주민들과 마찬가지로 그들은 일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일했고, 가뭄 후에 자신의 농장을 다시 운영하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이러한 이주의 미래가 불확실하다고 한다. 시파레는 “최근 몇 년 동안 계속된 가뭄에 따라 이주 규모는 내가 이전에 본 적이 없는 정도입니다. 모두가 자신이 돌아올 것인지를 모른 채 가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베레베유는 놀라운 탄력성을 보여 왔다. 그 마을 주민들은 수 세기 동안 많은 도전을 극복하면서 살아왔다. 하지만 기후 변화와 토지 퇴화는 그들이 이전에 경험한 그 어떤 것보다 더 어려운 것으로 증명되고 있다. 경작지는 희소 자원이 되었다. 각 가구는 농업용으로 0.5헥타르를 받을 권리가 있지만, 지금은 가파른 경사지조차 경작되고 있을 정도로 수요가 공급을 앞질렀다. 그 결과, 비옥한 토양이 침식되고, 이는 다년간의 가뭄과 결합하여 농작물 생산에 악영향을 끼쳤다.
토양 침식으로 농장을 잃은 셰이크 이맘 시쿠루(Sheik Yimam Shikuru)는 “내 농장은 더는 아무것도 생산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이들이 모두 나를 떠났다. 이곳은 점점 뜨거워지는데, 비가 오면 물이 바위와 잔해를 내 농장으로 가져와서 내 농작물을 모두 죽인다.”라고 말했다. 시쿠루는 평생을 베레베유에서 살아 왔다. 그의 자녀 중 4명은 일자리를 찾기 위해 해외로 이주했지만, 지금까지 취업 허가를 받지 못한 탓에 정규직을 얻지 못해 아버지를 돕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쿠루는 침식된 작은 농장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다. 우스마니 엔드리스(Usmani Endris)도 동일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곳은 토지가 한정돼 있고 이 한정된 토지는 기후 변화 때문에 생산성이 떨어진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는 2016년에 추방되기 전 1년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일했다. 귀국 후 소말리아의 보사소(Bosaso)와 지부티의 오박(Obock) 등을 통해 다시 사우디아라비아에 가려고 두 번이나 시도했으나 둘 다 실패했다.
베레베유 주민들은 긍정적이고 쾌활한 사람들로 알려져 있지만, 기후 변화에 직면하면서 그들의 향후 생존에 관한 걱정이 점점 주된 대화 내용으로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2019년 5월 국제이주기구(IOM)가 에티오피아 복음교회 메카니수스 개발사회서비스위원회와 손잡고 환경 악화의 흐름을 막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희망의 씨앗이 뿌려졌다. 이 사업의 목적은 조림을 통해 선별된 유역 지역의 토지 저하를 줄이고, 생계를 지원하기 위한 과수 재배의 통합을 통해, 이주 귀향자들의 재통합을 지원하는 동시에 환경을 회복시키는 데 있다. 이 사업을 통해, 공동체 구성원은 귀향자들과 함께 50헥타르를 개발할 것이다. 그들은 농작물을 수확하기 위해 빗물을 사용하고 미사(微砂) 퇴적물을 가둘 것이다. 이것은 토양의 비옥도를 개선할 것이다. 잃어버린 식물의 피복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나무와 풀을 심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공동체 구성원과 귀향자들이 묘목을 팔아서 소득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4년 안에는 그들이 과일을 판매하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240명 이상의 공동체 구성원이 이주 및 토양 악화와 관련된 주제에 관한 ‘공동체 대화’에 참여할 것이다.
최근 초점 집단 회의에서 마을 사람들은 특히 가뭄을 이겨내고 과일을 팔아 소득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같은 흥분감을 나타냈다. 주민 압두 하센(Abdu Hassen)은 “우리는 이 땅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알고 있고, 경험이 풍부한 농부들이지만 물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물과 경작지뿐이며, 퇴화된 땅을 다시 이용할 수 있다면, 그것은 이 마을에 기쁨을 가져다줄 것이다.” 희망에 차 있는 또 다른 주민 하센 모하메드(Hassen Mohamed)는 이 사업을 칭찬하면서, “이것은 기후 변화를 이겨낼 수 있는 하나의 발걸음이다.”라고 말했다.
출처: https://allafrica.com/stories/20191002044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