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최대 경제국으로 부상한 나이지리아?

   나이지리아 정부는 경제 성장을 목표로 하는 ‘7대 주요 국정과제’(2007) 및 ‘비전 2020’(2008)을 선포한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전력 및 주요 인프라 시설 개선 등을 이루어 2020년까지 세계 20위 규모의 경제대국 진입을 목표로 한다는 것이다. 특히 ‘비전 2020’에서는 제조업, 인프라, 교육, 보건, 농업 부문에 따른 구체적 달성 목표를 제시하였다.

   이러한 발표가 있은 지 6-7년 만에, 세계은행(World Bank)은 아프리카 국가들 중 나이지리아가 남아공을 제치고 아프리카 최대 경제국으로 부상했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발표는 그간 꾸준히 제기되었던 나이지리아의 산업 불균형 문제나 정치인들의 부정부패가 일부분 청산되고, 정부가 발표한 바를 충실히 이행해 오고 있는 듯 보인다.

   그러나 이 GDP 계산의 산술 방식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나이지리아가 아프리카 국가들 중 경제 대국으로 탄생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나이지리아가 실제 달성한 경제성장 외에, GDP 계산의 산술적 변동에 기인한 탓이다. 일반적으로 한 국가의 GDP 산출은 매년 또는 적어도 수년에 한 번씩 이루어진다. 그러나 나이지리아는 이에 있어 적지 않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즉, 나이지리아는 매년 GDP 수치를 업데이트 하지 않고, 과거 자료에 의존해 데이터만 바꾸어 왔다. 산업 구조가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과거 통계에만 의존할 경우, 새롭게 부상하는 산업분야는 통계에 포함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나이지리아는 GDP 수치를 1990년에 마지막으로 업데이트 하였고, 따라서 이것은 2000년대 들어 성장하기 시작한 이동전화 통신사업, IT산업, 온라인 쇼핑몰 분야, 놀리우드(Nollywood) 같은 영화산업 및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성장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수치이다. 이후 2014년에 업데이트된 자료는 GDP가 N 80조 3천억($ 5,099억)으로서 마지막 작성된 수치인 N 42조 3천억($ 2,600억)에 비해 거의 두 배에 달하는 급성장을 하였다.

   결과적으로 이번 나이지리아의 급성장한 GDP 통계 수치는 실제 나이지리아의 경제 성장에 기인한 것이라기보다는 아프리카 통계 수치의 한계 때문인 것으로 이를 다시 고스란히 드러낸 것이라고 할 수 있으며, 따라서 나이지리아인들과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표면적인 수치의 변화가 나이지리아의 경제 사정을 변화시킬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 않는다. 하루 1.25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극빈곤층의 수가 전체 인구의 70%에 달하는 상황에서 아프리카 내 GDP 규모 1위라는 사실에 대해 생각해봐야 한다.

   더불어 나이지리아는 국가 경제의 대부분이 석유 생산 및 수출에 치우쳐져 있으며, 이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집중되어 있음에도 극빈곤층 인구수가 가장 많은 나라들 중의 하나이다. 현지의 주민은 석유 수출에 따른 경제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며, 오히려 발전에서 소외되어 있다. 이 부분을 해결하지 못하면 나이지리아가 아무리 실질적 경제 성장을 이룬다고 해도 국민의 생활수준을 높일 수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