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티오피아의 농업 문제와 리더십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연구소 HK연구교수 설병수


   제3세계의 많은 국가는 여전히 농업 중심적인 산업 구조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이들 국가에서 농업 정책은 농민뿐만 아니라 여타 국민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국가의 상당수는 농업 정책의 실패를 반복해 왔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국가 중의 하나인 에티오피아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에티오피아의 상당수 국민이 경험하고 있는 기아는 가뭄 등의 천재(天災)와 정책 실패 등의 인재(人災)에서 비롯된다. 아래의 내용은 2013년 4월 7일자 <Addisfortune>에 실린 기사(“Leadership Gap in Agriculture Makes Disaggregation Essential”)의 내용을 발췌․정리한 것이다.

   지난주 바히르다르(Bahir Dar)에서는 대규모 회의가 개최되었다. 여당인 에티오피아 인민혁명민주전선(EPRDF)의 지도자들은 사기충천해 있었고(high-spirited), 국가의 주요 현안들에 대한 묘책을 마련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모든 눈은 광범한 영향을 미치게 될 그 회의의 결과에 쏠려 있었다. 그 회의의 주최 측인 인민혁명민주전선은 에티오피아 경제의 대들보인 농업 부문의 성과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농업 부문과 관련된 논의에서 이목을 끈 받은 사람은 농업부 장관인 테페라 데레뷰(Tefera Derebew)였다. 그는 ‘성장·개혁계획’(GTP: Growth and Transformation Plan) 하에서 농업 생산을 두 배로 늘이는 데 책임을 지고 있다.

   그러나 농업 생산성은 전년보다 감소하고, 전체 농산물도 점진적으로 감소해 왔다. 여당은 이러한 상황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 왜냐하면 여당의 주요 유권자들은 농민이기 때문이다. 농업은 국내 총생산(GDP)의 45%를 차지하고, 전체 고용의 81%를 창출한다. 이 부문에서의 어떤 즉각적 감소는 에티오피아 경제의 모든 다른 부문에 충격을 준다. 이것은 전체 경제의 성장을 방해하고, 발전 결과에 따른 이익을 제한할 수 있는 잠재력으로 작용한다.

   1991년에 집권한 에티오피아 인민혁명민주전선은 농업 부문에 대대적인 투자를 감행했다. 1993년에는 토지 재분배가 단행되었다. 그 후에는 토지 소유권 체계의 문제가 대두되었다. 인민혁명민주전선은 토지의 국유화를 주장한 반면, 반대자들은 사유화를 선호했다. 그 후 토지와 관련된 논쟁은 보유 기간 보장 문제로 전환되었다. 그간 여당은 농업 부문에 지대한 관심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농업 부문은 여전히 낙후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주된 이유는 농업 개발을 주관하는 기관들 간에 명확한 책임 소재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이들 기관은 농민의 요구를 제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요컨대 에티오피아 농업 문제의 핵심에는 리더십의 부재가 자리하고 있다.


출처

Addisfortune (2013년 4월 7일)

“Leadership Gap in Agriculture Makes Disaggregation Essent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