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posts by 김광수 HK교수

남아공 국영전력회사 에스콤(Eskom)의 위기

19Jan/20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으로 기술) 국영전력회사 에스콤(Eskom)의 위기가 점점 현실화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에스콤은 부실경영과 부정부패로 심각한 재정위기를 맞고 있으며 전력공급이 불안정하여 남아공 경제에 치명적인 위협을 주고 있다.

2019년 3월 기준으로 약 4,400억 랜드(약 310억 달러)의 부채를 안고 있었으나 10월에는 남아공 GDP 8.5%에 해당하는 막대한 규모로 커지면서 남아공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10월 16일부터 17일까지 에스콤은 2월과 3월에 이어 7개월 만에 석탄화력발전소의 기술적 결함으로 인해 2,000MW 줄이는 순환 단전을 또다시 실시했다. 에스콤은 남아공 전력의 90% 이상을 공급하고 있으므로 전력공급문제는 경제와 직결되어 있다.

10월 22일에는 남아공 의회가 막대한 부채위기에 시달리고 있는 에스콤에 대해 약 590억 랜드(약 40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 특별법을 통과시켰다.

에스콤은 주마(Jacob Zuma) 남아공 전 대통령을 2017년 결국 물러나게 했던 ‘국정농단(state capture, 국가포획)’ 부패 스캔들에 연루돼 있기도 하다. 그런데 12월 20일에는 에스콤 전직 매니저 2명이 약 5천만 불을 착복한 부정부패 혐의로 체포되어 국민에게 부정부패의 온상이라는 인식을 안겨 주었다. 남아공 검찰은 이 두 명이 대형 발전소의 건설 관련 계약을 조작했다고 밝혔다.

2020년 1월 6일 라마포사(Cyril Ramaphosa) 대통령이 임명한 드루이테르(Andre de Ruyter) 신임 CEO는 남아공의 경제발전에 발목을 잡는 빈번한 정전과 전압변동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했다. 그는 효과적인 전력공급을 위해 전력 생산, 전송, 유통 등에 대해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문제가 해결될 기미는 없어 보인다.

세계은행은 올해 1월에, 2020년 남아공 경제성장률을 1% 미만으로 발표하였는데 이는 에스콤의 전력 수급 문제 및 기타 사회기반 시설의 제약이 남아공의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1월 13일 킴벌리에서 열린 ANC 108주년 기념행사에서 에스콤을 강하게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국영 기업인 에스콤은 프라빈 고단(Pravin Gordhan)이 수장으로 있는 공공기업부(Department of Public Enterprises)에 속한다. 남아공에서는 에스콤을 어느 부서에서 관리하는 것이 좋은지를 놓고 격렬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에스콤을 광물자원 및 에너지부(Department of Mineral Resources and Energy)로 옮겨 감독해야 한다는 요구가 있으나 코사투(COSATU) 국회 조정관 매튜 팍스(Matthew Parks)는 이러한 방법이 전력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주말에는 ANC 여성연맹(ANC Women’s League)과 남아공 금속노조(National Union of Metal Workers of South Africa : MUMSA)가 전력산업을 에너지부로 개편해야 한다는 견해를 별도로 표명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력공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서는 투명하고 공정한 에스콤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남아공 정부와 정치인의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

짐바브웨 부패방지위원회 활동

20Nov/19

짐바브웨 부패방지위원회(The Zimbabwe Anti-Corruption Commission : ZACC)는 11월 4일 월요일 에머슨 음난가과(Emmerson Mnangagwa) 대통령의 핵심참모로 장관직에 있는 요람 굼보(Joram Gumbo)를 약 370만 달러의 비용을 남용한 혐의로 구속하여 기소했다. 이 사건은 올해 두 번째의 고위직 뇌물사건이다.

로이터 통신이 본 고발장에 따르면 대통령 직속의 굼보 장관은 2017년 출범한 정부 소유 항공사에 친인척 소유의 부동산을 본사로 사용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결국 굼보는 비리 혐의가 인정되어 파면되었는데 교통부 장관 시절 국유기업 대표의 재임을 강요하는 등 직위를 남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많은 사람이 짐바브웨가 2017년 정권교체를 했지만 음난가와 정부가 10년 만에 최악의 경제 위기를 타개하는 데 필요한 정치 개혁을 수행할 추진력이 부족하다고 비판을 하자 정부는 서둘러 굼보를 구속했다. 독재자인 로버트 무가베가 축출된 뒤 대통령이 된 음낭가과 대통령은 취임 당시 부정부패를 근절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음난가와 대통령이 2019년 7월에 출범시킨 ZACC는 부정부패한 정부 관료를 밝히는 데 노력하고 있다. ZACC는 7월에 관광부 장관인 프리스카 뭅푸미라(Prisca Mupfumiraa)를 국가 연금 기금 9500만 달러를 부정하게 사용한 혐의로 기소하기도 했다.

일부 무가베 시기의 장관들이 부정부패로 체포되었지만, 재판은 지지부진하고 그들은 보석으로 풀려나고 있다. 국민은 부정부패를 한 고위공직자들이 처벌을 면할 수 있는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좌절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런 의미에서 굼보가 법의 심판을 받을지는 음난가과 대통령의 부정부패를 척결하려는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짐바브웨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하나의 이정표가 될 수도 있다.

 

짐바브웨 정부의 2020년 군과 경찰에 대한 예산 배정

19Nov/19

짐바브웨 정부의 2020년 예산 배정을 보면 짐바브웨의 경제발전과 민주주의에 관한 이야기는 정말 머나먼 이야기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짐바브웨 정부는 야당과 노동자들의 시위를 막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군과 경찰에 국가 예산을 가장 많이 배당하였다.

음툴리 은쿠베(Mthuli Ncube) 재무장관은 2020년 국가 예산 중 최초 상한액인 약 280억 짐바브웨 달러(ZWL $28bn ; 약 17억 7천만 미국 달러 또는 약 260억 남아공 랜드)를 훨씬 초과하는 예산을 군과 경찰에 배정하기로 했다.

이와 같은 사실은 ‘2020년 예산안 사전 국회 협의회; 2019년 10월 30일~11월 4일(“2020 Pre-Budget Parliamentary Consultation Meetings; October 30 to November 4, 2019)이라는 문서에서 밝혀졌다. 문서에 따르면 짐바브웨 방위군은 약 250억 짐바브웨 달러(ZWL$25bn)가 필요하지만, 내무부는 약 320억 짐바브웨 달러(ZWL$32bn)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짐바브웨의 2018년 7월 선거가 논란이 된 이후, 군과 경찰은 노동조합뿐만 아니라 야당의 시위 진압을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에머슨 음난가과(Emmerson Mnangagwa) 대통령은 야당의 압력과 노동자들의 시위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음난가과 대통령은 전략적 입장에서 보안군을 유지하는 데 더 많은 자금을 할당하는 것이 유리한 상황이다.

2019년 11월 6일 수요일에는 공무원들이 수도인 하라레에서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스카 무고메리(Oscar Mugomeri) 짐바브웨 경찰(Zimbabwe Republic Police : ZRP) 총장은 시위가 공공질서에 위협을 가하거나 폭력적인 상황이 될 때 진압을 위해 개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약 1,600만 짐바브웨 인구 중 거의 절반이 도시와 시골 지역에서 기아에 직면해 있다. 기부단체와 조직은 생존을 위해 식량과 현금을 가장 취약한 계층에 지원하고 있다. 농업 분야는 약 140억 짐바브웨 달러가, 경제 회생의 주춧돌이 될 산업 분야는 약 60억 짐바브웨 달러가 배정될 예정인데 군과 경찰의 예산에 비하면 너무 적다. 의료 보건 분야에는 세 번째로 많은 약 180억 짐바브웨 달러가 배정될 예정이지만 이 역시 너무 적다. 의사와 간호사들이 처우 문제로 3개월 이상 파업을 해왔다.

2020년 예산 배정을 보면 짐바브웨의 경제회복은커녕 국가의 존속이 위태로울 지경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지금 상황으로 보면 민주주의는 정말 머나먼 목표가 될 것 같다.

남아공 럭비 국가대표팀의 세계 대회 우승

10Nov/19

남아프리카공화국(이하 남아공으로 기술) 럭비팀 스프링복(Springbok)이 2019년 일본에서 열린 세계 럭비 월드컵(Rugby World Cup)에서 잉글랜드를 꺾고 또다시 우승을 차지했다.

월드컵 우승컵인 웹 엘리스(Webb Ellis) 트로피는 설립 이후 지금까지 4개국이 가져갔다. 남아공은 두 차례 우승한 적이 있다. 프랑수아 피나르(Francois Pienaar)는 1995년 역사적인 승리로 팀을 이끌었고 존 스미트(John Smit)는 2007년에 승리를 이끌었다. 1995년 우승을 주제로 2010년 <우리가 꿈꾸는 기적: 인빅터스>라는 영화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2019년 10월 23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준결승전에서 웨일스(Wales)를 19-16으로 꺾고 럭비 월드컵 결승에 올랐다. 시야 콜리시(Siya Kolisi) 흑인 주장이 이끄는 스프링복 팀은 2019년 11월 2일 일본 요코하마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32-12로 잉글랜드를 누르고 세계 챔피언을 거머쥐었다. 시릴 라마포사(Cyril Ramaphosa) 대통령은 일본을 방문하여 스프링복 팀의 승리를 축하했다. 남아공의 이번 승리는 12년마다 남아공이 우승한다는 또 하나의 역사를 썼다.

아파르트헤이트 인종차별 시기에 럭비는 백인의 스포츠였고 축구는 흑인의 스포츠였다. 이제 백인들의 전유물이었던 럭비도 남아공의 모든 국민이 참여하여 하나로 묶는 스포츠가 되었다. 특히 결승전에서 승리 후에 그들이 부른 국가(國歌)는 남아공의 국가·국민 정체성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한 것이었다. 방송 매체에서 영어가 아닌 아프리칸스(Afrikaans)어로 “Hier kom die Bokke”라고 머리기사를 장식하며 축하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만평출처 :https://www.africannewsagency.com/cartoons/Hier-kom-die-Bokke-Cartoon-16429766

보츠와나, 나미비아 난민을 추방하다

19Oct/19

   2018년 9월 17일 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는 보츠와나에 머물고 있던 800명 이상의 나미비아 난민이 보츠와나 정부에 의해 1차로 추방되었다고 보도하였다. 보츠와나의 펄 라모코카(Pearl Ramokoka) 국방부 장관은 난민의 자녀들이 보츠와나 학교에서 쫓겨났고, 보츠와나에서 추방될 부모의 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장관은 이 난민들은 2019년 8월에 사법부의 판결에 따라 2015년에 난민 지위를 획득하지 못해서 불법 이민자가 되었기 때문에 추방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츠와나 정부는 나미비아 정부 그리고 유엔난민기구(United Nations High Commission for Refugees : UNHCR)와 귀환 절차를 협의하여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프리비 지구(Caprivi Strip)는 원래 영국의 식민지였다가 1890년 영국과 독일의 조약에 따라 독일령이 되었다. 지명은 당시 독일의 재상 레오 폰 카프리비(Leo von Caprivi)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영국군에 점령되었고, 1919년 이후 국제연맹의 위임 통치령에 의거하여 남아프리카 연방이 관할하였다. 199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부터 독립한 나미비아의 일부가 되었으나 초베(Chobe)강에 있는 카시킬리(Kasikili)섬 또는 세두두(Sedudu)섬을 둘러싼 경계선 문제로 보츠와나와 분쟁이 발생하였다. 1999년 12월 국제사법재판소는 카시킬리섬을 둘러싸고 흐르는 초베강 북쪽 수로의 가장 깊은 점을 연결한 선을 양국의 경계선으로 정하고, 카시킬리섬은 보츠와나 영토의 일부라고 판결하였다. 이 지역은 앙골라, 잠비아, 나미비아, 보츠와나, 짐바브웨와 국경을 접하고 있어 역사적으로·전략적으로 중요한 지역이었다.

   나미비아 난민은 1999년 나미비아에서 일어난 분리주의 내전에서 패배하여 보츠와나로 이주하였다. 당시 이 난민들은 나미비아의 카프리비 지구를 빼앗으려고 시도했다가 실패하고 보츠와나로 넘어온 2,400여 명의 난민 중 일부이다. 이 난민들의 대부분은 분리주의 정당인 통합민주당(United Democratic Party : UDP)에 속한다. UDP는 현재 나미비아에서 정치 활동이 금지되어 있다. 난민들은 8월에 있었던 보츠와나와 나미비아 정부의 자발적인 귀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며, 결국 강제로 나미비아로 송환될 위기에 처해 있다.

   난민 대변인인 펠릭스 카쿨라(Felix Kakula)는 난민들이 돌아가면 나미비아 정부의 박해를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카쿨라 대변인은 난민들이 나미비아로 귀환하면 UDP 소속이라는 것을 나미비아 정부에 밝혀야 하며, 나미비아 정부는 이에 대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UNHCR의 난민 관리 및 복지 담당 이사인 테보 레티하지(Thobo Letlhage)는 난민은 영구적인 지위가 아니며 난민들이 자국에 돌아오는 것이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옳다고 말한다. 하지만 나미비아 난민들은 자신들이 조국을 떠나온 지 벌써 20년이 넘어서 나미비아에 연고가 없으며 갈 곳이 없다고 말한다. 또한 보츠와나에서 태어난 난민 자녀들은 보츠와나 학교에 다녔고 나미비아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한다고 말하고 있다.

   보츠와나의 난민 추방 사건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난민 정착 문제에 대한 하나의 사례로 남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난민의 의사를 존중하는 것이며, 추방 및 정착과 관련해서는 보츠와나, 나미비아 그리고 유엔의 협력으로 추후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